[생활경제캠페인]오너가 변해야 기업이 산다⑧
[생활경제캠페인]오너가 변해야 기업이 산다⑧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5.17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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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너들의 수난시대이다. 정확히 말하면 오너들의 잘못으로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졌다. 
 
갑질로 연일 신문방송에 오르내리는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딸 조현민의 문제로 진에어 편허취소는 물론 대한항공 전체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갑질문제로 회사피해는 물론 애꿋은 가맹점까지 타격을 받아 옛 명성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5월 한 영업사원의 대리점주에 대한 폭언으로 갑질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이후 ‘물량 밀어내기’가 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소비자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져 5년이 흐른 지금도 회복을 못하고 있다.
 
▲ 남양유업의 사회공헌활동인 '희귀 난치병 아동을 위한 자선 토크 콘서트'(사진=남양유업 홈페이지)
 
오죽하면 회사명대신 브랜드명을 앞세우고 있는 남양유업은 그간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만을 위한 분유를 지속적으로 개발·지원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불구하고 회복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운전기사를 상승적으로 폭언과 구타를 일삼아 온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의 ‘슈퍼갑질’후에도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한 분양파문 갑질이 도마에 올랐다. 
 
이 같은 오너의 갑질만이 문제가 아니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이번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선도 3세를 위한 승계 작업이라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승계를 위한 이 같은 작업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그 여파는 단순히 회사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위신 추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 할 수 있다. 
 
삼성과 현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들 기업을 대하는 우리 국민들은 애증을 가지고 있다. 
 
세계에 나가서 자랑도 하고, 위기시에는 똘똘 뭉쳐 지원하기도 한다. 과거 해지펀드들이 한국에 등장만 해도 우리기업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믿음으로 국민연금을 몰아치기도 했다. 
 
지나고 보면 우리국민들은 기업을 도운 게 아니라 오너입지만을 탄탄하게 해준 결과를 초래했다.  
 
여기에 거명되는 기업만이 문제가 아니다. 중견기업 이상 대기업의 상당수는 승계를 위한 분식회계는 물론 회사는 자기 것이라는 전근대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오너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기업의 문제가 사회문제, 국가문제로 파급되는 만큼 오너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오너의 잘못으로 기업이 문제가 되면 직원은 물론 직원가족과 양가 부모까지 피해가 간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 직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눈물겨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잘못은 오너가 했지만 피해는 회사와 직원들이 보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 기업인들 중, 그것도 누구나 알아주는 기업인들에게 문제가 많은 것은 상류문화가 형성을 하지 못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대표적인 상류문화를 뜻하는 프랑스어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고귀한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평화로운 시기에는 자유로움을 만끽하지만 위기시에는 가장 먼저 희생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과거 왕족이나 귀족들이 타고난 신분에 따른 혜택을 받은 만큼 윤리적인 의무도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를 이끄는 기업이나 성공한 기업인들을 살펴보면, 문화도 모르고 놀줄도 모른다. 그들은 우리사회에서 가장 힘없는 사람들을 상대로 갑질이나 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 존경받는 기업인이 얼마나 있는가. 이제는 시대에 걸맞는 상류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한국의 상당수 기업이 오너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앞으로 오너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기업생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이전에 오너들에게 문화까지는 기대 안한다. 상식이라도 알았으면 한다.  
 
특히 상장기업은 오너 개인 회사가 아니다. 주주가 주인이다.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기업인들의 문제는 한국기업문화 변화를 위한 진통으로 보고 있다. 산고의 고통이 지나면 성숙한 기업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존경받는 기업인을 보고 싶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그들과 같은 사회, 같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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