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현지화 전략 부족이 수익성 '발목'
삼성중공업, 현지화 전략 부족이 수익성 '발목'
  • 이수일 기자
  • 승인 2014.04.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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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 초기 설계부터 사업지연…후속공정 사양변경·비용 증가
▲삼성중공업이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은 어닝쇼크였다. 영업손실 3,625억원, 순손실 2,7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해양플랜트 부실로 사실로 드러나면서, 향후 해양플랜트의 부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의 경영진단을 통해 해양플랜트 2건의 전체손실이 7,600억원에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800억원을 반영하고, 올 1분기에 나머지 5,800억원을 반영해 결과적으로 영업손실 3,625억원, 순손실이 2,724억원으로 집계됐다.

28일 삼성중공업은 1분기 매출액 3조 4,311억원, 영업손실 3,625억원,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 2,935억원, 당기순손실 2,724억원의 영업(잠정)실적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지난해 4분기 178억원, 523억원에 비해 각각 1,936.5%, 420.8%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 집계된 배경에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해양플랜트 부실’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소문으로 나돌았던 해양플랜트 부실이 사실로 드러났다.<본지 삼성중공업 “1조원 이상 부실 가능성…억측”주장 참고>

이는 제2의 삼성엔지니어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삼성물산과 합병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2012년에 수주한 호주 익시스(Ichthys) 해양가스처리설비(CPF, 이하 CPF)와 지난해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Egina)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등 2건의 해양플랜트 공사에서 총 7,6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익시스 CPF는 삼성중공업이 처음 건조해보는 종류의 프로젝트로, 초기 설계절차부터 사업이 지연됐고 후속공정에서 사양 변경으로 작업 물량과 비용이 증가한 게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한 지난해 수주한 에지나 FPSO는 초반 열세를 딛고 현대중공업에 막판 역전승을 거두며, 5년간 초대형 해양플랜트 사업으로 FPSO 수주 사상 규모와 금액(30억달러) 모두 최대 규모였다.

아울러 나이지리아 현지에 생산거점을 신설해 로컬 콘텐츠(현지생산규정)를 충족시키기로 한 현지화 전략이 오히려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다. 경험 부족으로 현지에서의 추가 생산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1분기에 5,80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실적의 원인은 해양 프로젝트에서의 대규모 적자 때문”이라면서, “1분기에 발생한 손실 800억원과 향후 예상되는 손실에 대한 충당금 5,000억원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중 1,800억원은 지난해 4분기에 반영했고, 나머지 5,800억원을 이번 1분기에 계상했다”면서, “5,800억원을 제외할 시 영업이익은 약 2,200억원”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중공업은 2분기부터 경영실적이 낙관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다른 해양 프로젝트는 정상 진행되고 있다”면서, “예상 손실을 모두 1분기 실적에 반영한 만큼 2분기부터 경영실적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경영실적은 정상 궤도에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액 은 14조 6,000억원에 영업이익은 2,000억을 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아직은 삼성중공업의 판단은 이른 시점이다. 문제는 해양플랜트에서 나타난 부실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올 1분기 실적에 향후 예상되는 해양생산설비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해 잠재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앞으로 양질의 수주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시장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2건의 해양플랜트 사업 손실을 모두 반영했다 해도 앞으로 해양관련 위험이 계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면서, “삼성중공업의 매출 성장의 둔화와 더불어 실적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양질의 수주에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중공업 해양플랜트 부문과 관련, 추가 부실이 드러날 경우 삼성중공업에게 치명적인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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