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살리고 G2 리스크 해법 찾아야
내수 살리고 G2 리스크 해법 찾아야
  • 연성주 기자
  • 승인 2017.05.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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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팀 과제 산적…구조개혁, 저출산, 신성장동력 육성 등
5년 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나갈 문재인 정부 경제팀은 안팎으로 산적한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최근 수출이 늘어나면서 살아나고 있는 경기를 내수 전반으로 확대하면서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밖으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파고와 금리 인상, 중국의 사드 보복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를 풀어내야 한다.
▲ 분기결 실질 국내총생산 추이 (사진=연합)
새 경제팀 입장에서 최근 거시경제 상황은 좋은 편이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9%(전분기 대비)로 지난해 4분기(0.5%·잠정치) 보다 0.4%포인트 확대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성장률 0.9%는 당초 예상치를 웃돈 수치"라며 "예상보다 경기회복세가 빠르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는 한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의미일 뿐 본격적인 회복을 점치기는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민간소비가 둔화하면서 우리 경제 회복세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6%로 상향조정하면서도 민간소비 증가율은 2%를 유지했고 총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오히려 2.2%로 0.1%포인트 내렸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이지 경기가 치고 올라가는 모멘텀은 아니다"며 섣부른 기대감을 경계했다.
최근 소비 부진 요인은 복합적이다.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을 키우면서 소비 확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산업 등에서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제조업 부문 실업자가 양산되고 청년층 실업률은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는 등 일자리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다.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가계 소득이 증가하고 덩달아 소비가 늘어나는 선순환 궤도를 구축할 수 있다.
결국 새 경제팀은 수출과 투자 증가세를 유지하면서도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도 늘려 소비 등 내수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고 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은 외부 환경에 달려있으니까 내수 정책, 그중에서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소비 개선"이라며 "경기불안 심리와 고령화,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 등이 소비성향을 낮추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개선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 큰 위협은 내부보다는 외부에 있다.
당초 '4월 위기설'을 촉발한 원인 중 하나인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은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 수위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를 맞은 지난달 3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그동안 미국이 체결한 모든 무역협정에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한미 FTA 재협상 외에도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등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새 경제팀은 한미 FTA 관련 우리나라의 이익을 지키고 보호무역주의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기자 회견에서 "우리도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자세, 깐깐하게 협상할 뿐 아니라 우리 이익을 위해 재협상을 요구하고 양국 간 이익 균형을 맞추는 당당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밝힌데 이어 공약집에서도 보호무역주의 대응을 위한 통상외교 강화 방침을 천명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의 경제 보복 위협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북한 핵 개발을 포함한 안보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는 점도 한국경제의 위협 요인이다.
한은은 지난달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올리면서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세계교역 신장세 약화, 사드 갈등 심화에 따른 중국의 무역제한 조치,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3가지가 우리 경제의 주요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4월 환율조작국 이슈는 넘어갔지만 가을에 다시 불거질 수 있고 통상환경도 악화되고 있다"면서 "통상압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역량을 강화하고 기업이 경쟁력을 갖춰 미국과 중국 외 다른 국가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개혁, 저출산·고령화, 신성장동력 육성 등 한국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한 중장기 과제도 쌓여 있다.
박근혜 정부는 4대 분야 구조개혁을 추진했지만 정치권과 노동계 등의 반발에 부딪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부에서 계속 이어가면 좋을 정책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구조개혁이다. 하려다 안됐지만, 노동개혁 같은 것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도 "계속해야 한다. 잘 정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자체를 낮추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3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지난해 376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20년대부터 매년 30만명 이상씩 급감, 2065년에는 2000만명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LG경제연구원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노동투입이 줄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 초반 3.6%에서 2020∼2024년 1.9%로 빠르게 추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문 대통령은 저출산 전담기구 설치, 자녀 양육·교육부담 감소 등 결혼·출산친화적 환경 조성, 기초연금 확대 등 노후소득보장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우리 경제는 규제개혁과 청년 일자리, 비정규직, 4차 산업혁명 등 풀어야 할 난제와 숙제들이 쌓여가고 있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다"면서 "경제구조를 바꾸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새 경제팀이 장기적인 식견을 가지고 결단력 있게 변화의 시초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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