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퇴임 압박…부실경영 등 관련 의혹 해명 요구
|
민영진 KT&G 사장의 ‘연임 행보’에 계열사인 인삼공사 노조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난 5일 민주노총 한국인삼공사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민 사장이 정권 교체기에 어수선한 공백을 노린 부도덕한 ‘꼼수연임’을 강행하고 있다”며 민영진 사장의 퇴임을 요구했다.
KT&G 계열사 노조가 민영진 사장의 ‘꼼수연임’을 규탄하고 나선데 이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이 14일 민 사장과 관련된 의혹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KT&G의 경영부실은 곧바로 노동자들에 대한 구조조정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중에 나도는 각종 의혹에 대해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첨부해 명확하게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민 사장의 퇴임을 요구한 노조는 그 이유로 먼저 실적부진을 들었다. 노조는 “민 사장은 부실경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무리하게 진행한 자회사 인수와 해외사업 진출 때문에 실적이 부진했다”고 전했다.
실제 KT&G의 매출은 민 사장이 선임된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민 사장 취임 전인 2009년 2조7764억원에서 2010년 2조4999억원, 2011년 2조4908억으로 줄었다. 반면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는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7467억원, 8428억원, 9401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민영진 사장 부임이후 KT&G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종합광고대행사인 상상애드윌이 ▲실적도 없는 신생회사이면서 90억원이 넘는 KGC의 광고대행 계약을 따냈으며 ▲주요 고객은 KT&G의 계열사인 KGC라이프앤진 한 곳 뿐이며 ▲권영재 상상애드윌 대표는 패션, 복식분야의 전문가로 광고 분야 경력이 전무하며 ▲권영재 대표가 솔로몬 저축은행 사건으로 징역 1년 3월형을 받은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1실장과 처남매형 사이라는 점을 밝혀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은 KT&G가 산하노조 김성기 민주한국인삼공사지부장에 대해 “불법행위로 징계면직된 뒤 불만을 품고 악의적으로 회사를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악의적인 흠집내기’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김성기 지부장은 합법적인 파업 과정에서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을 뿐이며 아직 해고가 확정된 것도 아닌 상태고?거꾸로 KT&G와 인삼공사가 민주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해고시켰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 사장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재임기간 중 김재홍 前 KT&G복지재단 이사장과 관련된 K 대표로 있는 나인드래곤즈홀딩스를 통해 수백억원대 청주공장을 매각한 의혹과 명동 레지던스호텔 용역 관련 의혹, KT&G 자회사인 KGC라이프앤진의 광고용역회사로 前 청와대 부속1실장인 김희중의 처남인 권영재가 사장으로 있는 상상애드윌을 광고업체로 무리하게 선정해 90억원대의 광고를 몰아 준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 김희중의 구속 후 정리과정 등의 초대형 의혹과?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무리하게 인수(지분 60%, 약 1400억원)해 부실을 초래한 점, 국민연금 등 5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설립한 6년근 인삼회사인 ‘길림한정유한공사’ 설립, 중국정부가 판매를 불허해 회사자금 및 공적자금의 막대한 손실을 끼친 점, 정관장 가맹점에 대한 횡포 의혹 등을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김성기 위원장은 민영진 사장의 경영 부실에 대해 “민영진 사장이 인수한 자회사들의 실적부진과, 민영진의 무리한 해외사업 진출 때문에 KT&G 영업이익이 무려 21.1%나 감소했다”며 “특히 자회사인 인삼공사는 지난해 3·4분기 매출이 -24.1%, 영업이익은 -63.1%로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고 했다.
현재 민주노총 인삼공사노조는 인삼공사 부여인삼창에서 158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해고자 복직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매주 KT&G 본사를 방문해 상경 시위도 병행하고 있다.
민영기 KT&G 사장은 1986년 KT&G(당시 전매청)에 입사한 뒤 경영전략단장과 사업지원단장, 마케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생산·R&D 부문장 등을 거쳐 2010년 2월 말 사장에 취임했다. 민 사장은 지난달 23일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3년 임기의 사장으로 내정, 이달 말 주주종회에서 연임 의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추위(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3년간의 경영성과와 비전, 경영전략, 리더십 등을 주요 심사기준으로 설정하고 심층인터뷰 등을 통해 민 사장을 차기 사장후보로 재추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