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자·생명·물산 중심 '3두 체제' 유력
삼성, 전자·생명·물산 중심 '3두 체제' 유력
  • 연성주 기자
  • 승인 2017.02.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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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부재로 미래먹거리, 핵심역량 투자 등 차질 불가피
삼성이 사실상의 그룹 해체를 선언하면서 그룹이 결성된 이후 처음으로 계열사별 자율경영의 길을 가게 됐다.
그러나 삼성은 3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생명·물산 중심의 '3두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비서실을 만든 이래 그룹 컨트롤타워가 해체된 적은 있었지만 막후 활동 등으로 명맥이 끊기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지금과는 다르다.
삼성은 "미전실 해체에 따라 삼성의 각 계열사들은 앞으로 자율경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가 독자적·자율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에 따라 경영을 해나간다는 설명이다.
삼성 계열사들은 이미 전문경영인 체제, 이사회 중심 경영을 실행하고 있다. 따라서 당장 경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3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생명·물산 중심의 '3두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3개 사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지분을 많이 쥐고 있어 사실상의 지주회사 또는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디스플레이·전기·SDI·SDS 등 전자·전기·IT 분야 계열사 사장단끼리 모여 사업영역 을 조정하고 금융계열사의 경우 삼성생명의 우산 아래에 삼성화재·증권·카드·자산운용 등이 들어와 계열사 간 협의와 조율을 한다는 것이다.
또 삼성물산 중심으로는 바이오·중공업 등 나머지 계열사가 뭉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연 매출 300조원, 임직원 50만명에 달하는 공룡 조직을 조정하는 컨트롤타워의 부재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계열사 간 업무·기능 조정이 마비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속한 시장 대응과 적응 능력은 사실 미전실의 순기능 중 하나였다" 고 말했다.
빠른 판단과 실행력,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덕분에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자들보다 한발 빠른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전략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조율 기능, 계열사 간 임직원 전환배치, 계열사 간 업무 분장·조정, 강력한 감사·경영 진단 시스템 등도 미전실이 있어 가능했던 것들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을 맡게 된 후 활발히 추진해오던 그룹의 사업 재편에도 제동이 걸리게 된다. 방위산업·화학 등 그룹의 비핵심 전력을 매각하고 핵심 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구상이었지만 그룹 컨트롤타워 없이는 동력을 잃을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의 미래 먹거리, 당장 수익은 낮아도 꼭 필요한 핵심역량에 대한 투자 등은 단기 실적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전문경영인은 손댈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의 감사 기능도 계열사별로 들어가 잘 가동되겠지만 회사 바깥에서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던 부분은 약화할 것"이라며 "수십 년간 지속된 시스템이 사라지면 당분간 시행착오나 부작용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미전실 해체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김 교수는 "미전실의 공과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다수의 계열사로 이뤄진 대기업집단에서 컨트롤타워를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는 사실상 그룹을 해체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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