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전세의 월세화 추이 및 대응 과제’
현대경제연구원, ‘전세의 월세화 추이 및 대응 과제’
  • 김동열 수석연구위원
  • 승인 2011.04.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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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유일하게 월세를 내지 않고 보증금만 지급하는 전세 제도가 존재하는 특성을 지닌 우리나라의 주택임대차 시장에 최근 몇 가지 구조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전세가 감소하고 월세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지방에서는 월세가 50%를 넘어섰다. 그리고, 전세나 월세로 임대하기 쉬운 중소형 주택에 대한 선호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임대서비스업의 전망이 좋아지면서 국내 대형 건설업체와 일본의 전문화된 임대사업자 등이 임대주택 시장에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구조변화를 늦추는 장애 요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매매가격의 안정 등이 월세로의 전환을 재촉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애 요인) 전세의 월세 전환을 늦추는 장애 요인으로는 첫째, 전세·매매가격의 연쇄작용에 의한 높은 가격상승의 경험이다. 둘째, 높은 전월세 전환율과 원리금상환 부담이다. 가계부채 증가로 지불여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시중금리의 2배에 달하는 높은 전월세 전환율(10%대)은 월세 전환에 부담이 되고 있다. 셋째, 세대간 자산이전이다. 전세가격 상승을 부모세대로부터의 자산이전으로 조달하면서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넷째, 경로의존성이다. 한국적 특수성 하에서 100년 이상 지속되어온 전세 제도는 그 자체로서 재생산되면서 제도로서 존속하려는 경로의존성을 보이고 있다.

(촉진 요인) 위와 같은 장애 요인에도 불구하고 구조변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는 첫째,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들 수 있다. 1965년 26.4%였던 금리가 2000년 이후 5%대로 급락했고 담보대출도 284조원까지 늘어 월세로의 전환이 늘고 있다. 둘째, 인구구조의 변화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고 고령화가 심해지며,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중소형 임대주택과 월세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셋째, 주택가격의 안정과 공급 증가다. 주택보급률이 110%에 육박하면서 향후 주택가격의 급등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짐에 따라 임대를 선호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넷째, 젊은 층과 서민층을 중심으로 도심의 소형 임대주택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주택가격 안정과 저금리 기조 하에서 전세의 월세 전환 등 구조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므로 이에 따른 서민부담의 완화 등 사전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선진국 대비 낮은 공공임대 비율을 높이고, 높은 전월세 전환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공공임대 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고 주택바우처를 도입하는 등 임대관련 정책의 비중 제고가 필요하다. 둘째, 전세보증금의 제도권 금융화를 통해 금리를 낮추고 세입자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셋째, 전문화된 기업형 임대사업자의 육성을 통해 임대서비스를 전문화하고 고도화해야 한다.

법인에게도 주택을 분양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여, 국민연금, lh공사, 지방공기업, 민간 대기업 등이 임대사업에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주택정책의 경우에도 中期재정계획과 마찬가지로 5년 단위 계획을 매년 수립하여 주택정책의 視界를 좀 더 확장해야 한다. [김동열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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