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세종시 수정 불가피..역사적 소명
李 대통령 ...세종시 수정 불가피..역사적 소명
  • 조경화 기자
  • 승인 2009.11.2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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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17의원 전원사퇴 불사 밝혀
이명박 대통령은27일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해 세종시 수정 추진이 국가와 국민에 도움이 되더라도 사회 갈등과 혼란을 가져온데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세계 어떤 나라도 수도를 분할하는 나라는 없는 만큼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정치권과 국민들은 정치적 차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100분의 방송시간 중 초반 30분 정도를 세종시 수정에 대한 입장 설명에 할애했다. 특히 ‘왜’ 수정이 불가피한지를 조목조목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비판과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수정을 추진하는 이유로 “내가 수정해서 정치적으로 도움 되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이것을 해야 한다”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게 대통령의 할 일”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9부2처2청이 옮겨오는, 부처 이전 중심의 기존 계획으로는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대학, 첨단 연구단지가 고루 입주할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면서 국무회의 등 부처간 회의나 국회와의 협조 등을 들어 부처 이전에 따른 행정 불편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독일의 수도 분할 사례를 소개하며 “거기는 10년이 지나면서 문제가 있어서 다시 합쳐야 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정치적 판단으로 수도를 옮기려다가 헌법에 위반되니까 수도를 분할하는 것”이라며 세종시법 입법이 정치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원안의 국토균형발전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패널의 질문에는 뚜렷한 반론을 펴지 못했다. 대신 “행정중심 도시로는 자족도시가 될 수 없다”며 피해갔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원안 플러스 알파’ 입장에 대해선 똑 부러지게 언급하지 않았다. 박 전 대표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의 반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지금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 다음 대통령이 되지 않겠느냐. 저는 정치적으로 마지막이다. 저의 (원안) 반대의 뜻은 순수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수정론을 주장하는 ‘순수성’을 강조한 것이자, 한편으로 박 전 대표의 반대론이 ‘정치적’임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나는 정치적 야욕이 없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약속 위반’ 을 문제 삼은 유한식 충남 연기군수의 현장질문에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서까지 수정하려는 것은 국가에 도움이 되게 하려는 것”이라며 “정부를 믿고 수정안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세종시 수정론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당장 박 전 대표가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고, 야당에선 ‘일방적 홍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과거 대선 공약을 뒤집은 데 대해 서도 명확하게 사과하지 않았다. “정치를 오래 해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세 때 처음에는 어정쩡하게 얘기했다가 선거 다가오니 계속 말이 바꿔더라”"면서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는 수준으로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세종시 원안의 ‘정신’인 국토균형발전론을 뒤엎을 만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 자족기능 강화란 논리만 되풀이 했을 뿐 왜 계획을 수정하는 게 국가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설득력있는 해답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본인의 주장은 ‘역사적 소명’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원안 추진 입장에 대해 ‘정치적’이라고 몰아붙인 부분도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당 등 야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충청권의 표심을 의식해 정부의 수정론에 반대한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대통령의 충청권 의식 강조는 "많은 국책기업이 옮겨가고 기업도시에도 들어오는 기업이 있지만 그런 기업이 세종시로 올 계획은 전혀 없고 정부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을 받아들 일 수 없다는 충남 연기군수의 주장에 대해 세종시를 자족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은 군민을 위한 선택인 만큼 정부 방침을 믿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 "강에 보를 만들기 때문에 수질이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고 하는데 30-40년 전이라면 모르지만 지금 한국의 강을 복원하는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수질이 나빠질 계획을 하겠냐"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 살리기에 22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비판하지만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수해방지를 위해 각각 43조원, 8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을 때 (정치권에서) 반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우리 경제가 내년에 5% 내외의 성장을 하겠지만 세계 경제의 변수가 여러 가지 있다"며 " 경기회복에 대비해 내년에 출구전략을 써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두바이의 모라토리엄 선언을 거론하며 "선진국 중 어느 곳이 금융위기가 오면 바로 파급효과가 올 것이고 세계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 우리도 해외로 물품을 팔수 없다. 게다가 유가가 1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충청권의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은 소속 의원 17명은 대통령과의 대화 생방송이 끝난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전원이 사퇴서를 작성하고 이회창 총재에게 제출했다.

자유선진당 측은 세종시 원안사수와 수정안 저지를 위해서 투쟁의 강도를 높이고 배수진을 치는 마음으로 전원 사퇴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회창 총재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와 관련해 어떤 수정 시도도 거부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에게 실망과 분노를 느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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