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지상 1만1천m 상공 68번째 `특별한 생일'
이대통령,지상 1만1천m 상공 68번째 `특별한 생일'
  • 신영수 기자
  • 승인 2009.12.1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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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로 축하 건배주.."한국의 역사적인 순간"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지상 1만1천m 상공에서 68번째 `특별한 생일'을 맞았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 참석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이 공교롭게 생일과 겹치면서 대한항공 특별기내에서 수행원 등과 함께 조촐한 파티을 연 것.



또 이날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의 38번째 결혼기념일인 동시에 대선 승리 2주을 맞는 기념일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이날 귀국길에는 이번 당사국총회 일정에 참석한 일부 여야 의원들도 동승, 청와대 및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이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해 연말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간 대치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과는 대조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 대통령의 기내 생일파티는 특별기가 덴마크 코펜하겐 카스트룹공항을 이륙한 직후인 한국시간 이날 새벽 1시 30분 시작됐다.

특별기내 좌석과 좌석 사이 좁은 공간에서 이뤄진 파티에는 친박계인 국회 기후변화특위 위원장인 이인기 의원,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 회장인 황우여 의원과 친이계인 박순자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이찬열 김재균 의원 등도 동참했다.



또 유엔 기후변화특사를 지냈던 한승수 전 국무총리, 청와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김은혜 대변인, 이상휘 춘추관장과 수행기자단도 자리를 함께 했다.

수행기자단으로부터 꽃다발, 박순자 최고위원으로부터 산타클로스 인형 선물을 각각 받아든 이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생일케익의 촛불을 끈 뒤 막걸리잔을 들며 건배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내가 오랜 객지 생활을 했지만 비행기 안에서 생일을 맞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여야 의원들까지 다 여기 모여있으니 한국의 역사적인 순간이 아닌가 싶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뜻밖에 이렇게 생일을 축하해 줬는데 내가 앞으로 (취임) 3년차를 맞아 새로운 각오로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면서 "새해는 서로를 위하면서 나라가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당사국총회 성과를 설명한 뒤 "나는 대한민국이 국운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녹색성장의 관점에서는 여야가 없다. 이것이 세계가 우리를 주목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 g20 국가끼리 따로 만나자는 소리도 있었는데 내가 그렇게 하지 말자고 했다"면서 "유엔이 중심이 돼서 하는데 잘 안된다고 g20 국가들이 나서면 안된다고 했다"며 후일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특별기 앞쪽의 좌석으로 돌아가 여야 의원 등과 생일축하 자축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녹색성장을 위해 애써준 여야 의원들이 함께 해 줘 오늘이 더 의미있는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표한 뒤 "나는 순방 나갈 때 다른 정상들에게 우리 국회를 말하면서 여야를 불문하고 아쉬운 점을 말하지 않는다"면서 "잘되는 집안은 밖에 나갈 때일 수록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코펜하겐에 있는 동안 한국의 날씨가 꽤 추웠다고 들었는데 대통령으로서 한편으로는 겨울 물건이 좀 팔려서 내수가 트이려나 안도하다가도 연탄을 때는 서민들은 얼마나 추울까 하는 걱정이 겹쳐진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건배사를 하기 직전 "잠깐, 야당의 잔이 비었다"고 말했 으며, 이에 이 대통령이 직접 막걸리를 따라주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같은 당 김재균 의원은 자신의 시집 `장수풍뎅이를 만나다'를 이 대통령에게 생일 선물로 증정했으며, 이 대통령은 시집 가운데 `매화향기'라를 시를 즉석에서 낭독하고 "다음에 방송을 통해 시를 낭송할 기회가 있으면 김 의원의 시를 고르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여야 의원들이 이렇게 같이 특별기를 탔는데 (대통령 전용기를 의미하는) `용기당'을 만드는 것이 어떠냐"고 농담조로 제안했으며, 한 참석자는 "지금 지상에서는 여야 대치가 심각한데 의미있는 것 같다"고 가세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웃으며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높은 곳에 있으니 한차원 높은 것 아니냐"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는 후문이다.

김은혜 대변인은 "여야 의원들과 대통령이 한 비행기를 타고 같은 목적지로 떠 난 오늘만큼은 여야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지난 18일 청와대로 이 대통령의 생일축하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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