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2차 입찰 앞두고 ‘시계 제로’
도시바 2차 입찰 앞두고 ‘시계 제로’
  • 이형근 기자
  • 승인 2017.05.0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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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후보 4곳 CEO들 발빠른 행보 보여
▲ 도시바 본입찰이 다가오면서 SK하이닉스 등 4개사의 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게 됐다. (사진=연합)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이 갈수록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문 본입찰이 이달중 실시될 예정이지만 인수전의 향방을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6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예비입찰(1차 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19일 2차 입찰(본입찰)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서 인수 후보들은 도시바 반도체 사업에 대한 실사 등을 거쳐 인수가격을 제시한다.

업계는 2차 입찰 참가자 선정은 막바지 단계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예비입찰을 통과한 후보들에게 사실을 통보하고 실사 자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한국의 SK하이닉스, 대만의 폭스콘, 미국 브로드컴, 웨스턴 디지털 등 4곳을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일본을 다녀왔다. 도시바 인수를 위해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풀리자마자 첫 해외 출장지로 일본을 택한 것이다.
최 회장의 일본내 구체적인 동선은 알려지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 회장이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비전을 설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 회장은 일본 출장 뒤 귀국길에서 "(출국금지 해제 후) 처음으로 현장에 다녀온 데다 일본밖에 안 갔기 때문에 어떻다고 말하기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시바 인수와 관련해 일본 외에 다른 나라를 방문하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로 인수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훙하이의 행보는 더 적극적이다.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은 지난달 말 은밀히 백악관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궈 회장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면담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방문의 목적을 도시바 인수로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도시바 반도체 기술이 중국과 대만으로 유출될 것을 경계하는 가운데 궈 회장이 미국 투자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난관을 타개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WD는 냉온 양면 전술을 구사하는 중이다.
우선 17년간 도시바와 합작 관계를 유지하며 1조4000억엔을 투자했다면서 인수와 관련한 독점 교섭권을 요구했다. 자신들의 동의 없이 제3자에 매각할 수 없다며 강수를 둔 것이다.
WD는 또 "높은 인건비나 (매년 해야 하는) 공장에 대한 계속 투자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공정한 가격을 크게 웃돈다"며 도시바 스스로 제시한 2조엔의 인수 가격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스티브 밀리건 WD CEO(최고경영자)는 일본 언론들에 장문의 편지를 보내 "도시바가 현재의 위기를 탈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겠다"며 유화 제스처도 취했다. 또 "도시바의 모든 이해 관계자가 장기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했다.
초기부터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브로드컴 진영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관민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투자펀드 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미일연합'으로 불리는 이 컨소시엄은 반도체 기술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정부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했다.
미일연합은 1조8000억엔 규모로 입찰에 참여하는데 KKR이 최대 3000억엔, 산업혁신기구가 수천억엔대를 정책투자은행이 1000억엔을 각각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부족분은 차입으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도시바의 오랜 파트너인 WD도 미일연합 합류를 검토했지만 독점금지법상 제약이 있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WD는 참여하더라도 소액주주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브로드컴 역시 산업혁신기구, 정책투자은행과 공동입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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