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 대구 중학생에 "정말 미안하다"
김총리, 대구 중학생에 "정말 미안하다"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1.12.31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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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페이스북에 친필 메모 올려
김황식 국무총리가 30일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중학생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김 총리는 이날 총리실 페이스북에 올린 `권군! 정말 미안하다'는 제목의 친필 메모를 통해 이 같은 심정을 밝혔다.

▲ © 중앙뉴스





















김 총리는 글에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유언장을 남긴 권군.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이별이 서러워 한없이 망설였을 그는 우리 곁을 떠나갔고 그를 지켜주지 못하고 허망하게 보내버린 우리는 죄인으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이는 저에게 대구로 달려가라고 권한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면서 "그가 공부했던 교실 그 책상에 앉아도 보고, 또 다른 권군이 생기지 않도록 학우들과 얘기도 나눠보고, 그가 안식하는 도림사 추모관 유골함 앞을 서성이며 혹시라도 그의 미세한 음성이라도 들리는지 귀 기울여보고 싶다"고 적었다.

김 총리는 "그러나 다 부질없다. 찾아가 붙잡아줄 권군의 손도, 꼭 껴안아줄 가슴도 그곳에 없다"며 "그렇게 할 수 없는 못난 나의 손을 가만히 들여다본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지난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폭력ㆍ왕따 없는 학교 만들기 대책을 세웠다"며 "대책을 세웠으면 폭력ㆍ괴롭힘에 고통당하는 우리 아이들 잘 지켜냈어야지요"라고 자성했다.

이어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저물어 가는 한해를 허허로운 마음으로 보낼 수 밖에 없다"는 문장을 썼다가 지운 뒤 "그리고 권군! 정말 미안하다"라고 글을 끝맺었다.

권군!
세상에서 가장 슬픈 유언장을 남긴 권군.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이별이 서러워
한없이 망설였을 그는 우리곁을 떠나갔고
그를 지켜주지 못하고 허망하게 보내버린 우리는
죄인으로 남았습니다.


어떤 이는 저에게 대구로 달려가라고 권합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가 공부했던 교실 그 책상에 앉아도 보고,
또 다른 권군이 생기지 않도록 학우들과 얘기도 나누어보고,
그가 안식하는 도림사 추모관 유골함 앞을 서성이며
혹시라도 그의 미세한 음성이라도 들리는지 귀 기울여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다 부질없습니다.

찾아가 붙잡아줄 권군의 손도, 꼭 껴안아줄 가슴도 그곳에 없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못난 나의 손을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지난 7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폭력·왕따없는 학교 만들기 대책을 세웠습니다.

대책을 세웠으면
폭력·괴롭힘에 고통당하는 우리 아이들 잘 지켜냈어야지요.


정말 안타깝고 답답하고
죄송합니다.


그리고,
권군! 정말 미안하다.



국무총리 김 황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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