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비중 늘려야”
“수익률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비중 늘려야”
  • 김선재 기자
  • 승인 2016.08.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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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실적 부진”지적
▲ 해외수주액 추이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건설·플랜트 사업수주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의 수주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업의 해외수주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 강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해외건설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플랜트 사업수주 실적은 부진하다고 지적하고, 수익률이 높고 수요도 많은 투자개발형 사업의 수주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2015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4% 성장한 8조8,00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지만, 같은 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플랜트 사업 수주액은 461억 달러로 전년(600억 달러)에 비해 30.1% 급락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8월 15일 현재까지의 해외건설·플랜트 사업 수주액은 약 170억6,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절발(55%) 수준에 불과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최근 투자개발형 해외발주 사업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해외수주 실적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시공기업이 사업개발, 지분투자, 설비운영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사업이다. 단순 도급형 사업은 발주자가 금융 등 전반을 담당하고 시공기업이 단순시공, 설계, 조달 등을 맡아 투자개발형 사업보다 수익성이 낮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건설·플랜트 사업 수주액 중 투자개발형 사업의 비중은 3%로, 도급형 사업(97%)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중동 주요국들이 저유가로 인해 재정상황이 악화되면서 재정을 직접 투입하기보다 투자개발형태나 시공자 금융제공 등의 형태로 인프라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수익률이 단순도급형 사업의 2~3배에 달하고 수요도 많은 투자개발형 사업의 수주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아시아 인프라 시장 규모가 2050년까지 9,000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기업의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가 부진한 원인으로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꼽았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적절한 금융조달 없이 사업 수주와 완수가 어렵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건설프로젝트에 전문성을 가지고 대규모 자금을 장기간 공급할 수 있는 민간 금융회사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정책금융형 해외 인프라펀트 규모를 확대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향후 5년간 투자개발형 사업의 수주 비중을 현재 3%에서 10%까지 높여야 한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책금융형 해외 인프라 펀드규모를 현재 23억9,000만 달러에서 60억 달러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년 후 해외수주액은 600억 달러로 가정하면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 목표치(비중 10%)는 60억 달러이기 때문에 해당 수준까지 해외 인프라 펀드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투자개발형 사업 자금 공급이 가능한 정책금융형 해외인프라 펀드로 글로벌인프라펀드(GIF)와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를 운영하고 있다. 두 펀드의 규모는 각각 3억9,000만 달러, 20억 달러이다.

GIF는 해외 건설시장에서의 성장동력확보를 위해 투자개발형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는 펀드로 2009년 공공기관·연기금과 민간투자자가 공동 설립했고, KOIF는 한국투자공사(KIC)의 출자로 2015년 조성한 해외 인프라펀드로 20억 달러 한도로 국토부가 제공하는 인프라사업에 대해 투자한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KIC와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 연기금의 경우 대체투자 비중이 우리나라가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대체투자 확대 차원에서 투자개발형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5년 말 기준 KIC와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은 각각 12.4%와 10.7%로, 캐나다 연기금(CPPIB) 36.5%, 미국 연기금(CaLPERS) 20.9%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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