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인산염’ 뺀 커피믹스 논란
남양유업, ‘인산염’ 뺀 커피믹스 논란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3.12.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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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등 경쟁업체 '꼼수 마케팅' 반발
▲남양유업은 1일 전남 나주 커피전용공장 완공에 맞춰 지난달 29일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커피믹스 신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전라남도 나주 커피전용공장 조감도(사진=남양유업)


카제인나트륨 논쟁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남양유업이 이번엔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를 출시하면 첨가물 논쟁에 다시 불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업체들은 ‘꼼수 마케팅’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인산염이 남양유업 분유나 우유에도 들어있는 필수미네랄성분이기 때문이다. 과거 논란이 벌어졌던 카제인나트륨도 무해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바 있다.

업계에선 남양유업이 올해 부각됐던 각종 악재에서 벗어나고 시장 확대를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양유업은 1일 전남 나주 커피전용공장 완공에 맞춰 지난달 29일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커피믹스 신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누보’에 대해 크리머의 산도조절 기능을 하는 “국내 최초로 인산염을 뺐다”는 게 회사 측이 내세운 가장 큰 특징이다. 인산염은 인에 나트륨, 칼륨이 결합된 물질로 쌀 등 천연물질은 물론 분유, 우유, 커피, 햄 등 가공식품에도 들어가 있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인산염은 인·나트륨·칼륨 등이 결합한 물질로 식품의 산성 농도를 조절해 단백질을 비롯한 원료들이 잘 섞이게 돕는 역할을 한다.

남양 측은 그러나 인산염을 과잉 섭취하면 체내 칼슘 함량과 불균형을 이뤄, 골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칼슘과 인을 동시에 함유한 다른 가공식품과 달리 커피믹스는 칼슘 없이 인산염만 과다해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인산염 섭취량에 대한 기준이 없다. 다만 권장섭취량이 있을 뿐이다. 1일 권장섭취량은 700mg이다. 남양유업은 권장 섭취량 이상 과잉섭취하는 부분을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세웠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인산염 일일권장섭취량을 하루 700mg인데 한국인들은 하루 1215mg의 인산염을 섭취하고 있다”며 “과잉섭취하고 있는 400mg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가공식품에 포함돼 있는 인산염을 줄여보자는 판단으로 커피 크리머에 있는 인산염을 뺐다”고 설명했다.

커피믹스 1개에 포함돼 있는 인산염은 30~40mg이다. 커피를 통해 하루 섭취하는 인산염은 평균 48mg이다. 남양유업이 출시한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를 마시면 과잉섭취량 400mg 대비 1/10을 줄일 수 있다.

▲인산염 뺀 신제품 '프렌치카페 커피믹스 누보'.(사진=남양유업)

▲ 카제인나트륨 논란 이어 인산염 과다 섭취 논란 제기

지난 2010년 말 커피시장에 처음 진출할 당시에도 카제인나트륨 문제를 쟁점화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선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커피시장의 절대 강자인 동서식품을 겨냥해 두 번째 첨가물 논쟁을 노린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남양유업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적당량을 섭취하면 인체에 무해한 인산염을 마치 유해한 성분인 것처럼 소비자 불안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3년 전 카제인나트륨에 논쟁에 이어 이번에도 ‘네거티브 전략’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인산염은 과잉섭취하지 않을 경우 인체에 무해한 안전한 식품 첨가물”이라고 말했다.

실제 남양유업은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누보’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자사 제품에 인산염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커피믹스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동서식품은 ‘또 다시 소비자를 기만하고 나섰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일일권장섭취량은 최소한의 섭취량을 의미한다”며 “인산염은 몸에 반드시 필요한 필수 미네랄이기 때문에 하루에 최소한 이만큼은 먹어야 한다는 의미이지 이 수준을 넘었다고 해서 과잉섭취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미국 FDA에서 인산염 섭취 상한선으로 정한 기준은 일일 4200mg이다”며 “한국인의 섭취량이 1200mg이라고 해서 과잉섭취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하나의 논란은 남양유업의 다른 제품인 분유와 우유 등에도 인산염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분유나 우유는 아이들이 주로 먹는 제품이어서 인산염을 과잉섭취하면 몸에 해롭다는 논리는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남양유업은 이번 신제품의 모델로 배우 김태희와 함께 배우 이정재를 발탁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신제품 누보의 이미지는 고급스러움으로, 인산염을 제거하고 아라비카 함유량을 기존 원두 대비 15% 올린 80%로 고급화했다”면서 “평소 이정재씨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져 기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0억 투자, 나주 커피전용공장 준공

아울러 남양유업은 최근 첨단설비의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커피전용공장을 완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남양유업은 이 공장을 짓기 위해 지난 5년간 거둬들인 영업이익 2000억원을 몽땅 투자했다.

남양유업 커피전용공장은 전남 나주 금천면에 위치한 10만1063㎡ 부지에 연 면적 2만6061㎡(8000 여 평) 규모로, 연 간 7200t의 동결건조커피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국내 토종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2000억원을 투자한 최대 규모의 FD커피 공장으로 커피믹스 50억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남양유업은 커피사업 진출 초기인 2011년 2월부터 커피공장 건설에 착수, 2012년 3월 건축 공사를 시작한 후 1년 8개월 만에 준공에 이르게 됐다. 남양유업은 이번 커피공장 건설로 350여 명의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 등 고용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4년 전부터 전문 인력들을 미국, 유럽 등 커피선진국에 보내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시스템과 설비의 장점을 벤치마킹했으며, 이를 독자 기술로 승화해 외국에 로열티를 주지 않는 우리만의 커피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영하45℃의 진공상태에서 신속한 동결건조를 통해 커피 본연의 맛과 풍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최신 동결건조설비를 갖췄으며, 카제인나트륨과 인산염 없이도 크리머를 생산 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적용, 특허 출원했다.

▲남양유업은 1일 나주 금천면에 총 2천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부지면적 10만1천63㎡, 연면적 2만6천61㎡ 규모의 커피전용공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원두이송시설 모습.(사진:남양유업)

남양유업은 이번 커피공장의 본격적인 가동과 함께 국내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그간 판로를 뚫어 왔던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2016년까지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50%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한편 해 외 시장에서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까지 국내 주요 커피제조회사들은 외국합자기업 등의 한계로 공식적인 수출을 하지 못했으나 남양유업은 커피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중국, 러시아 시장과 일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중국시장의 경우 현재 네슬레와 크래프트사가 각각 점유율 70%와 15%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확실한 3위 기업이 없는 상황으로, 남양유업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중국시장의 Big3 자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시장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고 우메이 등 중국 대형 유통업체와 입점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중국 매장에서도 프렌치카페카페믹스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커피시장규모가 6조원에 이르는 러시아의 유통업체인 KTC몰 등과 입점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미 컵커피 수출로 판로를 확보한 일본 커피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미국, 유럽 등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판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커피믹스시장 점유율은 동서식품 80%, 남양유업 17%, 네슬레 3%로 추정되고 있다.

이로써 남양유업은 국내 토종기업으로서는 최대 규모이자, 일본에도 없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FD커피 생산 및 수출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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