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지분·자산 매각 추진 왜?
한진중공업, 지분·자산 매각 추진 왜?
  • 김상호 기자
  • 승인 2014.02.10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진 주식 2.15%매각…자산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 박차
▲한진중공업이 오는 5월 회사채 1500억원의 만기 도래를 비롯 8월과 11월에도 각각 2000억원, 1500억원의 만기를 앞두고 있어 부담이 크다. 또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올해 들어서만 1552억원을 차입하는 등 전체적인 금융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진중공업 사옥·연구센터 매각 추진 중

한진중공업이 추가적인 자산 유동화를 통해 현금성 자산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5000억원에 달하고 수빅조선소 관련 금융비용도 증가하고 있는 등 현금성 자산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020억원으로 전년대비 60.0% 감소했고, 같은 기간 매출액은 54조1881억원으로 1.4%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463억원으로 전년대비 85.8% 감소했다.

이에 한진중공업은 서울 갈월동의 건설부문 사옥과 조선부문이 사용 중인 부산 중앙동 연구개발(R&D)센터를 건물 매각 후 재임대해 사용하는 ‘세일앤리스백’(Sale &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 중에 있다.

한진중공업이 오는 5월 회사채 1500억원의 만기 도래를 비롯 8월과 11월에도 각각 2000억원, 1500억원의 만기를 앞두고 있어 부담이 크다.

또 필리핀 수빅조선소가 올해 들어서만 1552억원을 차입하는 등 전체적인 금융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진중공업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보유 자산 유동화를 통해 추가적인 현금성 자산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유동화 자금 대부분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11년 이후 상계동 부지, 인천 북항배후부지(율도), 메리츠화재 주식을 매각하는 등 현금성 자산 확보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실제로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자금(2500억원)의 대부분은 율도 부지를 담보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통해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중공업은 2012년 1월 율도 부지의 용도변경 승인을 얻은 이후 기반시설 개발과 함께 부지 매각을 추진했다.

지난 2012년 12월에는 준공업부지 2만4434평을 부지 내 사업장에 매각해 733억원을 확보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예전부터 추진해 온 부산 암남동 부지와 서울 동서울터미널 부지의 유동화도 계속추진 할 것으로 보인다. 암남동 부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매각을 통해 약 9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4000억~5000억원의 평가를 받고 있는 동서울터미널 부지는 조건에 맞는 원매자 찾기를 지속할 방침이다.

◆2005년 계열분리 이후 보유주식 2.57% 중 2.15%매각

또한 한진중공업그룹이 2005년 계열분리 후 8년 넘게 보유한 ㈜한진 소수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한진그룹이 형제기업 한진해운 편입과 한진해운홀딩스 분리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이 기회에 한진중공업그룹과의 지분관계도 완전히 청산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홀딩스는 보유한 ㈜한진 주식 30만7983주(2.57%) 중 25만8070주(2.15%)를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장내에서 매도했다.

▲한진중공업 측의 ㈜한진 지분율은 0.42%(4만9913주)로 낮아 졌다. ㈜한진의 취대주주는 정석기업(19.41%)이다.
매각대금은 65억원 규모이며, 한진중공업 측의 ㈜한진 지분율은 0.42%(4만9913주)로 낮아 졌다. ㈜한진의 최대주주는 정석기업(19.41%)이다.

지난해 말 1만9000원대던 ㈜한진 주가는 지난 7일 2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상승률이 43%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 한진그룹의 지주사 전환 발표 이후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하지만 이번 지분매각을 한진가 형제기업의 분리와 연결해서 보는 시각도 있다.

차익실현을 위한 주식매도로 보기엔 규모가 작은 데다 한진중공업 측이 지난 2005년 11월 한진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후에도 8년 이상 단 1주의 변화도 없이 ㈜한진 주식을 보유해왔다는 점에서다.

범한진가 관계자는 “2009~2011년 한진 주가가 3만~4만원 하던 시절에도 주식을 그대로 보유해왔는데 이번에 파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룹서 한진해운 계열 편입

아울러 한진그룹은 지난 2002년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 타계 이후 장남 조양호 회장(한진그룹), 차남 조남호 회장(한진중공업그룹), 3남 故 조수호 회장(한진해운), 4남 조정호 회장(메리츠금융 그룹 전 회장) 등 4형제의 전공과 성격을 바탕으로 소그룹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른바 계열 분리다.

공대 출신인 장남 조양호 회장이 그룹의 주력 업종인 대한항공 등 운송부문을, 차남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건설과 중공업, 레저를 전담했다. 삼남 故 조수호 회장은 한진해운을, 사남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등 금융부문을 맡았다.

한진해운의 경우 지난 2006년 고(故) 조수호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씨가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후 경영권을 놓고 형제 간 소송이 이어지는 등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업황 회복과 부동산 가치 상승 등으로 독립경영의 성과도 가시화됐다.

하지만 해운업 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한진해운은 조만간 한진그룹 계열(대한항공 자회사)로 완전히 편입된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지분을 모두 넘기는 대신 한진해운홀딩스만 갖고 완전히 계열 분리할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10월 대한항공으로부터 1500억원을 긴급 지원받았다.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해운 지분 36.47%(4570만주) 중 1920만주를 담보로 잡혔다.

대한항공은 추가로 1000억원을 더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4월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지원액을 총 6500억원 규모로 늘린다.

특히 대한항공이 4월 한진해운의 유상증자까지 참여하면서 한진해운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최은영 회장과 특수관계인에서 대한항공으로 바뀌게 된다. 한진해운홀딩스는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한진해운 지분 36.47%를 보유하고 있다.

▲해운업 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한진해운은 조만간 한진그룹 계열(대한항공 자회사)로 완전히 편입된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지분을 모두 넘기는 대신 한진해운홀딩스만 갖고 완전히 계열 분리할 전망이다.

이는 곧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줄기차게 추진했던 한진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가 사실상 무산됨을 의미한다.

한진해운은 지난 2009년 12월 인적분할을 통해 한진해운홀딩스를 설립,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계열분리의 신호탄이었다.

이후 보유하고 있던 정석기업, 대한항공, 한진중공업 등 계열사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한진해운에 집중하는 등 독립경영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해운업 업황 침체가 길어지면서 관계를 끊었던 대한항공에 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외부 지원 없이 스스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컨테이너 운임 상승 등 업황 회복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올해도 해운업 회복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아 계열분리는커녕 대한항공을 통한 한진그룹의 지배력만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2월 한진해운의 새로운 사장으로 석태수 전 ㈜한진 대표가 취임하면서 이 같은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석태수 사장은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경영기획실장과 미주 지역 본부장을 지내는 등 조양호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로 알려져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그룹과 한진중공업그룹은 계열분리 과정에서 빚어진 유산 갈등으로 상당히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며 “한진그룹과 한진해운의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작업과 맞물려 한진중공업 측도 한진그룹과의 지분관계를 완전히 청산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은 현재 개인적으로 한진중공업홀딩스 주식 3756주(0.01%)를 보유했다. 조남호 회장도 대한항공 주식 3만9106주(0.05%)를 가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