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창조의 인큐베이터: 몰입’
삼성경제연구소 ‘창조의 인큐베이터: 몰입’
  • 박광원 기자
  • 승인 2009.12.1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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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삼성경제연구소

삼성경제연구소(한창수 수석연구원)가 18일자로 발표하는 seri 경영노트 제35호 ‘창조의 인큐베이터 몰입’ 창의적 아이디어의 근간이 되는 몰입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몰입(flow)이란 ‘삶이 고조에 달해 행동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시간과 공간은 물론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되는 심리 상태’를 지칭한다. 몰입은 임직원의 감성, 창조,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다.

조직창조성이 발휘되는 출발점은 개인이 조직의 목표하에서 몰입에 빠져드는 순간이다. 그러나 개인과 조직의 창조 동기와 목적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몰입의 관리는 역설적인(paradoxical) 성격을 띤다. 기업은 임직원을 신뢰하고 ‘배려’하되 적절한 긴장감과 내재적 동기부여 수단을 통해 ‘압박’을 가함으로써 창조적 몰입을 유도할 수 있다.

우선 임직원의 몰입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great work place)을 조성하고 필요한 자원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직원은 경영진을 신뢰(trust)하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pride)을 가지며,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재미(fun)를 느낄 때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업무자세를 취한다. 또한 승진이나 현금보상과 같은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보다 과업 자체에서 오는 보람과 성취감 등 내재적 동기가 임직원의 몰입을 끌어내는 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업은 과업에서 오는 보람, 원대한 비전 제시 등 내재적 동기부여(intrinsic motivation)를 통해 임직원에게 압박을 가함으로써 업무에 대한 몰입 수준을 높일 수있다. 배려만하고 압박을 하지 않으면 임직원은 무사·안일한 자세를 갖기 쉬우며, 압박만 하고 배려를 하지 않으면 획일주의·기회주의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다.

그러므로 기업은 배려와 압박이라는 상충하는 가치를 적절히 조화시킴으로써 임직원이 과업에 몰입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역설적 경영(paradoxical management)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역설적 경영을 위해서는 성과 및 효율 일변도의 관리방식에서 벗어나 관리항목들 간의 적절한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임직원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인간관을 바꾸어야 하며, 내재적 동기부여를 위한 수단들을 개발해야한다. 임직원의 역량과 과업의 난이도 수준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역설적 경영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안이다.

1. 몰입의 역설

몰입은 창조를 위한 기반

기업 간 경쟁이 超경쟁(hyper-competition)시대로 진입하면서 창의성 발현의 근간이 되는 몰입(flow)의 중요성이 증대. 몰입은 임직원의 감성, 창조,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가장 유력한 수단. “몰입한다는 것은 일에 흥미를 느낀다는 것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도를 촉발하는 원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클레어몬트大교수). “기업의 건강 정도를 측정하는 3가지 요소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만족도, 재무 건전성, 직원들의 업무와 회사에 대한 몰입인데 그중에서도 직원들의 몰입이 가장 중요” (잭 웰치, 前ge 회장). 몰입은 업무에 대한 임직원의 열정을 높여 생산성 등 조직성과를 극적으로 제고.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평균 수준의 직원에 비해 roi(return oninvestment) 측면에서 3배 정도의 성과를 창출(왓슨와이어트,‘hr 지식포럼 2009’ 발표)

몰입을 통한 조직창조성 달성

개인의 창의성이 과업몰입 및 조직몰입의 과정을 통해 조직창조성으로 전환될 때 기업의 창조적 역량이 극대화. 창조적인 개인이나 소수에 의한 혁신이 지니는 한계가 부각되면서 조직창조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 新기술·新제품 개발의 과정 및 절차가 복잡해지고 전문화가 심화되면서 개인이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증가. 조직문화 활성화와 임직원 만족도 제고,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개인의 창의성보다 조직창조성이 중시. “창조성은 몇몇 선택된 천재의 영역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타고난 다양한 능력의 합” (키스 시몬튼, uc데이비스大교수)

개인과 조직은 창조의 동기와 목적, 실행 능력이 일치하지 않으며 때로는 상충되는 경향도 있음. 개인의 창의성이 뛰어나다 하여도 이것이 곧바로 탁월한 조직창조성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 개인은 아이디어 발산의 주체로서 상상력의 제약을 받지 않으나 기업은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 아이디어를 수렴해야 하는 것이 차이. 조직의 창조활동에서 조직과 개인이 지속적으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것은 정상적인 상황. 창조활동에 있어서 조직은 개인이 어디로 튈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며, 개인은 조직의 통제와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

몰입 관리의 딜레마

몰입은 교육이나 지시 등 강압적 절차를 통해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 경영기법이나 도구를 통해 사람들을 순종적이고 근면하도록 강요할수는 있지만 그들을 창조적이거나 몰입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 요즘 기업에 입사하는 세대는 권위회피적 성향이 강해 몰입을 이끌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

몰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불만족 요인을 줄이는 노력과 더불어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열정을 자극하는 동기부여 방안이 필요. 몰입이 창조와 혁신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조직의 장벽과 제한을 극복하는 파격적인 배려 및 지원과 동기부여 수단들이 필요. 제안제도 등을 통해 임직원의 광범위한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들이 있었으나 대부분 몰입 수준에 이르지 못한 채 현장 개선에 그침

2. 창조적 몰입을 위한 조건

① 배려와 압박의 조화

몰입 관리는 상충하는 개인과 조직의 입장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역설적경영(paradoxical management)을 요구. 조직의 배려와 지원이 긴장감과 내재적 동기부여라는 압박 수단과 동시에 작용할 때 자발적인 몰입이 가능. 압박이 수반되지 않은 일방적인 배려와 지원은 임직원의 현실 안주로 귀결될 가능성

혁신기업들은 대부분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과 함께 이에 상응하는 긴장감을 조성함으로써 창조성을 자극. 구글은 최고의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엄격한 평가 등 압박을 함께 부여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창조적 긴장감을 유지

② 임직원에 대한 배려

임직원들이 조직과 과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전제. 훌륭한 일터(gwp, great work place)란 경영진을 신뢰(trust)하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pride)을 느끼며,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재미(fun) 있는 곳.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기업이 직원을 보살피면 직원은 고객을 보살피고, 직원이 행복할 때 고객도 행복할 수 있다’는 직원 우선주의 정책을 일관되게 실천. 페덱스의 psp 철학: “임직원(people)이 자긍심과 만족감을 느낄 때서비스(service)도 향상되고 이를 통해 회사의 이익(profit)을 창출”

gwp는 종업원에게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 직장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높이고 능동적 업무 자세를 유도. 직원들이 과업 이외의 일에 신경을 쓰지 않도록 배려함으로써 몰입을 촉진하고 고성과 창출을 견인. 구글은 사소한 개인생활에 대한 서비스까지도 회사가 제공하는 등 임직원이 진심으로 일을 즐겁게 하도록 배려함으로써 조직의 성과를 높이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도모

※“직원들은 더 나은 직책이나 연봉을 제안받았을 때가 아니라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 이직을 생각함. 넷앱은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직률이 낮음.” (톰 멘도자, 넷앱 부회장)

③ 동기부여를 통한 압박

내재적 동기부여(intrinsic motivation)를 통해 임직원에게 압박을 가할때 업무에 대한 몰입 수준이 증가. 승진이나 현금보상과 같은 외재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보다 과업 자체에서 오는 보람과 성취감 등 내재적 동기가 중요. 일에 대해 의미감(meaningfulness), 선택감(choice), 역량감(competence), 진척감(progress)을 느낄 때 내재적 동기가 강화(케네스 토마스, 美해군대학원 교수)

현금 등에 의존한 성과주의 보상은 창조적 열정을 훼손할 가능성. 성과주의式보상은 위험회피적인 행태를 초래하며, 이는 자유로운 탐색으로부터 얻는 우연학습(incidental learning) 가능성을 저해. 닌텐도에서는 크게 히트한 게임을 개발한 개인에게 막대한 인센티브를 주기보다 후속 게임개발에 필요한 예산 등 지원환경 구축에 주력

※“임직원에게 단기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그들을 조종하는 것이며 불신의 증거로 작용할 가능성”(테레사 아마빌, 하버드大교수)

원대한 목표나 비전, ceo의 관심, 동료들의 압박 등도 창의적 몰입을 자극하는 중요한 수단. 원대한 목표 설정은 임직원이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츠는 ‘300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만든다’라는 원대한 신념을 추구. “高성과를 내는 기업은 제한적인 자원이나 능력을 뛰어넘는 원대한 야망 즉, 전략적 의도를 가진 기업”(게리 해멀, 런던경영대학원 교수). ceo의 직접적 요청이나 권유 또한 과제에 중요성과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수단. 사우스웨스트의 ceo 허브 캘러허는 임직원들에게 “연료비가 상승해 위기이니,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내서 여러분의 회사를 구해달라”고 부탁

일정한 전제조건하에서 가하는 적정 수준의 시간압박도 몰입을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 시간압박(time pressure)이 과도하면 대부분의 경우 창조성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남. 많은 경영진은 시간압박을 높이면, 임직원이 더 오래 열정적으로 일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임직원은 그만큼 더 좌절감을 느끼게 되며 오히려 창조성 발휘가 감소. 그러나 임직원이 해당업무를 의미 있는 일로 받아들이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는 경우에는 시간압박이 창조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음. aids 치료제 연구 등 소명의식을 자극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대표적 사례

3. 기업에 주는 시사점

배려와 압박이라는 모순된 항목을 적절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역설적 경영방식을 수용할 필요. 성과 및 효율 일변도의 관리방식에서 벗어나 관리항목들 간의 적절한 균형을 추구. 배려가 지나치면 모럴해저드 또는 기회주의 성향이 득세하며, 배려가 없으면 창조성이 발휘될 여지가 없어짐. 압박이 지나치면 획일주의 및 수동성이 강화되며, 압박이 없으면 현실안주 경향이 나타남

몰입은 임직원의 자발성에 기반하므로 임직원의 장점과 역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최대한 지원할 필요. 임직원을 통제와 강압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조직이 배려하고 환경이 조성되면 자발적으로 과업에 몰입하는 존재로 인식

임직원이 끊임없는 역량 개발을 통해 도전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독려. 임직원의 역량과 과업의 난이도 수준이 적절히 매칭되면 도전의식과 성취감을 자극하여 몰입이 가능. 역량에 비해 과업 수준이 높으며 불안상황에 놓이며 역량에 비해 과업 수준이 낮으면 태만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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