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라저축은행 비리의혹 수사…퇴출지연 왜?
檢, 신라저축은행 비리의혹 수사…퇴출지연 왜?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02.19 14: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라저축銀 당국 상대 소송제기로 퇴출 모면
▲신라저축은행이 퇴출에서 제외된 이유는 지난 6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퇴출 위기에 놓인 신라저축은행의 경영진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황의수)는 신라저축은행 경영진 비리 의혹과 관련, 최근 이 은행 인천 부평동 본점과 서울 삼성동 지점을 압수수색했다고 18일 밝혔다.

신라저축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수백억원대 적자를 기록해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검찰은 신라저축은행의 부실 운영이 경영진 비리와 연관이 있다는 금융당국 고발에 따라 불법대출 의혹 등에 대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신라저축은행 경영진을 차례로 소환해 수십억 원대 불법 대출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말 신라저축은행 경영진과 직원들의 업무상 배임과 횡령 등 3건의 의혹과 관련한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주주의 아들도 신라저축은행의 임원”이라며 “경영진의 불법 대출 등 비리 혐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관계자는 “불법 대출 등을 지시한 배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 상대 ‘부실금융기관 지정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소송 제기

한편 저축은행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당초 신라저축은행은 지난 15일 웅진그룹 계열의 ‘서울저축은행’과 이미 퇴출된 한국저축은행 계열사인 ‘영남저축은행’을 영업정지 시켰다.

하지만 퇴출이 유력했던 ‘신라저축은행’(회장 홍준기)은 이번 부실 저축은행 퇴출에서 제외됐다.

신라저축은행이 퇴출에서 제외된 이유는 지난 6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본안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자산·부채 이전결정 등과 관련한 사항은 되돌기 힘든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신라 측의 요청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금융지관 지정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효력은 다음달 7일까지다.

이미 신라저축은행은 1월 중·후반 금융위원회가 영업정지와 퇴출을 결정한 상황이었다.

지난 1월24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금융당국은 신라저축은행의 고객들과 투자자를 상대로 ‘채권·채무 잔액 파악’에 나섰고, 올 1월 중순부터는 신라저축은행에 영업정지를 준비하는 TF팀이 구성돼 영업정지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관리·감독하는 가교저축은행으로 넘어갈 자산과 파산시킬 자산의 분류 작업까지 거의 완료한 상황이었다.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는 신라저축은행을 영업정지시키고 18일부터 신라저축은행이란 상호대신 사용한 ‘예신저축은행“이란 상호까지 정해 놓았었다.

결국 신라저축은행은 퇴출 직전 금융당국을 상대로 한 소송을 통해 짧게 한 달, 길면 두 세 달의 시간을 벌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영업정지를 피한 상태에서 매각이 되면 회장인 홍준기씨와 실제적 경영권을 행사해 온 홍 회장의 아들 홍석융 전무 등 대주주와 오너들이 부실 경영 문제는 물론 차후 드러날 수 있는 각종 법률적 문제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라저축은행 관계자는 “국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3월에는 유상증자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자체 회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9월 말 신라저축은행은 총 자산이 1조5000여억원으로 지난해 국제결제기준(BSI) 자기자본비율이 -6.06%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다.

부채도 자산을 초과한다. 현재 신라 측의 주장을 다 반영해도 부채에 비해 여전히 460억원가량 자산이 모자라는 것으로 전해졌다.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경영개선명령을 내리면서 45일 동안 증자 기회를 이미 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어려워 얼마간 시간을 더 줘도 정상화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저축은행을 사가려는 데가 거의 없어 매각도 힘든 분위기”라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퇴출을 미루면 자칫 대주주의 불법, 부실은폐를 위해 시간만 벌어줄 수 있다”며 “과거 다른 저축은행들의 사례를 봐도 뻔한 결과가 예측되는데 괜히 국민 부담만 커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저축은행 부평영업본부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신라저축은행 측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예금 인출 사태는 없었다. 150명 내외의 1일 평균 방문객 수도 유지했다”면서 “증자, M&A 등 정상 운영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 중이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