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위치제어용 전동기 신기술 개발
한국전기연구원, 위치제어용 전동기 신기술 개발
  • 정은실 기자
  • 승인 2012.04.0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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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무력이 아닌 자원이 영토분쟁과 관련한 외교전의 승패를 가른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지난9월 7일, 당시 동중국해 일부 섬들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의 영유권 분쟁으로 중일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었던 상황. 일본이 중국 선원을 구금시키자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라는 경제적 조치로 압박을 가했다. 이에 일본은 체포했던 중국 선원을 곧장 석방한 바 있다. 희토류 자원의 외교 무기화를 뜻하는 대표적 장면이었다.

국내 연구진이 기존 영구자석 선형전동기(리니어 모터)를 대체해 정밀위치제어가 가능하면서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선형전동기를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김호용) 정시욱 박사팀은 최근 국내 선도 산업군인 반도체, IT, 디스플레이 분야 제조 설비에서 마이크로미터(㎛)급 정밀위치제어(1㎛=0.001㎜) 및 이송용 장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영구자석 선형전동기(Linear Motor)에 비해 훨씬 낮은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한 ‘희토류 영구자석 저감형 고정밀 위치제어용 전동기 기술(이중돌극형 영구자석선형전동기)’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최근 고속화, 고정밀화 및 청정화에 따른 추세로 기존 기계적인 방식을 이용한 직선 이송 시스템을 선형전동기로 대체하는 노력들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분야에서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형전동기의 적용이 증대되고 있으며, 장거리 이송시스템으로의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계 영구자석 재료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존 영구자석선형동기전동기와 동등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희토류 영구자석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의 수요가 늘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 영구자석 선형전동기와 동등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고정자에 영구자석을 N-S-N-S...형태로 배치하지 않고, 영구자석을 N-철심-N-철심...형태로 배치하므로 영구자석의 전체 갯수는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영구자석 1개의 부피는 조금 더 커진다. 따라서 선형전동기 가격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영구자석의 총 사용량은 40%가량 줄어들게 되며, 이를 통해 선형전동기의 가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선형전동기의 가격은 영구자석이 부착된 고정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고 그중에서 영구자석 가격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므로 영구자석의 양을 40% 정도 줄이면, 산술적으로 사용하는 영구자석 비용을 40%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영구자석 선형전동기는 단부효과로 인해 추력의 맥동이 크지만, 개발된 기술은 단부효과를 효과적으로 줄여 추력과 수직력의 맥동을 최소화하고 소음과 진동을 줄이면서 정밀한 위치 제어가 가능하다.

개발된 형태는 전세계적으로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로 KERI가 국내외 독자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회전형 전동기(Rotational Motor)로 구현할 경우 다극의 전동기로 구현이 용이하여 저속 직접 구동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지난해 고정자에 영구자석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자속역전 선형전동기도 개발한 바 있다. 자속역전 선형전동기는 고정자에 영구자석이 없다는 장점이 있으나, 큰 추력이 요구되는 가속/감속 운전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존의 영구자석 선형전동기보다 불리한 형편이다. 이번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영구자석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는 형태가 이번에 개발된 이중돌극 영구자석 선형전동기이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이 정밀위치제어응용 시스템, 직접구동 장거리 반송시스템, 자동화장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장비의 이송용 구동기, 공작기계, 검사장비의 이송계, 로봇 등 다방면에 걸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특허 2건을 등록하고, 해외특허 3건을 출원했다.

<용어설명> 선형전동기(Linear Motor) 선형 전동기는 쉽게 말해 회전형 전동기를 축 방향으로 자른 뒤 양 옆으로 평평하게 펼쳐 놓은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기존 일반 전동기가 회전형의 운동력을 발생시키는 것과 달리, 직선방향으로 미는 힘인 추력을 발생시키는 점이 다르지만, 동작원리는 근본적으로 같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 등 직선운동이 필요한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으로 회전형 전동기의 회전력을 직선운동으로 변환해주는 기어, 벨트 등의 추가적인 기계변환장치가 요구되나 선형 전동기는 이러한 추가 장치가 필요하지 않아 시스템 구조가 간단하고 손실이나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즉, 선형 전동기를 이용한 직선구동 시스템은 기존의 회전기를 이용한 선형 이송 장치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기계적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고, 분진 및 먼지 발생으로 인한 잦은 유지 보수의 폐단을 해소할 수 있다.

선형 전동기는 산업전반에 걸친 기초 기반 제품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산업 및 IT 산업의 발전에 따라 관련 장비업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직선운동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며, 공장자동화, 물류시스템용 이송장치와 와이어본더 등의 반도체 생산기계, 차세대 엘리베이터, 모노레일, 계측장비, 의료기기, 영상 및 오락산업의 모션카메라, 모션 시뮬레이터 등의 분야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기계의 직선운동에 있어 위치결정 정도를 가능케 하여 반도체산업, 로봇산업, 자동차산업, 공작기계산업 등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KERI는 90년대 초반부터 횡자속 선형 전동기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해 지난 2006년 세계 최초로 LCD 및 반도체 물류 이송 장치에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는 등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희토류 자원전쟁, 전세계 희토류 시장의 97%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물자로 관리하고 있고, 2011년부터는 수출 쿼터를 감축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최근의 희토류 원소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영구자석 선형전동기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했으며, 이에 대한 문제해결이 시급한 형편이었다.

단부효과, 단부효과는 영구자석 선형전동기에서 추력 맥동을 발생시키는 가장 큰 요소이며, 영구자석의 배치 간격과 동일한 맥동의 주기를 가지게 된다. 대부분의 영구자석 선형전동기 제조사들은 이 단부효과를 줄이기 위한 독자적인 특허를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영구자석의 가격비중 선형전동기에서 영구자석의 가격비중은 선형전동기의 길이와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주요 부품의 무게당 재료비의 산출을 통해 가격 비중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전기강판은 kg당 1,000원, 구리는 kg당 7,000원 수준인데 반해, 영구자석은 kg당 200,000~300,000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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