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 LIG손보 매각…배경은?
LIG그룹, LIG손보 매각…배경은?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11.19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P 투자 피해 보상…대주주 지분 전량·경영권 매각 결정
▲구자원 LIG 회장


구자원 LIG 회장이 ‘LIG건설 CP투자자에 대한 피해보상 자금 마련’을 위해 자신과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LIG손보 주식 전량을 매각한다.

LIG그룹은 19일 핵심 금융계열사인 LIG손해보험의 대주주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매각되는 주식은 현재 주가(약 30,000원)로 환산하면 37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반영하게 되면 매각금액은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IG그룹은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는 대로 가격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구 회장 일가의 LIG손보 지분율은 구본상 부회장이 6.78%, 구본역 LIG엔설팅 고문이 3.60%, 구본욱 LIG손보 상무가 2.82%, 구자훈 LIG문화재단 이사장이 2.49%, 구 회장 0.24% 등이다.

이들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은 총 1257만4500주(지분율 20.96%)로 현재 주가(2만9000원)으로 환산하면 3600억여원에 이른다.

증권가의 평가에 의하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반영될 경우 매각금액은 주당 최저 3만5000원(총 4400억여원)에서 최대 5만원(6300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은 곧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는 대로 가격 협상에 박차를 가해 조기에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3일 구 회장이 오너일가의 사재를 털어 CP투자자들의 피해액을 모두 보상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구 회장은 LIG건설 CP 투자로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을 생각하며 깊은 회한을 밝히고 결국 LIG 손해보험 매각 방침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LIG는 올해 초 사재출연을 통해 730억원 상당의 피해보상 조치를 이행한 바 있으며, 지난 14일부터 CP투자자 700여명 전원에 대해 약 130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전체 피해액 약 2100억원에 대한 보상이 연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다.

LIG 관계자는 “CP투자자를 비롯 국민 여러분과 정부, 관계기관에 큰 심려를 끼쳐 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말하고 “대주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핵심계열사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투자자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LIG손보 매각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이메일 보내 “LIG손해보험은 저와 임직원의 피땀이 어려있는 LIG그룹의 모체기업”이라며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룹의 모체기업만은 영원히 함께 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에, 이번 결정을 하기 전까지 망설이고 또 망설이는 깊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온전히 다하고, 신용이 생명과도 같은 LIG손해보험의 계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분매각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LIG손보의 매각과 함께 LIG그룹은 구자원 회장의 아들인 구본상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LIG넥스원(방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IG그룹은 금융 계열사(LIG손보·LIG투자증권·LIG투자자문·LIG자동차 손해사정)와 방산 첨단기술 계열사(LIG넥스원·LIG에이디피) 등이 주력 사업이고, 엔지니어링 계열사와 IT계열사도 거느리고 있다.

아울러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매각 결정과 관련 크게 두 가지 사항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먼저 LIG손보는 구 회장이 몸바쳐 일궈온 종합금융그룹의 ‘꿈의 상징’이라는 점에서다. LIG손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의미다.

구 회장은 1964년 락희화학에 입사해 럭키증권 사장, 럭키개발 사장, LG정보통신 부회장을 거쳐 1999년 LG화학의 계열분리와 함께 금융업계에 발을 담갔다.

구 회장은 “LIG손보는 저와 임직원의 피땀이 서려있는 LIG그룹의 모체기업”이라며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룹의 모체기업만은 영원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있어 이번 결정을 하기 전까지 망설이고 또 망설이는 깊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고 전한 바 있다.

동생인 구자준 전 LIG손보 회장 역시 미국의 보험전문가 대학 교육을 받았을 정도로 회사에 대한 애착이 컸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하나는 LIG손보가 LIG그룹의 대표기업이라는 점에서 그룹 재편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LIG손보는 금융계열사의 모회사로서, LIG손보를 매각한다는 것은 LIG그룹 내 모든 금융 계열사를 매각한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LIG그룹 내 금융계열사 매출이 9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LIG그룹의 규모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IG그룹의 위기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구 회장의 이번 결정은 이례적이며 대담하다는 평가다.

단순히 따져 봤을 때, 구 회장일가가 필요로 하는 13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매출 9조원’의 거대 기업을 팔기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