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 ‘봄바람’ 부나
한국 경제에 ‘봄바람’ 부나
  • 연성주 기자
  • 승인 2017.04.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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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동안 얼어붙었던 한국 경제에 최근 '봄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국내외 내노라하는 경제전문기관들이 줄줄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해외투자은행(IB), 한국은행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경기 훈풍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KDI가 18일 발표한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해 12월 발표했을 때보다 0.2%포인트 높인 2.6%로 조정했다. KDI가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은 무려 3년 5개월만이라고 하니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 자체가 낙관적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다.

IMF도 18일(현지시간) 내놓은 세계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2.6%에서 2.7%로 수정했다. 지난달 14일 3.0%에서 2.6%로 0.4%포인트 낮췄다가 한 달여 만에 다시 전망치를 소폭 올려 잡은 것이다.
비교적 신중한 기관으로 꼽힌 한은도 지난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1%포인트 올렸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올려 잡은 것은 3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정부가 오는 6월 발표할 하반기 경제전망에서도 성장률 전망치가 수정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2.5%로 0.4%포인트나 올려잡았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개선됨에 따라 수출이 회복돼 성장률도 상승하리라는 것이 한경연의 시각이었다.

또 국제금융센터가 이달초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10개 해외 IB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을 낸 결과 2.5%로 2개월 전보다 0.1%포인트 올렸다.
이들 기관들이 성장률을 상향조정하게 된 계기는 미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과 투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출이 5개월째 증가하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오랜 침체를 겪고 있는 세계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
중국의 3월 수출 증가율이 16.4%에 달했는데 중국의 수출이 늘면 중간재를 공급하는 우리 기업 실적도 덩달아 오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경제전문기관들이 이처럼 장미빛 전망을 쏟아낸다고 해도 아직 우리 경제를 낙관하기에는 복병이 많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가 탄탄한 흐름에 올라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주요 기관들이 성장률을 소폭 올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2%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이는 우리의 잠재성장률에 훨씬 못미치는 실적이다.
KDI는 “위험 요인이 줄어들었을 뿐 경기가 치고 올라가는 동력이 생긴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수부진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성장의 한 축인 소비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않고 있어 현재 성장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한은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이 2.0%로 지난해 2.5%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수를 살릴 호재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1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가 쌓여 있어 원리금 상환 부담을 느끼는 가계가 씀씀이를 늘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늘리지 않아 고용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고용 인원이 많은 조선업체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도 부담스럽다.
여기에 우리의 주력산업이 장치기술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는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최근 실적이 좋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기업들은 수조원씩 투자를 해도 일자리는 거의 늘어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양질 일자리로 꼽히는 10대 그룹의 직원은 1년새 2.3%나 줄어들었다, 반면 이들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두자릿수 늘어났다.
부진한 소비 말고도 걸림돌은 또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금리 인상 추세,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한 리스크 등도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수출과 설비 투자 증대에서 생긴 온기가 이런 불확실성 탓에 밑바닥까지 퍼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경기가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회복세에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출과 투자 전반이 올라오는 모습이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렸지만 경기가 힘차게 치고 올라가는 모멤텀은 아닌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추경 편성과 같은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궁극적으로 서민들의 소득을 올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또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늘리도록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야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률 전망치가 조금 올랐다고 해서 우리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장담하기에 이르다.
소비와 투자 심리가 진정으로 살아나야 본격적인 경제회복이라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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