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플랫폼 천하평정을 향한 구글·애플·MS의 야망’
LG경제연구원 ‘플랫폼 천하평정을 향한 구글·애플·MS의 야망’
  • 장제현 연구원
  • 승인 2010.03.1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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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가 점점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단말기 내의 기기와 플랫폼 간의 분화가 촉진되고 있다. 플랫폼이 결국 가치 사슬의 핵심이 되기 때문에 플랫폼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많은 사업자들이 플랫폼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플랫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세력들 가운데 현재로서는 구글·애플·ms의 세 사업자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사업자들은 pc 시장부터의 플랫폼 경쟁 경험, 우수한 ux 경쟁력, 생태계 구축 기반, 자본력 등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 이들 세 사업자 간의 경쟁에서는 구글이 가장 앞설 것이라는 구글대세론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구글·애플·ms간의 전략적 차이가 있고 강점과 약점이 다르기 때문에 특정 사업자로의 쏠림현상으로 귀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용자들은 플랫폼 경쟁으로 인해 더 많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비스 사업자나 단말기 제조업체의 경우 시장 잠식을 우려하기보다는 플랫폼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이용자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이폰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이제는 더 이상 스마트폰이란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이용자들은 아이폰을 제작한 애플과 최근 넥서스원을 출시한 구글에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통신사업자와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애플과 구글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들 애플과 구글이 모바일 시장의 기존 사업자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협력 구조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이유는 이들이 단말기와 이동통신서비스 사이에 존재하는 소위 ‘플랫폼’ 영역에서 포지셔닝하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마트폰 운영체제(이하 os) 경쟁은 80년대에 발발한 pc os 경쟁의 데자뷰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pc 시장의 os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라는 승자가 탄생했으며, 애플은 매니아를 중심으로 하여 니치마켓에서 확고히 자리잡았다. pc 제조업체들의 마진율은 떨어져 일부가 퇴출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도 pc 단말기 제조시장은 활성화되어 있다. 현재의 스마트폰 os 경쟁도 pc산업에서와 같이 이동통신산업 전체를 재편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가 있다. 나아가 pc와 휴대전화 이외의 다른 전자제품에서도 플랫폼 경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 과연 플랫폼 경쟁은 어떻게 진행될지, 소비자와 업계는 어떠한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Ⅰ. 플랫폼 경쟁 시대의 개막

플랫폼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은 용어이다. 플랫폼이란 단어는 원래 컴퓨터 산업에서 먼저 이용됐는데, 이 용어가 다른 산업 분야에도 사용되면서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단말기에서 서비스가 잘 구현되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승강장(플랫폼)인 것이다. pc나 휴대폰의 os가 플랫폼의 대표 사례이며,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인터넷 웹브라우저 또한 플랫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와 같이 여러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도 플랫폼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단말기의 스마트화가 플랫폼 경쟁을 촉발

그렇다면 왜 플랫폼이 중요해졌을까. 그 원인은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단말기가 ‘스마트’해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하다는 말은 단말기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여러 가지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유선 또는 무선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라는 의미도 포함된다. 시간을 30년 전으로 돌려보자. 당시 전화기는 유선전화 중심이었으며, 이 유선전화기는 음성통화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휴대폰 역시 초기에는 음성통화 이외의 기능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들은 음성통화 기능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활용 여부가 더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단말기의 스마트화가 진행됨에 따라 단말기는 기기와 이 기기를 제어하는 플랫폼으로 점차 구분되어 인식되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 컴퓨터란 단말기는 연산 기능을 가진 기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컴퓨터가 일반 대중에게 급속히 전파되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os가 중요해졌다. ms와 같은 사업자들은 기기보다는 플랫폼인 os를 장악함으로써 pc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컨트롤하게 된 것이다.

최근의 스마트폰 시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애플의 경우 pc에서와 마찬가지로 기기와 플랫폼을 모두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형태이지만 다른 스마트폰 관련 사업자들은 이를 분리시키고 있다. ms의 경우 스마트폰용 os인 ‘윈도우 모바일(또는 ‘윈도우폰7’)을 제공하고 있으며,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os를 공급 중에 있다. ‘심비안’이라는 스마트폰 os를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노키아도 최근 인텔과 협력하여 새로운 os인 ‘미고’ 출시를 선언했고, 삼성전자는 ‘바다’로 경쟁에 뛰어 들었다. 한편 이러한 스마트폰 os 경쟁은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os의 우수성을 체감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애플리케이션 마켓의 활성화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많은 사업자들이 플랫폼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플랫폼이 단순히 단말기를 제어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즉 플랫폼이 비즈니스 모델을 결정하여 가치 사슬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마켓플레이스의 예를 들면, 많은 개발자들이 충분한 양의 애플리케이션을 이들 마켓플레이스에 제공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구매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 애플과 구글 등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길목을 차지하고, 양측 모두를 만족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것이다.

플랫폼 경쟁의 확대

pc와 스마트폰은 중심으로 한 플랫폼 경쟁은 향후에 다른 기기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먼저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이러한 플랫폼 경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다. mp3 플레이어, pmp, e북과 같은 단말기에 wifi 칩이 탑재되어 무선인터넷과 연결이 가능해지면서 좀더 스마트해지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터치와 아이패드, 구글의 독자 운영체제인 크롬os를 탑재하고 출시될 넷북 등은 이러한 휴대용 기기에서의 플랫폼 경쟁의 전초전이 발발했음을 알리고 있다.

tv 시장에서도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iptv가 등장하면서 거실 tv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스마트한 기능을 tv에 내장하는가 아니면 셋탑박스 형태로 tv 밖에 두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 수많은 업체들이 tv 스마트화에 뛰어들고 있다. 케이블 사업자의 디지털케이블, 통신사업자의 iptv 뿐만 아니라 ms도 이미 수년 전에 iptv용 솔루션인 미디어룸을 선보였다. 애플의 경우 2007년에 셋탑박스 형태의 애플tv를 출시한 데에 이어, 내년 경에는 tv형태의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 경쟁에서 한가지 주목할 점은 다양한 기기에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한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it 업계에서 컨버전스가 화두가 된 지는 이미 수년이 지났으며, 이제 그러한 컨버전스형 서비스들이 시장에서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컨버전스화로 인해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원소스멀티유즈형 서비스의 확산이 예상되고, 이를 위해서는 여러 단말기에 최적화되면서도 기기간 호환성을 갖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하나의 콘텐츠를 휴대폰, pc, tv에서 모두 볼 수 있도록 설계된 3스크린의 서비스의 경우 세 개 매체의 플랫폼이 통일되지 않으면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한 것이다.

Ⅱ. 플랫폼 경쟁의 승자

플랫폼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다양한 사업자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과연 플랫폼 경쟁의 승자로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가. 대략 5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pc 및 휴대폰 os, 웹브라우저, 포털 등을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승리하는 것이다. 이들은 pc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스마트폰, tv, 기타 휴대기기로 영역을 확장 중에 있다. 둘째는 기존 통신이나 유료방송을 제공하는 서비스 사업자가 주도권을 잡는 경우이다. 이들 사업자들은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플랫폼 영역 장악을 시도할 수 있다. 셋째로는 단말기 제조업체가 경쟁 우위를 보이는 경우이다. 단말기 업체들은 os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경쟁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넷째는 이들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지속하는 경우이다. 플랫폼 경쟁 초기에 지배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이합집산을 통해 자신의 세력을 불리고, 타 업체가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고 있는 영역까지 침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섯째로는 각 사업자들이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만 머무르며 경계를 분명히 하여 경쟁을 최소화하는 경우이다. 장기적으로 경쟁상황이 안정기에 접어든
다면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구글·애플·ms의 플랫폼 경쟁 우위 가능성

이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다섯 번째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상황만을 본다면 첫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해보인다. 그 가운데서도 구글·애플·ms의 세 사업자가 가장 돋보이고 있다. 이들 사업자들은 pc에서의 os 및 웹브라우저 경쟁, 스마트폰 os 경합 등을 통해 이미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특히 ms의 경우 pc os에서, 구글은 웹브라우저에서, 애플을 스마트폰에서 확실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오랜 플랫폼 사업을 통해 플랫폼 전후의 많은 사업 영역에 진출해 있다는 점도 이들 사업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플·구글·ms는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에 있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통사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확대를 위해 힘썼지만 아이폰은 ui(user interface) 하나만으로 기존 사업자들을 넉다운시켜 버렸다. ms의 경우 ‘프로젝트 나탈’이라는 모션 컨트롤 ui 개발 소식만으로도 업계에 크게 회자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다른 사업자들이 단기간에 애플·구글·ms의 ux 경쟁력을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데에 동의하고 있다.

또한 이들 사업자들은 자신의 플랫폼 위에 제공되는 서비스 사업자 및 개발자 등과의 생태계 구축도 탄탄한 편이기 때문에 플랫폼 경쟁에 유리한 면이 있다. 여기에 자본력 또한 만만치않아 우수인력 확보, m&a, 마케팅 활동 등의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구글·애플·ms 간의 경쟁 우위 비교

그렇다면 구글·애플·ms의 세 업체의 경쟁력은 각각 어떠할까. 업계에서는 구글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ms의 경우 pc os 시장에서는 지배적인 위치에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에서 애플과 구글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및 휴대기기 시장에서 큰 임팩트를 주었지만 폐쇄적인 측면이 강하며, 비교적 높은 지불 의향을 가진 수요자층만을 주로 공략하고 있어 시장 확대에 제한적이다. 반면 구글은 오픈 모델을 강점으로 삼는다. os를 무료로 하고 관련 소스코드를 공개해서 많은 개발자와 사업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대형 사업자와 단말기 제조업체 뿐만 아니라 중소형 업체들도 구글의 플랫폼을 비교적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구글의 플랫폼은 매스마켓을 중심으로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이용자들 역시 광고기반의 무료 모델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에 열광하고 있다. 개방과 참여라는 웹 2.0의 정신을 중요시하는 네티즌들은 구글을 신격화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구글 왕국’이 건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구글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구글의 행보 및 시장 참여자들을 보면 구글 대세론이 약화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구글의 혁신성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오픈화를 지향한다고는 하지만 자기 중심적 사업 구조로 관련 업체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혁신성 감소 언급은 구글이 더 이상 벤처회사가 아닌 이상 언제나 따라 다닐 수 밖에 없는 운명이며, 지나친 오픈화라는 평가는 구글의 사업 전략인 만큼 옳고 그르다고 말하기 힘든 문제이다. 다만 구글·애플·ms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전략이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느 한 사업자가 시장을 좌우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시 말해 ‘구글 왕국’이 건설되기보다는 세 사업자가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경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대해 사업 영역, 오픈 모델 수준, 비즈니스 모델, 혁신상품 출시현황의 4가지 카테고리에 맞춰 살펴보자.

● 사업영역

구글의 경우 플랫폼뿐 아니라 많은 서비스 영역에까지 진출해 있어 플랫폼 장악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플랫폼 사업을 위해서는 서비스 사업자와의 좋은 관계가 필요한데 직접 서비스 영역에 진출할 경우 타 서비스 사업자와 경쟁하는 불편한 관계에 놓이기 때문이다. 실례로 구글이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구글보이스를 출시하고 이를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등록하려고 했으나 통신사업자인 at&t의 반대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또한 많은 사업 영역 진출은 리소스의 효과적인 분배에 부정적 효과를 야기할 수 있다. 구글의 지도서비스,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등을 비롯하여 ms가 전통적인 강자로 있는 pc os와 웹브라우저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업체를 인수한 바 있는데, 이러한 공격적 사업 영역 확대 전략에 비해 일부 사업의 성과는 실망적이었다. 구글도 이러한 비효율성을 타파하기 위해 2009년 초 닷지볼, 자이쿠, 구글비디오, 구글노트북, 구글 카탈로그서치, 구글 매쉬업에디터 등의 6개 사업을 정리, 통폐합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수한 60여 개의 기업들이 모두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구글의 tv 플랫폼 부문 사업이 약하다는 점도 구글의 플랫폼 확장 전략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구글은 tv 광고 사업을 진행 중에 있지만 성과가 좋지 않은 상황이며, 그 외 tv 관련 사업 움직임도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업자는 구글 자신일 것이다. 구글의 이전 행보를 보면 tv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과거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출시한 후 휴대전화 단말기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 없다고 줄곧 언급해왔으나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넥서스원을 선물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tv 플랫폼 사업 역시 넥서스원과 마찬가지로 깜짝 발표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과 ms보다 한발 늦게 시작한 사업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애플과 ms도 많은 사업자를 인수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pc, 스마트폰, tv의 3대 매체에서의 플랫폼 사업에 비교적 중점을 두고 있다. 애플의 tv 플랫폼인 애플tv에 대한 시장 반응이 아직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작년 여름 한 시장조사기관의 애널리스트가 언급한 애플의 tv 사업 진출설로 인해 tv제조업체, 유료방송업체 관계자 등은 당혹스러워 하며, 지금까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ms 역시 최근 iptv 솔루션인 미디어룸을 업그레이드 한 미디어룸2를 선보였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게 내준 시장을 되찾고자 윈도우 모바일을 윈도우폰7으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한 가지 주목할 사항은 최근 구글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공격적 행보로 인해 pc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애플과 ms가 아이폰에 ms의 검색 서비스인 빙(bing)을 탑재할 것을 검토하며 협력 모드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애플과 ms의 구글 견제 전략으로 구글의 영역 확장 전략을 어느 정도 제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오픈 모델 수준

구글의 적극적인 오픈 정책 또한 구글의 시장 평정에 방해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구글의 오픈 모델은 타 사업자에 비해 파격적이다. 안드로이드의 os 라이선스에 대한 비용을 받지 않으며,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도 일정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한다. 물론 일부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광고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자기가 필요한 부분에서만 오픈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구글만큼 오픈 소스 전략을 유지하는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오픈 전략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오픈전략은 플랫폼 경쟁에서 세력을 규합하고 영역을 넓혀 나가는 데에 유리한 전략이기는 하지만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픈 소스로 많은 사업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이를 표준화하기도 그만큼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리눅스가 pc os 시장에서 윈도우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구글의 오픈 전략은 개발 이후를 책임지기 힘들다. 사업자가 소스 개발에서부터 사업화까지를 모두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사업화 이후에 효과적인 관리가 어렵다. 일례도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최근 미국에서 출시된 단말기 3종이 모두 다른 버전을 탑재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방화는 애플과 ms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다. 이들도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하며 오픈 전략에 동참하고 있다. 다만 이들 사업자들은 구글보다 상대적으로 약한 오픈 전략을 취하고 있다. 어느 정도 관리를 통해 무질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비즈니스 모델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에 반감을 가진 세력이 많다는 점도 구글의 플랫폼 사업 확장에 방해 요소가 되고 있다. 구글은 언제나 광고 기반의 무료 모델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이용자들에게는 최고의 사업자이다. 하지만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최악의 파트너일 수 있다. 최근 미디어 제왕인 루퍼트 머독이 포문을 열며 구글 공격에 나섰으며, 많은 신문사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구글이 자신의 신문 기사로 돈을 버는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구글에 더 이상 기사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이들은 현재의 무료 모델을 포기하고 과거 유료 모델로 회귀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신문사들의 폐쇄형 모델로의 전환에 대해 파급효과가 크지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기는 하지만, 구글은 기사 5개까지만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아이디어 등을 제시하며 신문업계와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있다.

출판업계 역시 구글의 모델에 반발하고 있다. 구글은 출판물을 디지털화하는 구글북스 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데 이에 대해 영국 작가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롤링 같은 영향력 있는 작가들이 구글의 디지털 도서관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글은 여러 국가에서 저작권 침해 논란에 시달리고 있으며, 저작물의 공정이용(fair use)을 주장하며 카피레프트(copyleft) 운동을 펼치고 있는 로렌스 레식 교수도 구글북스에 우려의 목소리를 표명하고 있어 지원군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반면 애플의 경우 올드미디어들과 상대적으로 공고한 관계를 자랑하고 있다. 파일공유로 인해 고전하던 음악업계에게 애플은 아이튠스로 생존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물론 일부 음반사들은 아이튠스 모델에도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었지만, 애플이 아이튠즈로 디지털 음악의 안정적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성공하자 이들도 더 이상의 비난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최근 출시된 아이패드에 대해서도 출판업계나 신문사들이 큰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아이팟이 아이튠스를 만들었듯이 아이패드가 새로운 디지털 저작물을 유통시킬 새로운 장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혁신상품 출시현황

구글의 독창적인 상품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구글 왕국 건설에 걸림돌이다. 구글은 단순화된 검색창과 우수한 검색 결과로 단기간에 선발사업자를 추월하며 검색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구축했다. 이후 구글이 선보인 구글 어스, 구글 맵스 등에 이용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기대치가 커서 그런지 최근 구글의 상품에 대해 이용자나 업계 관계자들은 만족하지 못한 듯 하다. 대표적인 게 바로 넥서스원이다. 출시 당시 아이폰과 다른 게 없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단말기 자체의 결함을 지적하는 불만도 속출했다.

물론 ms도 혁신성 부족 지적을 받아온 지 오래이다. 그럼에도 준(zune) hd와 같은 미디어 플레이어의 출시와 새로운 스마트폰 os인 윈도우폰7의 소개로 몰락하던 ms가 반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구글의 전략이 애플 및 ms와 차이나는 점이 있으며, 일부 약점을 노출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애플과 ms의 전략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구글이 열세로 몰릴 것이란 것은 더더욱 아니다.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모델을 취하고 있는 애플과 ms에 비해 서비스 사업자들이 결국 기댈 수 있는 곳은 구글이기 때문이다. 앞서 결론부터 말했다시피 각 사업자간의 전략도 서로 다르고, 장점을 갖는 부분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자신들의 강점을 유지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it 삼국지를 써 내려갈 가능성이 큰 것이다.

Ⅲ. 구글·애플·ms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

이들 세 사업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면 그만큼 플랫폼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고 쓸만한 상품은 그만큼 늘어날 것이다. 특히 컨버전스 서비스의 개발 확대가 예상되며, 올드 미디어들의 귀환도 점쳐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용자, 서비스사업자, 단말기 업체 입장에서 좀더 살펴보자.

이용자에의 파급효과

사업자간 경쟁으로 인해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은 바로 이용자들이다. 왜냐하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한층 더 우수한 서비스가 등장하거나 가격이 인하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pc, 스마트폰, tv, 휴대기기 등으로 플랫폼 경쟁 영역이 확대될수록, 더 많은 컨버전스 서비스들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이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한 사업자의 플랫폼으로 통일된 기기들을 사용한다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이 침해받을 수도 있다. 가령 한 사람이 ms의 3스크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이 사람이 휴대전화를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으로 교체한다면 아마도 온전한 3스크린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것이다. 한 사업자의 플랫폼으로 고착효과가 발생하면, 그 전환 비용 역시 클 수 있다는 점이 이용자들이 느낄 수 있는 잠재적인 부정적 효과이다.

통신 및 방송 사업자에의 파급효과

통신 사업자들의 경우 구글·애플의 스마트폰 침공으로 인해 자신의 플랫폼 지배력이 약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ms마저 윈도우폰7을 들고 나오면서 애플 및 구글과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어 통신사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최대한 방어하려는 움직임은 실효성 면에서의 논란은 있지만 당연한 전략적 선택이다.

하지만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이 열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을 구글·애플·ms 등이 열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즉 통신사업자들의 네트워크 활용도를 높일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수익 증대도 가능하다. 또한 구글·애플·ms 간의 삼파전이 심화될 경우 이들도 가입자 기반이 탄탄하거나 우수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를 중요한 파트너로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방송이나 미디어 사업자라면 콘텐츠라는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올드미디어의 귀환을 노려볼 수도 있다. 한편 구글과 ms의 경우 자신들이 통신사업자나 유료방송사업자들의 비즈니스 룰을 완전히 통제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이 경우 통신 및 방송사업자들은 구글과 ms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보다 새로운 자체 서비스 제공을 모색해 볼 수도 있다.

단말기 제조업체에의 파급효과

단말기 업체도 서비스 사업자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플랫폼에서 손을 놓을 경우 oem 업체로 전락할 위험이 있으며, 독자적인 플랫폼 사업으로는 구글·애플·ms에 대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 단말기 제조업체라면 자신만의 플랫폼으로 승부를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다만 독자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만큼, 통신 및 방송사업자와 적절히 제휴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 사업자가 구글과 ms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독자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이에 적합한 단말기를 제공해 줄 업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Ⅳ. 맺음말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단말기의 스마트화로 인해 플랫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에 따라 플랫폼 경쟁이 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구글·애플·ms를 중심으로 한 세력과 이들에 대항하기 위한 연합 세력 간에 적당한 선이 그어 지며 경쟁이 평형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사업자들은 구글·애플·ms이며, 상당기간 이들이 플랫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이들 세 사업자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국내 통신사업자나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이들 세 사업자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며 그 원인을 시장의 폐쇄성으로 돌리고 있다. 시장의 폐쇄성 그 자체는 문제가 될 수 있으나, 폐쇄성이 구글·애플·ms에 시장을 내준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보기 힘들다. 전세계 플랫폼 시장을 순식간에 평정할 능력이 있는 사업자는 이들 세 사업자 외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세계 최대 통신사인 보다폰이나 오렌지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도 구글·애플·ms와 같은 플랫폼 왕국을 건설하지 못했다. 잘잘못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힘든 면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 세 사업자가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데에 박수만 치고 있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국내 서비스 사업자나 단말기 제조업체도 이들과 제휴하거나 혹은 대항하는 연합체에 합류할 것인지를 결단을 내야 한다. 제휴를 한다면 이들의 플랫폼 채택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하고, 이들 플랫폼을 활용해 어떠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결국 소비자는 자신에게 가장 큰 가치를 제공해 주는 사업자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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