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2015년 산업계 10대 뉴스
[핫이슈]2015년 산업계 10대 뉴스
  • 김선재 기자
  • 승인 2015.12.23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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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서 발생한 악재들 겹쳐 부침 많은 한해
▲ 한국경제는 글로벌 경제 불황 지속과 함께 국내·외에서 발생한 악재까지 겹쳐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메스르 때문에 내수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고, 극심한 불황으로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2015년은 글로벌 경제 불황 지속과 함께 국내·외에서 발생한 악재들이 겹쳐 부침이 많은 한해였다. 안으로는 메르스라는 신종 전염병 때문에 내수 시장이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밖으로는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둔화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후퇴하기도 했다. 또한 이런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기업들은 구조조정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섰고, 사업구조 재편과 기업 간 빅딜 등을 통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했다. 올 초 4% 정도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 경제는 2%대 저성장이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됐다. [파이낸셜신문]은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했던 올해 우리 경제·산업계의 주요 이슈들을 정리해봤다.

◇ 메르스 공포, 경제에 주름살

올 한해를 정리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 중 하나가 바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사태이다. 2003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에도 뚫리지 않았던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이 신종 전염병 하나에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은 메르스가 종식됐지만, 그때 상처 입은 경제는 지금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 공포로 경제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매출이 10% 이상 감소했을 정도로 내수시장은 직격탄을 맞았고 관광산업은 관광객이 줄어 약 3조4,000억원 피해를 봤다.
이에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11조6,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지만, 글로벌 경제 불황으로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최근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으나 여전히 2%대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2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 삼성발 대기업 빅딜

국내·외 경제상황이 눈에 띄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대기업들이 꺼내든 카드는 ‘선택과 집중’이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삼성이었다. 지난해 말 삼성은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등 방산·화학부문을 한화그룹에 1조9,000여억원에 매각하는 빅딜을 단행했다. 또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삼성 SDI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삼성BP 등 나머지 화학계열사를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삼성의 이 같은 발 빠른 움직임은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 맞닥뜨리게 될 환경이 녹록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문어발식 경영보다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만 집중하고 비주류 사업분야는 과감하게 정리해, 투자여력을 늘리고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번 빅딜을 통해 사업구조가 전자와 금융 두 축으로 재편됐고, 바이오의약품산업과 함께 스마트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SK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함에 따라 미디어업계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이들의 인수·합병을 견제하는 KT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주목할 점이다.

◇ 형제의 난(亂)…롯데가(家) 경영권 분쟁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으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의 여파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의 ‘반란’은 실패했지만, 양측이 한국과 일본에서 소송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양측의 경영권 다툼은 면세점 재승인 실패와 반 롯데 정서 등을 불러일으켜 그룹에 작지 않은 상처를 남기게 됐다. 어느 쪽이 승리하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처뿐인 영광이 될 것이다.

어쨌든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손에 쥔 신동빈 회장은 분쟁국면 탈출을 위한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신 회장은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 기업 내부문화 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삼성으로부터 화학계열사를 인수해 그룹 사업분야의 다각화하고 그룹을 재정비하는 데 힘쓰고 있다.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지난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된 통합삼성물산이 공식 출범했다. 삼성물산의 기존 사업이 구조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자 성장을 위해 제일모직과 결합을 추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삼성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지분 확보에 동분서주했고, 7월 주주총회에서 표결까지 가는 접전 끝에 결국 통합삼성물산 출범에 성공했다.

이로써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지분을 많이 보유한 삼성물산이 합쳐졌기 때문이다.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도 ‘통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됐고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율도 크게 높아졌다.

통합삼성물산 출범으로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6.54%로 6.7%p 떨어졌고 삼성전자 지분도 0.57% 정도 밖에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23.23%)이고 관계사 지분과 자사주 등을 합하면 약 53%의 지분율을 갖게 돼 그룹을 안정적으로 지배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 면세점 대전…너도나도 면세점 경쟁 ‘혈안’

올해는 면세점을 차지하기 위핸 대기업들의 경쟁이 유난히 심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에게 한류바람을 타고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로 인해 급성장하는 면세점 사업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같은 것이었다.

때마침 정부에서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추가 수요를 고려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시내 면세점을 추가하기로 결정했으니, 너도나도 면세점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신규 면세점의 대기업 몫을 둘러싼 1차 면세점 대전에는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신세계DF, 현대DF, SK네트웍스, 이랜드, 롯데면세점 등 7개 기업이 나섰다. 관세청은 지난 7월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를 최종 선정했다.

2차 대전은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 등 서울 면세점 3곳과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등 부산 면세점 1곳에 대해 벌어졌다. 서울 면세점 3곳에는 롯데와 SK네트웍스, 두산, 신세계DF 등 4파전 양상을 보였다.

관세청은 지난달 각 면세점에 대한 사업자 선정을 마쳤는데, 서울 면세점 3곳은 각각 롯데와 신세계DF, 두산에게 돌아갔고, 부산 면세점은 신세계DF가 계속 운영하게 됐다.

◇ 한·중 FTA 공식 발효

지난 20일 한국과 중국간 자유무역협정(FTA)가 공식 발효됐다. 한·중 FTA는 2012년 5월 협상을 시작해 14차례 공식 협상을 거쳐 지난해 11월 실질적으로 타결됐으며 지난 6월 1일 서울에서 정식으로 서명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전 세계 73%에 해당하는 FTA영토를 확보하게 됐다.

정부는 한·중 FTA 발효로 13억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지고 일자리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강화와 서비스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92.2%, 중국은 90.7%의 상품에 대해 20년 내 관세가 없어지고, 수입액 기준으로 우리는 91.2%, 중국은 85%가 20년 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즉시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은 항공유, 변압기, 고주파의료기기 등 1,258개 품목이고 1,589개 품목이 5년, 1,849개 품목은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관세가 낮아지게 된다.

또한 발효와 동시에 1년차 관세가 적용되고 해가 바뀌면 바로 2년차 관세가 적용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연내 한·중 FTA 발표를 매우 강력하게 밀어붙여 왔다. 정부는 10년 내에 458억 달러의 대중 수출품 관세가 철폐된다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들은 한·중 FTA로 향후 10년 동안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6% 증가하고 5만3,805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 입법 지연

한국 경제가 좀처럼 2%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정부는 노동, 공공, 금융, 교육 등 4대 분야의 구조 개혁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진통 끝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마쳤고,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냈지만, 근로기준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개정안 등 노동개혁 5대 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억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 등 이를 뒷받침할 핵심 법안들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표류돼 있는 상태이다.

경제계는 법안 통과를 약속한 정부를 믿고 올해 신규채용을 대폭 늘렸는데, 법안 통과가 지연되자 답답한 심경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제인총협회 등 경제5단체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내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 입법 마무리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노동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한 위기의식 속에서 이뤄낸 대타협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법률안들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해 경제계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지금 우리는 경제 활력을 되살리느냐 이대로 저성장의 늪에 빠지느냐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호소했다.

정부도 답답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수시로 구조개혁 입법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에 최 부총리는 “구조개혁이 후퇴하면 경제활성화 저해는 물론 국가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올해가 가기 전에 구조개혁 입법안이 통과될 수 있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 임금피크제 도입 논란

인구 고령화와 청년 실업문제가 심화되자 정부는 이들의 상생을 위한 방법으로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고용을 보장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내년부터 정년 60세 보장이 시행됨에 따라 임피제의 정착을 위해 정부는 공공기관부터 임피제 전면 도입 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도입하지 않는 기관에는 임금 삭감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임피제 도입과 관련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일단 기업들부터 정년 연장과 임피제 도입에 대한 부담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직원들 입장에서도 깎인 임금보다는 특별퇴직금을 받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생각에 희망퇴직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는 벌써 3,500명을 넘었다.

임피제가 청년의 신규채용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기관의 경우 정년 연장으로 줄어드는 퇴직자 수만큼 신규채용을 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임피제로 감소하는 인건비와 신규채용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상쇄되는 것이다. 여기에 교육비나 복리후생비 등을 생각하면 인건비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번달 초 모든 공공기관에 임피제 도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내년부터는 민간부문 역시 임피제 도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 울고 웃은 대기업 총수…최태원, 이재현

올해는 대기업 총수 간 명암이 엇갈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3년 초 회사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고 복역하다가 광복절 특사에 포함돼 출소한 이후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정부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인 14명을 특사 명단에 포함시켰다.

복귀한 최 회장은 최근 SK계열사 사장단 등 13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해 미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기지개에 들어갔다.

반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울었다. 2013년 횡령과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이라는 중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CJ그룹은 물론이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예상했던 재계에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 회장의 실형 선고로 그룹의 정상적인 투자와 경영이 어려워진 CJ그룹은 상당한 경영공백과 함께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 불황에 대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기업들은 사업구조 재편과 함께 인력을 줄이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삼성, LG, 현대 등 국내 대기업들도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삼성은 임직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장기 휴가를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렸고, 산업은행은 대우증권을 매각해 자금줄 확보에 나섰다. 현대차는 그룹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을 매각하는 등 금융권 사업 분야를 정리하는 모습이다.

이런 기업들의 움직임에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범정부 협의체를 만들어 구조조정 작업을 지원하고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 등의 입법을 위해 백방으로 애쓰고 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업경영자의 52.3%가 2016년 경영방향을 ‘긴축경영’ 쪽으로 잡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는 2009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경영자들은 현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하는 등 현 경제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때문에 내년 기업 투자와 고용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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