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공화국 ‘오명’ 못벗는 삼성그룹
사고공화국 ‘오명’ 못벗는 삼성그룹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5.03.27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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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전문가 대거 영입 불구, 안전시스템 여전히 불안
삼성전자 제일모직 협력업체 직원 사망
안전불감증 심각 수준, 3년간 연이어 발생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새벽 1시 경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서 오폐수방류수 재이용 처리시설 공사 현장에서 건축 구조물용 옹벽 ‘프리콘’이 쓰러져 근로자 2명이 깔렸다.

이 사고로 시공사인 제일모직 소속 건설 근로자 조 모(38)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고 1시간 여만인 오전 2시 30분쯤 숨졌다. 또 다른 근로자 윤 모(38)씨는 갈비뼈와 골반 골절 등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지지대와 지지대 사이 옹벽을 붙이는 작업 도중 높이 5m, 길이 2m 짜리 벽체 한개가 조씨와 윤씨 쪽으로 넘어져 발생했다. 해당 공사는 삼성 계열사인 제일모직이 발주한 건설공사로, 사고를 당한 조씨와 윤씨는 협력업체 소속 직원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공사현장 관계자들을 불러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한 뒤 위반 사항이 있으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제일모직 측은 “고인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상자의 조속한 쾌유를 위해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관련 사업장은 인근 주민 피해, 직원 사망 등으로 이어지는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이러한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삼성물산이 베트남에서 짓고 있는 방파제 공사 현장에서 임시 가설물이 무너져 10여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중부 하띤성 붕앙 경제특구에 있는 포모사 하띤 철강단지에서 항만 방파제 공사를 하다가 임시 가설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났다. 철강단지는 대만기업 포모사 플라스틱그룹 계열사가 짓고 있는 것으로, 삼성물산은 철강 선적과 하역 작업을 하는 항만부두 공사를 맡고 있다.

삼성물산은 27일 “15m짜리 거푸집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모두 13명이 숨졌고 29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사고 수습에 초점을 두고 후속대책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숨진 노동자들은 모두 베트남인으로 중부도시 다낭에 있는 하청회사를 통해 고용됐다.

국내에서는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해서 삼성그룹 관련 사업장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3년 1월 삼성전자 화성반도체 공장 불산 누출은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고, 그해 5월에도 삼성 불산 누출 사고가 한 차례 더 발생해 5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해 7월에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3라인 LED 생산공장 옥상에서 경미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에서 암모니아 가스 유출로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해, 4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삼성정밀화학 울산 여천동 폴리실리콘 공장 신축 공사장에서 물탱크가 터져 3명이 숨지고 1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아찔한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해 3월에는 삼성전자 수원 공장에서 소방설비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소화용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근무 중이던 50대 협력사 직원이 질식사했다.

그 해 4월에는 삼성그룹의 백업데이터를 보관하던 삼성SDS 과천센터 건물에서 불이 나 7시간 만에 진화됐다. 진화과정에서 떨어진 구조물 주변에 있던 삼성SDS 협력업체 직원 장모(29)씨가 어깨를 다치기도 했다.

그 해 12월 28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1억2000만원의 재산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지난달 12일 40대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해 사고공화국의 오명을 안고 있는 삼성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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