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생계형 자영업의 실태와 활로’
삼성경제연구소 ‘생계형 자영업의 실태와 활로’
  • 김선빈 수석연구원
  • 승인 2012.02.08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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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생계형 자영업자 수는 170만명에 육박

감소 추세에 있던 자영업 부문 종사자(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포함)가 최근 다시 늘어나 2011년 12월 말 기준 662만 9,000명에 이르고 있다. 한국은 자영업 부문에 인력이 과다 집중되어 있는데,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한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약 229만명의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자영업 중에서도 영세하고 경쟁력이 취약한 ‘생계형 자영업’ 부문의 종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위 20% 저소득 계층 중 사양화되고 있거나 경쟁이 격심한 업종에서 영세한 규모로 사업을 영위하는 생계형 자영업 부문 종사자 수는 약 170만명으로 추산된다. 사업이 부진하고 노후 준비가 미흡한 생계형 자영업 부문 종사자의 증가는 향후 복지수요를 급증시키는 등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생계형 자영업의 실태: ‘과잉 공급’과 ‘소득 저하’의 악순환

생계형 자영업 부문에 과다한 노동력이 투입된 결과, 경쟁이 격화되어 사업부진과 소득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소득 향상과 전업 기회가 제약된 생계형 자영업 계층은 ‘과잉 공급→ 사업 부진→ 부채 증가→ 생활불안 초래→ 신규 자영업 재진입→ 과잉 공급’의 악순환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지역별 밀집도와 업체 수 증감률을 분석해 사업 부진 정도를 파악해본 결과 대다수 지역에서 생계형 자영업 부문이 과잉 경쟁 혹은 사양화 현상에 노출돼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대도시 지역은 경쟁이 격화된 ‘레드오션 지역(밀집도는 평균 상회, 업체 증가율은 평균 하회)’, 농촌 지역은 밀집도와 업체증가율이 평균을 모두 하회하는 ‘사양 지역’으로 분류되었다.

한편, 평균적으로 생계형 자영업 종사자는 고연령·저학력으로 임금근로자나 일반 자영업자에 비해 소득이 적고 격차 또한 확대되고 있으며, 적자 상황에 직면해 있는 등 생활불안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유입 조절’과 ‘자생력 제고’로 선순환 고리를 창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계형 자영업 부문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서는 ‘유입 조절 + 자생력 제고 → 소득 향상 → 인적자원 확충’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해야 한다. 즉, 생계형 자영업 부문으로 유입될 인력과 이미 유입된 인력에게 새로운 취업 기회를 제시함으로써 자영업 부문으로의 유입을 조절하고 순조로운 전직을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5大핵심 정책과제를 제시한다.

사회서비스에 중소득 직업군 도입, 경제·사회 환경 변화로 인해 일자리창출 여지가 커진 사회서비스업으로 자영업 부문 종사자들의 이동을 촉진해야 한다. 사회서비스 직업을 양성화해 중규모 소득 일자리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新농업 창출을 통한 귀농·귀촌 활성화, 중간 정도의 숙련 수준이면 경영과 취업이 가능한 서비스 농업 분야로 자영업 인력의 유입을 유도해야 한다. 단순한 작물 생산이 아니라 작물과 관련된 파생 서비스를 다양하게 개발하여 자영업의 전업 경로로 활용해야 한다.

사업서비스 시장의 적극적 확충 사업서비스 시장을 활성화하여 퇴직 후 ‘경쟁이 심한 자영업 창업 → 사업 부진 → 생계형 자영업자 전락’의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고학력 베이비 부머에게 활로를 제시해주어야 한다.

‘지역 공동체 사업’ 활성화 사양화 정도가 높은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환경, 관광 분야 등에서의 지역공동체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협업화·조직화의 내실화: 현 생계형 자영업의 자생력을 제고하는 방안으로 비용 절감, 정보 교류, 경영 노하우 공유 등을 촉진할 수 있는 조직화·협업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선진국형 서비스 프랜차이즈를 확충하는 등 협업화·조직화 모델의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협력사업의 안정화를 위한 유무형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자영업 네트워크를 육성해야 한다.

사회서비스업, 신농업, 사업서비스업, 지역 공동체 사업 등이 활성화된다면, 기존 생계형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에게 전업의 기회를, 생계형 자영업에 진출하려는 인력에게는 새로운 고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향후 5년간 생계형 자영업은 최대 16만명가량 축소될 것으로 판단된다.[삼성경제연구소 김선빈 수석연구원, 손민중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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