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끼워팔기 출시연도 '뻥튀기'로 차값 올려
국내 완성차, 끼워팔기 출시연도 '뻥튀기'로 차값 올려
  • 이성재 기자
  • 승인 2012.04.11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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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옵션 묶어팔기 더 심해져… 벌써 2013년형 출시해 값 뻥튀기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선택사양(옵션) 끼워팔기와 출시연도 '뻥튀기'로 차값을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최고 수천만원까지 올려받고 있다.

올 초부터 '2013년형' 신차를 내놓는가 하면, 핵심기능을 다른 옵션과 묶어 차값을 400만~500만원씩 높이는 것이다.

기아자동차가 다음 달 2일 대형세단 K9 출시를 앞두고 전국 영업소에 배포한 안내자료에 따르면 소비자 관심이 높은 첨단장치 5~6개를 갖추려면 불필요한 옵션까지 '패키지'로 구매해야 한다.

K9 기본형 모델(3300㏄)의 잠정가격은 5350만원이다. 여기에 국산차 최초로 적용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차량정보를 앞유리에 투사해 운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달려면, 후측방 레이더 경보시스템 등이 포함된 400만원짜리 패키지를 구입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200만원 이하로 추산되는 HUD만 달 수 없다는 뜻이다.

또 기본형 모델 구매자는 고급 수입차에 들어가는 전자식 에어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을 돈을 주고도 살 수가 없다.

6450만원대 이상 고가 모델을 선택해야만 이 기능이 포함된 470만원짜리 패키지 구입 자격이 주어진다.

인기 옵션은 최고급 모델에만 적용해 고가(高價) 모델 구입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옵션을 집어넣다 보면 기본 5300만원대였던 차값이 최고 8500만원 가까이 올라간다. 옵션 가격만 그랜저 한 대 값에 해당해 전체 차량 가격은 BMW·벤츠 같은 수입세단을 넘어서는 것이다.

국내에서 BMW 520d는 6160만원, 벤츠 E300은 6880만원에 팔린다. 기아차 측은 "K9의 옵션 수준은 국산차 중 최고이고,

수입차에서도 톱클래스"라면서 "옵션을 패키지로 묶은 것은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올 2월부터 2013년식 모델이 출시되는 등 '연식(年式) 눈속임'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판촉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들은 일부 사양을 업그레이드한 뒤 '신차'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 시기가 예년보다 지나치게 빠른 데다 연식 변경에 따라 가격도 최대 수백만원 올려받고 있어 비판이 일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9일 2013년형 체어맨을 내놓았다. 올해가 8개월 남은 시점에 벌써 내년형이 나온 것.

고휘도(高輝度) 헤드램프, 뒷좌석 사이드에어백 등이 추가돼 최고급형의 경우 종전 대비 최고 330만원 비싸졌다.

기아차는 쌍용차보다 한발 앞선 지난 2월에 '2013년형 K5'를 출시했다. 엔진을 바꿔달고 주차보조시스템을 추가했다는 이유로 가격을 최대 65만원 올렸다.

기아차는 작년에도 'K5 2012년형'을 7월에 내놓았다.

통상 이듬해 연식이 붙은 모델은 하반기에 열리는 국제모터쇼에서 미리 공개된다. 국내처럼 상반기부터 내년 모델이 출시되는 일은 드물다.

기아차는 한국에 2013년 K5를 내놓았지만, 미국에선 여전히 2012년형 K5를 팔고 있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한국 소비자들이 유독 '신상품'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소비자 탓을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옵션을 끼워넣거나 연식만 바꿔 달고 가격을 올린 새 차를 반기는 소비자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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