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과 메모리 거래 담당 임원도 전격 해임
삼성, 애플과 메모리 거래 담당 임원도 전격 해임
  • 신영수 기자
  • 승인 2012.11.1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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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을 상대로 스마트폰 최고 핵심부품인 AP 가격을 전격 인상한 데 이어, 지금까지 애플을 상대로 마케팅·영업을 총괄했던 최고위 임원을 전격 보직 해임했다.

삼성이 AP뿐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까지 애플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움에 따라 앞으로 두 회사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삼성, 애플통 보직해임

12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인 홍완훈 부사장을 전략마케팅팀장 자리에서 보직 해임하고 후방 부서인GMO(글로벌마케팅실)로 발령냈다.

이번 인사는 삼성전자의 공식 인사 시점이 아직 한 달 이상 남았다는 점이나 홍 부사장이 지난 2007년부터 메모리마케팅팀장·미국반도체법인장 등을 거치며 애플을 상대해 온 삼성 내 대표적 애플 거래통이었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최근 애플과의 거래에 대한 강한 문책성 인사로 해석된다.

애플은 삼성과의 글로벌 특허소송이 본격화된 올해부터 삼성의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구입 물량을 일방적으로 줄이거나 과도한 단가인하를 요구하면서 삼성을 압박해 왔다.

삼성 수뇌부는 이 과정에서 삼성의 해당 사업부가 애플에 강경한 대응을 못한 채 끌려 다녔다는 지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후임 전략마케팅팀장을 선임하지 않은 채 전동수 사장(메모리사업부장)이 직접 해당 업무를 챙기도록 지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AP가격 인상에 이어 메모리 사업에서도 애플에 대립각을 세움으로써 사실상 애플과 전면전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두 회사는 그동안 특허 소송전을 벌이긴 했으나 부품 쪽에서는 어느 정도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는 기업 마케팅 최고 전문가인 홍 부사장을 글로벌 마케팅 역량 강화를 위해 GMO에 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과 전면전 결심한 듯

업계에서는 앞서 조치한 삼성의 AP 가격 인상도, 애플이 삼성에 대한 AP 구입을 줄이려는 시도에 대한 반격의 성격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사실상 애플 전용 공장 역할을 해온 미국 오스틴 공장에 올여름 40억달러(4조4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등 당초 애플과의 거래 확대를 기대했으나,

애플은 반대로 최신 '아이폰5'용 AP를 삼성 대신 대만의 TSMC에 은밀히 맡기려 하다 TSMC의 기술 부족으로 실패하는 등 삼성 이탈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삼성은 이에 따라 국내 경기도 화성에 이미 짓던 AP 반도체 공장 완공을 늦추는 등 긴급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위원은 "두 회사 간 장기 계약이 2014년 끝나기 때문에 애플이 2015년쯤부터는 삼성 외 다른 AP 공급처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의 소송 판결을 앞두고 삼성이 애플과의 소송 압박 카드로 AP를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스마트폰 등 완제품 시장에서 이미 애플을 제압하고 있는 데다 부품 시장마저 압박 강도를 높이면 애플도 결국 삼성과의 절충점 찾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애플은 비슷한 소송을 벌였던 대만 HTC와 전격적으로 특허 취하를 합의하기도 했다.

여기에 애플이 아이폰의 글로벌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부품 업계에 행사했던 영향력 역시 최근 무력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뿐 아니라 아이폰·아이패드용 낸드플래시(저장장치) 공급 업체인 일본 도시바SK하이닉스는 최근 애플에 납품가를 각각 20%, 10%씩 올려받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AP가격을 올려받음으로써 1심 평결 때 나온 10억5000만달러(1조2000억원)의 배상금을 어느 정도 충당하는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애플에 공급하는 AP는 연간 2억개로 평균 15~20달러로 알려진 단가를 고려할 때 내년에도 20% 인상분이 반영될 경우 약 7000억~8000억원의 추가 수입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애플이 도시바 등 쉽게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메모리반도체 등에서 삼성 비중을 더 낮출 수도 있어 경제적 실익만으로 접근할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 명령해석·연산·제어 등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해주는 핵심 반도체.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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