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리스크' 에 한국 경제 먹구름
'트럼프發 리스크' 에 한국 경제 먹구름
  • 연성주 기자
  • 승인 2017.02.0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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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미국공장 건설, 환율조작국 지정, 한미FTA 재협상 등 난제 수두룩
▲ 삼성의 미국 가전공장 건설 소식을 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트위터 계정에 "고마워요 삼성!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사진=연합)
'트럼프발(發) 리스크'가 하나둘씩 현실화되면서 우리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 선거유세때 트럼프가 단골로 내건 '미국우선(America First)' 정책을 취임하자 마자 빼들자 우리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한마디에 한국 기업들은 연달아 백기를 들고 있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발등의 불'이 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삼성이 미국에 가전공장을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고 서울발 기사에서 다뤘다. 삼성전자는 공장설립 계획에 대해 확인을 거부하고 있지만 난처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계정에 "생큐 삼성!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라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미 공장 신설에 신중한 삼성은 트럼프의 트윗에 부인도, 맞트윗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특히 트럼프가 관심을 갖자 삼성은 좌불안석이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트럼프의 관심 자체가 삼섬에는 일종의 '압박카드'로 작용할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트럼프의 강력한 의지 등을 고려해 미국내 가전 공장 건설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부 검토단계에 있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가전 공장을 인력이 매우 비싼 미국에 짓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기껏 제품을 만들어봐야 손해를 보면서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LG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올해 상반기중 미국내 생산공장 건설 여부를 건설할 것 "이라고 밝혔다. 공장후보지로는 테네시주 등 한두곳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17일 5년간 31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일단 트럼프의 예봉을 피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문제는 이 계획에는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R&D)과 기존 생산시설 환경개선 투자만 포함돼 있지 신규 공장건설은 빠져 있다는 사실이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미국에 신규공장을 지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수요가 있으면 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할수 있는 것 아니겠냐 " 며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했다.
현실적으로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 새로 공장을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미국에 각각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두공장에서 연간 70만대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미국에 연간 140만대를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70만대는 현지공장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수출하는 시스템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장기적으로 늘어나는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때 새로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환율조작국 지정도 도마에 올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일본, 독일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엄포를 떨면서 한국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가 당장은 이들 3개국만을 거론했지만 한국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3가지 요건중 2가지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경제제재를 받을 우려가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통해 향후 기존 무역협정을 재협상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열어놓을 소지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한미FTA 재협상이다. 트럼프는 선거유세중에 한미FTA 재협상을 거론하곤 했다. 한미FTA가 개정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타격을 입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FTA를 폐기하면 대미수출은 연간 32억달러 가량 줄어든다. 이는 연간 대미 수출 총액의 5%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 고용감소분은 연간 3만2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는 한미FTA가 호혜적 협정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묘안이 없어 어려운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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