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논평, 무기 수출 세계 7위가 과연 바람직한 국가목표인가
참여연대 논평, 무기 수출 세계 7위가 과연 바람직한 국가목표인가
  • 박기연 기자
  • 승인 2010.10.22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여연대가 무기 수출에 대한 논평을 냈다

10월 19일 청와대는 ‘2010년까지 방위산업 연간 생산 100억 달러, 연간 수출 40억 달러를 달성하고, 방위산업 수출기업 10개가 세계 100위 안에 진입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국방 선진화를 위한 산업발전전략과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하였다. 무기 수출을 국가전략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현실에서 이득도 기대하기 힘들다. 만성적인 부실과잉투자 상태인 현재의 방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비현실적이지만, 설사 무기수출국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다고 해도 그와 더불어 강화될 군사주의가 한반도의 장래에 가져올 위험과 불이익이 우려된다.

우선,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무기수출 7위 국가가 되어야 하는가? 우리 젊은이들에게 정부가 제공하고자 하는 ‘매력적인 직장’이 군수산업인가? 왜 살상무기를 전 세계에 수출하고 그것으로 이득을 보는 군사복합체가 경제의 주요 구성부분을 이루는 그런 사회를 우리가 꿈꾸어야 하는가? 미국의 대통령 아이젠하워(dwight david eisenhower)는 퇴임연설에서 “미국의 민주주의는 새로운 거대하고 음험(陰險)한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것은 군산복합체의 위협”이라고 경고하였다. 아이젠하워가 탁월하게 통찰했듯이 군산복합체는 세계 도처에서 위협을 과장하고 무장갈등을 부추기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군사적 긴장을 통해 성장한다. 어떤 면에서는 군사적 위협이 군사복합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군산복합체가 위기와 군사적 긴장을 재생산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필경 무기를 수입하여 사용하는 분쟁지역 공동체는 물론, 무기수출국 내부의 민주주의를 갉아먹곤 한다. 참여연대는 결코 정당화하기 쉽지 않은 이러한 전망에 대해 우리사회가 아주 심각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현실적으로도, 국산무기개발을 금과옥조로 여긴 이른바 ‘율곡사업’은 지난 30여 년간 국가적으로는 예산낭비를, 산업적 측면에서는 국가주도의 무기개발 프로젝트에 명줄을 거는 과잉중복투자 상태의 부실하고 방만한 군수산업체들을 괴물처럼 남겨놓았다. 국산무기개발 프로젝트와 이를 담당하는 방위산업의 문제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생산라인 유지에 연연하여, 계약만 체결될 수 있다면 전문기술이 있건 없건 따내서 인건비 충당하고 보자는 식으로 운영되는 군수업체가 다채로운 메뉴의 최첨단 장비를 매번 하자 없이 양산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다. 원가 부풀리기, 국산화율 부풀리기, 기술력 부풀리기가 일상화되어왔다. 그 때마다 정부는 방위산업 육성이니 국가전략산업 육성이니, 민군겸용기술 개발이니 하는 명분을 달아 미봉책을 만들어내곤 했다. 그 결과는 ‘밑 빠진 독’ 현실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국 군수산업의 현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참여연대는 1999년부터 k1전차와 k1a1전차 부품가격과 국산화율 부풀리기에 대한 문제제기, 한국형헬기사업(khp)과 공격헬기개발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문제제기 등을 통해 ‘방산수출’을 내세운 국산무기개발사업들이 가진 구조적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해왔다. 그리고 이번 2010 방위산업청 국감에서도 갈지자로 운행하는 한상국함을 비롯해 k11 복합형 소총, 차기 고속함, 장보고 사업, k12 장갑차, k2 흑표전차 등 국산 k계열 무기개발사업의 문제점들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방위산업의 문제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방위산업 연구개발을 군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넘긴다는 국방선진화 방안을 논의했을 터이다. 그런데 상황인식과 제시된 목표는 전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다수 방산기업이 소규모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방산관련 내수시장규모가 매년 7조원 이상이라면 상당히 큰 규모인데, 여기에만 목매는 소위 ‘방산업체’가 지나치게 많고, 이들 중 상당수가 ‘민군겸용기술’ 운운하면서도 납품이 보장된 무기분야 외의 민수기술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만한 분명한 원천기술, 혹은 부품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터이다. 경제논리만으로도 비용대비 효과가 미미한 산업은 도태하는 것이 맞다.

사실 ‘군수산업을 통한 민수용 기술획득’이라는 막연한 명제는 과거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더 들어맞지 않게 되어가고 있다. 이번 정부 발표가 일부 시인하고 있듯이 오히려 그 역의 흐름, 즉 민수용으로 개발된 기술이 군사기술로도 원용되는 경우가 지배적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군수산업을 특혜적으로 육성할 명분이 축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군수산업이 대형화되고 나아가 초국적화되는 추세도 따지고 보면 냉전 해소 이후 각국 군수산업에 국가주의적 논리보다 경제논리가 작동함에 따라 발생한 냉혹한 구조조정의 결과이지, 결코 정부 차원의 특혜적 방위산업육성정책 따위로 인한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1990년대 미국과 유럽의 군수산업은 국방예산 감소와 정부의 특혜축소로 위축되는데, 심지어 전통적으로 ‘자주국방’ 노선을 표방하던 프랑스조차 국방예산을 줄이고 군수산업을 민영화하는 등의 개혁조치를 단행하게 된다. 이에 자구적으로 유렵과 미국의 군수산업들이 m&a에 나서게 되고 이것이 초국적 군수기업의 등장 추세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군수산업의 구조조정이 곧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결론에만 그친다면 또 다른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군수산업이 무기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종종 무장갈등도 생산하거나 적어도 그러한 상황을 기대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군비수요 감소로 무기를 수출하기 힘들어진 각국, 특히 미국과 영국 등의 군수자본이 21세기 초입에 시작된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에 환호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부시 행정부의 고위인사들이 군수산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20년까지 연간 100억 달러 생산, 40억 달러 수출 목표달성, 5만 명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가 매우 비현실적인 것이지만, 설사 한국 방위산업체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해외 군수자본과의 m&a 혹은 합작 등을 통해서 그러한 목표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성공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일로 나아가는 길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적이고 호혜적인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국가적인 핵심적인 과제이다. 거대하게 성장한 방위산업 집단 혹은 강력한 이윤동기로 긴밀히 연결된 군산복합체의 존재는 한반도 주변의 군사위기를 고조시킬 수 잇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호
  • 등록일자 : 2009-0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