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륙 110년’ 자동차 2천만대 시대 임박
‘한반도 상륙 110년’ 자동차 2천만대 시대 임박
  • 박광원 기자
  • 승인 2013.03.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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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 바람이 거센 1903년 한반도에는 고종황제 재위 40주년을 맞아 '어차(御車)'가 상륙했다. 미국 공사 알렌이 들여온 포드사의 2인승 오픈카였다.

시꺼먼 자동차를 본 고종은 '상여를 연상케 한다'며 타기를 꺼렸고, 놀란 백성은 차 안에 번갯불이 있어 가까이 가면 타죽는다는 소문을 내기도 했다.

◇자동차 도입 110년, 최초의 차 '시발'

자동차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지 올해로 꼭 110주년이 됐다.

그 사이 자동차는 한국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고 우리 땅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2천만대에 육박한다.

1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자동차 등록 대수는 1천887만대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6년(5만대)에 견줘 377배 늘었다.

자동차 등록 대수는 1969년 11만대로 10만대를 넘었고, 1985년(111만대)엔 100만대를 돌파했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204만대를 기록하고서 매년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1997년 1천41만대를 기록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늘어 2005년 1천540만대, 2010년 1천794만대, 2011년 1천844만대 등 2천만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자동차는 이제 우리 생활의 동반자로 자리 잡았지만 최초의 국산 자동차는 조잡하기 그지없었다.

한국전쟁이 휴전한지 2년 후인 1955년에 최무성씨 형제가 천막을 치고 재생 자동차공장을 세웠다.

망치로 두들겨 편 드럼통에 부서진 미군 지프의 부품을 끼워 넣어 자동차 한 대를 뚝딱 완성했다. 이 차의 이름은 재미나게도 '시발(始發)'이다. 지켜보던 미국인들은 "신기의 손을 가졌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그 해 시발 자동차는 대통령상까지 받았고 1963년 5월 단종되기까지 누적 대수 2천235대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1962년엔 새나라자동차의 부평공장 준공으로 닛산과 기술제휴한 세단형 승용차가 조립 생산되면서 수공업 시대는 막을 내렸다.

같은 해 자동차 조립업체의 난립을 방지하고 완성차 수입을 금지한 최초의 자동차 관련법인 '자동차보호법'도 제정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교통사고는?

우리나라 최초의 교통사고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꼭 100년 전 사건부터 살펴보자. 1913년 당시 총리대신이던 이완용의 아들 이항구와 이완용의 사위 홍운표는 요정에서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서 전세택시를 타고 기생들과 놀러 가다 일곱 살 난 아이를 쳤다.

1901년 세계여행 도중 우리나라에 들른 미국 시카고대학의 버트 홈스 교수가 차 한 대를 빌려 타고 서대문 인근을 지나다가 달구지를 피하지 못하고 충돌한 사건이 첫 사고라는 의견도 있다.

자동차 등장은 죽음의 풍경까지 바꿔놓았다. 교통사고가 한국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등장할 만큼 우리 사회에 흔해졌다.

통계청의 '한국인의 사망원인' 통계로는 교통사고를 포함한 운수사고가 2011년 사망원인 9위에 올랐다. 10년 전보다는 3계단 낮아졌지만 여전히 10위 안에 든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22만1천711건으로 5천229명이 숨졌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는 2010년 기준 2.6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명을 훌쩍 넘는다.

그래서일까, 자동차 보험 시장의 역사도 깊다.

우리나라의 1호 자동차 보험을 판매한 회사는 '메리츠화재'다. 1922년 조선화재로 창업해 조선은행과 대리점 계약을 맺고 보험을 팔기 시작했고, 1924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 보험 업무도 개시했다.

기아자동차의 전신인 경성정공이 1944년 설립됐고, 현대그룹의 전신인 현대자동차공업사가 1946년 만들어진 것과 비교하면 보험의 역사가 훨씬 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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