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하기로 합의하면서 국내 금융권이 긴장감에 휩싸였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인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금융당국의 최종 인수 승인 절차가 남아 있으나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는 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에 대한 첫 유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자본이 그동안 투자 등의 목적이나 제조업 인수를 통해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지만,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통해 금융권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생보업계에는 미국이나 유럽계 자본인 알리안츠, 라이나, 메트라이프 등이 들어와 있는 상태지만, 이들은 시장 지배력이 적어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안방보험의 유입은 사정이 다르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특히, 동양생명은 총자산 18조원 규모의 국내 8위 생명보험사로 삼성, 한화, 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를 제외하면 다른 생보사들과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렇기에 미국이나 유럽계 업체와 달리 안방보험은 한국 업체 인수를 통해 단번에 국내 보험업계 중상위권 대주주로 들어오게 되는 셈이다.

덩샤오핑 전 군사위원회 주석의 맏사위가 회장으로 알려져 있는 안방보험은 2004년 설립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10여 년 만에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계가 우려하는 점은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안방보험이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안방보험은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도 뛰어든 이력도 있다.

그 동안의 안방보험의 행적으로 볼 때 동양생명을 시작으로 국내 금융권에서 보험업계 뿐만 아니라 은행까지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전 금융권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