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당한 하나캐피탈…어떤 의혹 받길래
압수수색 당한 하나캐피탈…어떤 의혹 받길래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2.05.24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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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전 회장 “정상적인 투자였다” 의혹 일축
검찰은 23일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하나캐피탈 본점을 압수 수색했다. 하나캐피탈이 최근 영업정지된 미래저축은행에 지난해 145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은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풋백옵션(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미래저축은행에 지분을 되팔 수 있는 조건)을 걸고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동생 명의로 된 건물과 그림을 담보로 잡았다.

그러나 김 회장 동생 명의의 건물엔 감정가를 웃도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어 담보 효력이 거의 없고 담보가치 평가가 어려운 그림을 담보물로 잡아 ‘이상한 거래’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김찬경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도중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통해 김승유 회장과 가까워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김찬경 회장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투자를 요청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2010년 ‘아름다운 골프장’ 회원권을 18억원에 구입했다. 이 골프장은 김찬경 회장이 차명으로 소유한 곳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검찰청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이 김승유 전 회장이 지난해 9월 당시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된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 과정에 개입했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이같은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조만간 김승유 전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승유 전 회장은 이날 조선비즈와 전화통화에서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해명했다.

구속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유상증자와 관련해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을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그는 “당시 미래저축은행이 연 수익률 10%를 제시하면서 유상증자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지주 입장에서는 담보물도 충분히 잡았고 그쪽이 제시하는 회사 전망도 긍정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래저축은행이 살아나서 기업공개(IPO)를 하면 하나그룹에 주관 업무를 주기로 해 상업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철저하게 진행했고 (하나그룹에) 전혀 부담이 없다고 설명을 들었다”며 “(지금 심정은)억울하다기 보다 그런 회사와 (거래를)했다는 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고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골프장 회원권에 대해서는 “은행이 골프장 회원권을 어디에 갖고 있는지도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천신일 회장을 통해 가까워졌다는 김찬경 회장의 발언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김찬경 회장과 친하지 않고 천 회장을 통해 만났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찬경 회장과 가까워서 비리가 있는 것 처럼 얘기한다면 나름대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이 압수수색을 당한 것에 대해서는 “수사를 할 것이 있으면 당연히 해야 하고 오히려 그렇게 해서 진실을 밝혀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는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 담보로 잡은 그림 등을 처분해 약 80억원을 회수할 예정이다.

하나지주 관계자는 “남은 그림 2점을 팔면 10억원 정도 추가로 회수가 가능하고 감정가 20억원짜리 아파트 외에 미래저축은행 지분 54%도 담보로 갖고 있어 투자 위험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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