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집단경영체제 돌입…배경은
SK그룹, 집단경영체제 돌입…배경은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2.07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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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SK, '계열사 이사회 경영 안착' 인사 눈길
네트웍스,E&S, 해운, 브로드밴드 등 CEO교체

수펙스위원회 위원장 계열사 대표들 겸직...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김창근, 문덕규 등 최 회장 핵심라인 중용...비상경영 안정화 의도

지난달 31일 최태원 회장 법정구속 이후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한 SK그룹이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장 및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인사를 단행하며 조직 잡기에 나섰다.

6일 SK그룹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올해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회장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쳤던 기존 인사 관행에서 탈피해 계열사별 이사회와 CEO책임 아래 결정된 것이 특징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전략위원회 위원장에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임명됐으며, 글로벌 성장위원회 위원장은 구자영 부회장(SK노베이션 대표 겸직)이 맡게 됐다.

또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은 김영태 사장,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정철길 사장(SK C&C 대표 겸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에 김재열 부회장이 각각 선임됐다.

각 위원회에는 주요 계열사 C대들이 직접 참여해 분야별 주요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그룹경영의 핵심과제인 자율·책임 경영을 강조하는 신경영 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의 안착을 위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 위원장을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전략위원회 위원장),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글로벌 성장위원회 위원장) 등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맡고, 대표이사(CEO)를 포함한 계열사 간 인력교류가 많은 점이 특징이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모회사와의 시너지가 중요한 회사는 CEO가 교체됐다.

또 최 회장의 유고사태로 생길 수 있는 경영혼선을 막기 위해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문덕규 SK E&S 대표, 유정준 SK(주)G&G추진단 사장 등 최 회장의 핵심라인을 중용한 것도 눈에 띈다.

김창근 부회장은 지난해 말 SK그룹을 대표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됐고, 문 덕규 대표는 이번에 SK네트웍스 신임대표로 기용됐다.

유정준 사장은 SK E&S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 부회장과 문 대표, 유 사장은 10년 전 SK글로벌 사태때 최 회장과 고락을 함께 했다.


◇SKT-SK플래닛 사장 그대로...네트웍스, E&S 등 대표이사 물갈이

최태원 회장 법정구속 후 갑자기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물망에 올랐던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자리를 지킨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서진우 SK플래닛 사장 역시 하성민 사장의 하이닉스 행이 성사됐다면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이동할 전망이었지만 역시 그대로다.

하지만 SK네트웍스 사장에 문덕규(61)SK E&S 사장, SK E&S 사장에 유정준(51) SK(주)G&G추진단 사장, SK해운 사장에 백석현(53) SK해운 전략경영부문장이 승진 임명됐다.

SK브로드밴드는 재무통인 안승윤 SK텔레콤 경영지원실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또 SK해운 황규호 사장은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으로, SK M&C 문종훈 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겨 관계사 사장진에도 변화가 있었다.

◇경륜·위기돌파 능력에 초점

수펙스추구협의회 6개 위원회 수장으로 선임된 인물의 면면을 보면 해당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선택됐다.

그룹의 미래 전략을 짜는 전략위원장으로 임명된 하성민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그룹 내에서 ‘전략·재무통’으로 알려져 있다.

1982년 ㈜선경에 입사한 하 사장은 2000년 신세기통신 재무관리실장을 맡아 재무 부분에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2004~2005년에는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으로 재직하며 통신 분야 미래 먹거리를 설계한 경험이 있다.

그룹 내에서는 미래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그룹의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성장위원장에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임명된 것은 지금까지 이뤄낸 해외사업 성과가 제 평가를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 부회장은 2011년부터 SK이노베이션을 이끌며 회사를 국내 최고의 수출기업으로 키워냈다. 아울러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2011~2012년 2년 연속 영업이익 5천억원 돌파라는 위업을 만들어냈다.

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자리에 앉은 김영태 SK㈜ 대표이사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홍보맨’으로 알려져 있고, 윤리경영위원장에 임명된 정철길 SK C&C 대표이사 사장은 2000년 구조조정본부 인력팀장을 역임하는 등 ‘인사통’으로 공인된 인물이다.

동반성장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재열 SK㈜ 부회장단 부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에 몸담으며 장기간 경영 일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룹 내에서는 김 부회장이 오랫동안 장학사업을 맡아 ‘복지 마인드’를 갖고 있는데다 자사 수익에 매몰되지 않고 균형감각을 갖춘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6개 위원회 중 가장 핵심이라는 인재육성위원회 위원장은 김창근 수펙스협의회 의장이 겸임한다.

그룹 관계자는 “수펙스 위원장들의 면면을 보면 파격적이거나 참신하다는 느낌보다는 경륜을 바탕으로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그룹 내에서는 ‘될 사람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성 인재 발탁도 눈에 띈다

SK이노베이션에서는 지난달 18일 그룹사상 첫 여성부사장이 탄생했다.

강선희(47) 지속경영본부장겸 이사회 사무국장이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승진했다. 강 본부장은 정유업계 최초의 여성 임원이었다.

배선경(49) 워커힐아카데미원장이 워커힐 운영총괄사장(전무급)으로 승진했다.
배 사장은 서강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미국 코넬대와 경희대에서 호텔경영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1996년 워커힐 W호텔에 입사했다. 지난 2010년 국내 호텔업계 최초로 여성 부총지배인으로 승진했다.

SK는 향후에도 여성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사로 SK그룹의 경영진은 한층 젊어졌다는 평가다. SK그룹은 2007년 지주회사 출범후 최태원 회장과 지주회사,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포함해 김신배 부회장, 정만원 부회장 등 원로급 부회장단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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