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 상장과 관련한 임시 주총을 열기로 했다.
셀트리온은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들로부터 임시 주총 소집 청구서와 관련된 증빙을 받은 결과 주총 개최를 위한 법적 요건이 갖춰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임시 주총 개최를 위한 이사회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임시 주총 개최 일자는 이사회 승인 절차 통과 이후 결정된다.
앞서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는 이달 초부터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안건으로 다루는 임시 주총 소집을 요청하고자 소액주주 동의서를 모았다.
임시 주총 소집을 신청할 수 있는 요건은 지분율 3% 이상의 동의다.
이전 상장을 주장하는 소액주주들은 코스닥보다 코스피 시장이 주가 흐름에 유리하고 공매도 위험도 적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 셀트리온 연초 이후 주가 일봉 차트 (자료=NH투자증권)

이와 관련해 유병삼 셀트리온 상무는 "코스피 이전에 대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일 임시 주총에서 이 안건이 가결되면 셀트리온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폐지 신청서를 내고 코스피로 이전하기 위한 절차를 밟게 된다.
셀트리온의 현재 시가총액은 13조3026억원으로 코스닥에서 1위다. 다만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이전 상장이 가결될지는 미지수다.
지분율만 보면 셀트리온의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는 19.76%에 불과하고 소액주주들은 50%를 넘는다.
따라서 소액주주들이 모두 이전 상장을 지지한다면 '출석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 등 의결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효과가 크지 않아 주총 통과 가능성은 작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 지난해 10월 18일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과 계열사 임원진들이 누적수출액 1조원 돌파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카카오에 이어 셀트리온까지 이전 상장 이슈가 불거지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 차원에서 이전 상장을 밀어붙인 카카오와는 다른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1위 기업이라는 후광효과나 새 정부의 바이오·벤처 육성책 등을 고려할 때 임시 주총이 열리더라도 안건이 통과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에 편입된다면 수급에는 유리하지만, 코스피 시장에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대형 제약주가 버티고 있어서 셀트리온이 이전 상장한다고 크게 유리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에서는 공매도 참여 비용이 코스닥보다 적기 때문에 이전 상장 뒤에 오히려 공매도가 늘 수도 있다"며 "현시점에서 셀트리온이 굳이 코스피로 옮길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