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號 출범, 첫 행보는 ‘인적 쇄신’
KT 황창규號 출범, 첫 행보는 ‘인적 쇄신’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4.01.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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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위해 낙하산 정리 선결과제…조직 안정화 작업 돌입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KT의 임원은 지난해 3분기 133명이었다. 2008년 77명이던 임원은 2009년 1월 이석채 전 회장이 취임한 이후 101명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2010년 112명, 2011년 120명, 2012년 119명으로 매년 늘어났다. 임원이 이 전 회장 임기 동안 무려 72.7%(56명)나 증가했으며 이 중 ‘낙하산’으로 분류되는 임원은 절반 이상인 30여명(민주당 최민희 의원 국감자료)이 넘는다.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임원을 대폭 줄이고, 미래융합전략실 신설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과 함께 수익성 강화에 착수, ‘KT호’의 성공적 항해를 위해 닻을 올렸다.

우선 이석채 전 회장 시절의 낙하산인사에 대한 정리 작업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임원수를 줄이는 등 조직 안정화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2002년 민영화된 이후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공기업이라는 인식이 남아있을 정도로 정권의 영향을 받으면서 낙하산 문제가 심각한 상태다.

이석채 전 회장 재임 중 지나친 낙하산으로 인한 내·외부 출신 간의 갈등도 심해진 상태인 만큼 KT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낙하산 정리가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석채 라인 배제 전격인사

황창규 신임 회장은 지난 27일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취임한 이후 곧바로 전체 임원 수의 3분1에 달하는 27%를 줄이는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KT는 비대해진 임원진 때문에 ‘방만경영’ 질책을 받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KT의 임원은 지난해 3분기 133명이었다.

2008년 77명이던 임원은 2009년 1월 이석채 전 회장이 취임한 이후 101명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2010년 112명, 2011년 120명, 2012년 119명으로 매년 늘어났다.

임원이 이 전 회장 임기 동안 무려 72.7%(56명)나 증가했으며 이 중 ‘낙하산’으로 분류되는 임원은 절반 이상인 30여명(민주당 최민희 의원 국감자료)이 넘는다.

특히 인사, 재무, 총무, 기획, 지역본부 등 비 영업부서인 지원조직의 경우 임원급 직책을 50% 이상 축소했다.

그는 이렇게 줄인 인원을 일선 현장에 집중 배치해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화했다. 또 상무보 승진자 중 현장 근무자 비율을 지난해 22%에서 45%로 두 배 이상 증가시켰다. 임원도 33%가 현장에서 승진했다.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는 KT 내부 출신들이 대거 요직을 맡았다는 점이다. 특히, KTF 출신들이 급부상했으며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중용됐던 인사들은 철저히 배제됐다.

황 회장은 이석채 전 회장이 기용한 외부 인사들 자리에 내부 경험이 풍부한 KT맨들을 임명했다. 충성도와 직원들의 신망이 높은 전·현직 KT맨들을 부문장급에 포진시켜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키겠다는 포석이다.

황 회장은 총 9개의 부문장 인사를 단행했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 부사장, 전무로 부문장들이 구성됐다는 점이다.

커스터머 부문장이나 Global&Enterprise부문장, 김일영 사장이 이끌던 코퍼레이트센터 역할을 하게 되는 경영기획부문의 경우 이석채 전 회장 시절에는 사장들이 맡아왔던 자리다.

사장직에 부사장을 내정한 만큼, 직급이 낮아진 것인데, 향후 성과를 감안해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놨다는 평가다.

새롭게 중용된 인물들은 오래전부터 KT에 근무했던 사람을 일컫는 ‘원래 KT’ 출신들이다. 신임 부문장 9명 가운데 무려 8명이 원래 KT다.

남규택 마케팅부문장(부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 전인성 CR부문장(부사장), 한동훈 경영지원부문장(전무)은 20년 이상 KT에서 근무한 인물들이다.

임헌문 커스터머 부문장, 남규택 마케팅 부문장, 김기철 IT부문장, 한훈 경영기획부문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등이 KT의 이동통신 자회사였던 KTF 출신들이다.

전반적으로 부문장 인사에 대해서는 조직 내에서도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역 색을 배제하고 통신전문가들을 전면에 포진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후속인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설되는 미래융합전략실의 책임자가 정해지지 않았고, 부회장을 임명할지도 여전히 관심사다. CR 실장 등 아직 비어있는 자리들도 있다.

아울러 부문장급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김일영 코퍼레이트 센터장은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표현명 T&C 부문장도 계열사로 전보 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진 G&E부문 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배제됐다.

여기에 미국에 병가 중인 서유열 전 커스터머부문장 등을 포함하면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중용됐던 사장들이 대거 옷을 벗게됐다. 이번 인사는 황 회장이 이른바 이석채 라인들을 몰아내고 기존 KT 멤버 중에서 평가가 좋은 인물을 등용해 조직 안정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직 내 갈등의 원인이 됐던 낙하산 인사를 속전속결로 정리하면서 조직의 결속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드 PK(부산, 경남)들이 귀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역 색에서는 자유로운 인사들로 구성해 현장, 통신전문가들인 만큼 첫 단추는 잘 채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28일 오전 KT 분당 사옥에서 새롭게 구성된 임원진들을 소집해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비상경영’ 돌입…기준급 30% 자진 삭감

또한 KT가 임원 급여를 10% 삭감하는 내용의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황 회장은 기준급의 30%를 반납하고 성장 가능성이 보일 떄까지 장기성과급도 고사할 방침이다.

전날 취임과 동시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황 회장은 28일 오전 KT 분당 사옥에서 새롭게 구성된 임원진들을 소집해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황 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KT는 핵심인 통신사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 된데다 비통신 분야의 가시적 성과 부재,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사활을 걸고 경영 정상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황 회장 자신이 기준급의 30%를 반납하고, 장기성과급 역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 보일 때까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의 올해 연봉은 2012년도 KT CEO 대비 6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 역시 기준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뜻을 모았다.

CEO와 임원들의 연봉 반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는 인사에 따른 임원 수 축소와 더불어 약 200억원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모든 투자와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계열사를 포함해 불요·불급·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해 나가기로 했다.권한 강화에 따른 책임경영도 도입한다.

황 회장은 각 사업분야 조직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되 부문장 책임하에 주어진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개선하고, 결정 사항에 대해 책임지는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하고, 부진한 결과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모두가 한 마음으로 위기 극복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황 회장은 끝으로 “지금처럼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서로가 가족처럼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해 위기 극복을 넘어 ‘1등 KT’로 도약하는 신화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KT,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493억원 적자 기록

한편 황 회장의 이 같은 비상경영은 KT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 2013년 3~4분기 실적 현황 자료
KT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493억6800만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번 적자는 2012년 4분기 당기 순이익 적자, 2009년 4분기에 명예퇴직자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 적자에 이어 3번째다.

4분기 매출은 6조2144억9300만원으로 전기 대비 8.4%, 전년 대비 0% 수준으로 올랐으나 1493억68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통신시장에서의 보조금 경쟁도 있었지만, 광대역 LTE 및 LTE-A구축에 따른 설비 투자비가 들어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선분야는 두 차례의 영업정지를 맞으며 가입자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광대역 LTE 서비스 개시 이후 무선 가입자 확대 밀 ARPU 상승으로 전년 대비 0.9%증가한 6조976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 무선 매출이 1조7539억원으로 3분기보다 401억원이 상승했다.

지난해 KT으 LTE 가입자 총 수는 787만4065명이며,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1128만7956명으로 집계됐다.

유선분야 매출은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 영향으로 전년대비 6.7%감소한 5조9654억원을 기록했다.

유선전화 매출은 계속 감소하고 있으나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0.6%증가했다.

4분기 유선 매출은 1조4734억원으로 이전 분기보다 110억원이 올랐다.

미디어·콘텐츠 매출은 가입자의 꾸준한 증가에 따라 전년 대비 25.3%성장한 1조3378억원을 달성했다. KT IPTV는 지난 한 해 94만명 순증을 기록하며 497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한 후 올해 1월 500만 강비자를 보유하게 됐다.

금융·렌탈 매출은 BC카드의 안정적 매출과 KT렌탈의 활발한 성장세가 계속되면서 전년 대비 7.4%증가한 3조8379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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