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 경제위기 승자기업 7선’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 경제위기 승자기업 7선’
  • 정태수 연구원
  • 승인 2010.03.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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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4분기를 지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거의 벗어났다. 예상과 달리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앙지였던 미국이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는 반면, 일본, 유럽 기업들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기업경영에 가져온 충격을 측정해본 결과 금번 위기는 지난 it버블 붕괴보다 무려 8배 이상(충격의 기간: 2배, 충격의 강도: 4배)의 충격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매출 상위기업들이 하위기업에 비해 금융위기의 충격을 크게 받았지만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른바 ‘승자독식’ 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불황에도 업종의 부침에 따라 기업의 명암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불황에 상관없이 탁월한 업적을 나타낸 기업들이 존재했다. 본 보고서에서는 매출증가율, 영업이익률, 업종 내 상대비교, 추세분석 등 다각도의 검토를 통해 금번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7개의 기업을 선정했다.

금번 글로벌 위기 승자기업의 성공사례를 통해 볼 때 불황기에는 첫째,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 현금 등 여유자원(slack)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는 생존차원뿐 아니라 호황기 때는 얻기 어려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 중요하다. 둘째, 신속하게 자원을 재배치해야 한다. 글로벌 승자들은 불황에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 혹은 지역에 자원을 집중하여 경쟁사를 압도했다. 셋째,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소비심리가 위축된 불황기에는 기존의 경쟁구도를 흔들 수 있는 逆발상 전략과 열린 생태계의 구성을 통해 고객의 소비심리를 자극해야 한다. 한편, 불황 이전에 이미 ‘불황대응역량’을 구축하여 위기를 극복한 글로벌 기업처럼 한국기업도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불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충격완화장치를 마련하고 제품혁신력 등의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Ⅰ. 충격에서 벗어나는 글로벌 기업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거의 원상회복

2009년 4/4분기를 지나면서 글로벌 기업은 경제위기로 인한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에 돌입. 2008년 1/4분기를 고점으로 급격히 하락했던 글로벌 기업의 평균 분기매출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이 2009년 4/4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

·-7.2%(2009년 3/4분기)→ 0.8%(2009년 4/4분기)

경제위기 진앙지인 미국의 기업이 예상외로 매출증가율 3.5%(2009년4/4분기)를 기록하여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으며, 한국기업도 선전. 일본 및 유럽 기업의 2009년 4/4분기 매출증가율은 여전히 마이너스로, 본격적 회복궤도에는 미진입(일본: -11.7%, 유럽: -1.4%)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은 과거 it버블 붕괴 당시의 8배 이상

금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2000년 초 it버블 붕괴로 인한 불황과 비교할때 기업경영에 더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추정. 수요둔화를 기업이 받은 불황의 충격으로 정의하고, 매출증가율로 충격의 크기를 측정. it불황 당시 글로벌 기업의 매출이 급감했던 ‘본격적 충격기’는 6개월, 최대감소 폭은 -4.1% 정도였으나, 이번 위기의 경우 충격기가 1년이고 최대감소 폭도 -17.5%에 달해 기간(duration)과 깊이(depth)가 확대

·기간(2배) × 충격강도(4배) = 8배 이상의 충격

금번 위기에 충격이 컸던 업종은 ①에너지, ②자동차, ③화학 순이나 it불황 당시에는 ①전자, ②에너지, ③운송 순으로 다소 차이. it불황 당시에는 it버블 붕괴로 불황이 초래되었기 때문에 전자업종의 충격이 컸으나, 금번 불황은 수요둔화와 유가하락이 겹쳐 에너지 업종에서 충격이 크게 발생

‘승자독식’ 현상의 再심화

매출 상위기업은 하위기업에 비해 금융위기의 충격을 크게 받았으나 더 빠르게 회복. 충격이 극심했던 2009년 1/4분기 당시 상위기업은 매출이 30%나 감소한 반면, 하위기업은 6.6% 감소로 비교적 선방. 상위그룹의 경우 글로벌 위기의 직격타를 맞았던 선진시장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많이 포진(예를 들어 철강산업의 경우 상위 20%의 선진시장 비중은 85.8%, 하위 20%는 33.3%). 그러나 2009년 4/4분기에는 상위기업들이 빠르게 전년 수준을 회복하여 전년동기 대비 매출증가율이 플러스(+)를 기록한 반면, 하위기업들은 여전히 2.3% 감소하여 증감의 폭에서 차이

위기 당시 다소 완화되었던 상·하위 기업 간 격차가 급격하게 再확대. 상위기업의 실적악화로 2009년 1/4분기 상·하위 격차는 다소 축소되었으나, 이후 상위기업의 반등 폭이 커지면서 상·하위 격차가 다시 확대되고 있는 상황

·하위기업 대비 상위기업 매출합계 비율: 5.7(2008년 1/4분기)→4.9(2009년 1/4분기)→ 5.3(2009년 4/4분기)

동일조건 속에서도 빛나는 기업이 존재

업종의 부침에 따라 기업의 명암이 엇갈리기도 하지만 이에 상관없이 탁월한 실적을 달성하는 기업이 존재. 금번 불황으로 기업이 받은 충격은 업종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으나 일부 기업은 동일업종에서 눈에 띄는 업적을 시현. 애플은 분기 매출성장률이 업계평균의 3.8배를 상회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

큰 충격에도 월등한 복원력을 발휘하며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기업이 있는 반면, 충격조차 받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기업도 존재

·충격 후 회복: 노블(트레이딩), 폭스바겐(자동차) 등
·지속 성장: 구글(it서비스), 노바티스(제약) 등

현 시점에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낸 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의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도출

Ⅱ. 승자기업 사례

승자기업 선정

▷ 분석대상: 2008년 매출액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금융업 제외)
▷ 판단지표: 매출증가율, 영업이익률
▷ 분석기간: 2007년 4/4분기∼2009년 4/4분기
(2009년 4/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일부기업은 3/4분기까지 고려)
▷ 사례선정 방법
① 해당기간의 매출성장률(저점 대비 성장률)이 30%(글로벌 500대 기업의 중앙값) 이상이면서 동일 업종의 평균치를 상회하는 기업을 우선 선정
② 추세분석을 통해 추세가 꾸준히 상승, 혹은 급격한 회복세를 보인 기업들을 도출(하락추세 기업을 제외)
③ 2009년 4/4분기 영업이익률이 업계평균을 상회하면서도 분석기간 중에 영업이익률이 유지 또는 증가하는 기업 20여개사를 최종 도출
④ 업종별 대표성을 고려하여 최종 7개사를 선정
(내수중심 기업을 제외하고 동일업종 기업이 다수 포함될 경우 매출증가율이 더 높은 기업을 우선 선정)

1.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

다각화 및 브랜드 관리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정체와 원가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월한 시장지위를 활용해 성장을 지속. 2008년 벨기에 맥주회사 인베브가 미국의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하면서 탄생한 세계 1위의 맥주회사. 2008년 세계 맥주시장은 전년 대비 1.6%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였으며, 보리, 당밀 등 맥주원료 가격도 상승세. 2009년 미국(48.9%), 브라질(68.7%) 등 19개 국가에서 1∼2위 점유율을 유지하며 대부분 지역에서 매출 및 수익이 동반 성장

·북미(매출 0.6%↑, 총수익 5.4%↑), 북부 남미(12.7%↑, 16.1%↑), 아시아(2.2%↑, 6.2%↑) 등 서유럽 외 전 지역에서 성장

불황 이전부터 준비해온 ‘맥주→ 무알콜’, ‘歐美→ 신흥시장’으로의 다각화 노력이 주효. 생수, 탄산음료, 과일주스 등 무알콜 음료사업의 비중을 늘려 맥주시장의 수요포화에 대응. 2009년 맥주, 非맥주 사업의 판매 비중은 각각 89%, 11%이며, 특히 非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증가하여 맥주 사업(-1.1%)과 대조. 불황 이전에 브라질, 중국 등 신흥시장에 대한 시장다각화를 추진해 불황의 충격을 최소화. 68.7%의 높은 점유율을 가진 브라질 시장의 경기회복으로 2009년 판매량이 전년 대비 9.9% 늘어나면서 타 지역의 감소를 만회

맥주의 경우 글로벌·지역 대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관리, 육성하여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전 세계에 걸쳐 시장지배력을 유지. 세계 10대 맥주 브랜드 중 4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10억달러 이상매출(소매가 기준)을 기록한 브랜드가 13개에 달할 정도로 막강. 프리미엄 브랜드를 활용해 판매마진을 높여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 및 수익 성장을 달성. 글로벌 브랜드(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다국가 브랜드(호가든, 레페)와 지역 브랜드를 합하면 전체 브랜드는 200개 이상

非핵심사업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

미국 내 2위 규모인 테마파크 사업을 매각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대량의 부채 및 불황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테마파크 사업을 매각. 씨월드 등 테마파크 10곳을 보유한 자회사 부시엔터테인먼트를 블랙스톤에 매각하여 23억달러의 현금을 확보. 미국에서 1,400명, 유럽에서 800명 등을 감원하며 직접적인 운영비용절감 노력도 병행

2. 폭스바겐(volkswagen)

제품 포트폴리오로 불황 충격 완화

2009년 글로벌 자동차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6% 이상 감소한 가운데 폭스바겐은 오히려 1.1% 증가하여 도요타에 이어 업계 2위에 등극.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2007년 4위, 2008년 3위에 이어 2009년에는 2위(629만대)를 차지하여 판매하며 1위인 도요타(781만대)에 근접. ceo 마틴 빈터코른은 “2018년까지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목표로 설정

가격대별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일부 브랜드의 판매감소를 다른 브랜드가 만회하여 불황 충격을 완화. 공격적인 m&a를 통해 9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면서도 각 브랜드의 가격대와 주력시장을 달리하여 내부 출혈경쟁을 사전에 방지. 각 브랜드는 소형차에서 고급차, 상용차에 이르는 다양한 타깃고객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국적(7個國)의 브랜드를 인수하여 주력시장에도 차이. 금번 불황에 소형차 브랜드인 폭스바겐 승용차 판매가 증가(7.8%)하면서 아우디(-5.4%), 벤틀리(-28.0%) 등의 고급차 판매감소를 만회

중저가 브랜드와 고가 브랜드 차종 간 플랫폼을 공유하고 공동부품을 사용함으로써 고가 브랜드 판매 시 높은 마진을 거두는 구조를 보유. 동일 플랫폼을 사용하는 폭스바겐 자동차의 공동부품 비율은 60∼65%수준(제조비용 기준). 플랫폼과 대부분의 부품을 공유한 차량이라도 고가 브랜드의 엠블럼과 디자인을 적용해 높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수익성을 향상. 2009년 기준 매출의 62%는 폭스바겐 승용차에서 발생하지만 영업이익의 86%는 아우디에서 획득

신흥시장에 강한 지역 포트폴리오 구축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 조기 진출하여 현지화된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신흥시장 수요를 흡수. 글로벌 자동차기업 중 가장 먼저 중국(1985년), 브라질(1953년)에 현지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선발자의 이점을 향유. “중국이나 브라질에서는 우리를 국산 메이커로 여긴다” (데틀레프비티히, 폭스바겐 부사장). 자국인 독일보다 중국에서의 판매가 더 많을 정도로 중국시장에서호조를 보여 불황에도 높은 매출 증가세를 달성. 2009년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량이 65만 2,200대로 독일 판매량(63만 1,900대)을 처음으로 추월

불황 이후에도 지분인수를 통해 지역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중. 인도 및 동남아 시장공략을 위해 동 지역에 강점을 지닌 스즈키의 지분 19.9%를 25억 2,740만달러에 매입(2010년 1월)

3. 노바티스(novartis)

블록버스터급 전문의약품의 기여로 안정적 성장

2004년 이후 연평균 10% 매출이 증가하며 2009년에는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로슈에 이어 세계 4위의 제약회사로 성장. 2009년 전년 대비 매출성장률 7%, 영업이익률 23%를 달성. 신종플루로 백신 사업부의 매출이 38% 증가했으나, 백신 사업이 總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해 매출실적 기여도는 미미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급 전문 의약품이 매출성장의 원천. 고혈압, 치매, 백혈병 치료제 등과 같은 전문 의약품은 지속적인 투약이 필요하여 불황으로 인한 수요위축이 작은 특성을 보유. 전문 의약품은 노바티스 매출의 65%, 영업이익의 74%를 차지. 그 중에서도 10대 전문 의약품이 전체 매출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소수 의약품이 전체 매출을 견인. 고혈압 치료제 디오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등과 같은 노바티스의 대표적 전문 의약품이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

특히, 금번 불황극복에는 신규 출시된 전문 의약품의 판매증가가 크게 기여. 출시 2년 미만인 新藥매출이 2007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16%를 차지. 고혈압 치료제 엑스포지, 치매 치료제 엑셀론 등과 같은 新藥은 출시되자마자 빠르게 보급

선제적·지속적 기술투자가 효과를 발휘

벤처투자와 끊임없는 m&a를 통해 新藥기술을 확보한 것이 주효. 초기실험 단계에 투자하는 2억달러 규모의 옵션 펀드와 일정 수준에 도달한 기업에 투자하는 7억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를 통해 新藥기술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영. 新藥개발단계를 임상 전(phase0)에서 최종개발(phaseⅢ)까지 4단계로 구분하고 진행 상황에 따라 다음 단계로의 이행 여부를 결정. 2010년 현재 4단계별로 각각 34, 25, 15, 3건의 투자가 진행. 불황이 본격화된 2008년 중에도 총 4건 116억달러에 달하는 m&a를 실시(2007년 59억달러, 2006년 26억달러). 안구치료제 전문회사인 알콘(2008년) 등 주로 특정 부문에 기술력있는 기업이 대상

최근에는 각국 정부가 의료보험비 지출 감소를 위해 제네릭 의약품시장을 활성화하는 추세에 발맞추어 관련 시장에 적극 진출. 2009년 오스트리아 제약사 에베붸의 제네릭 부문을 9억 2,500만유로에 인수하는 등 포트폴리오 변화를 모색 중

4. 애플(apple)

혁신적인 제품群을 활용하여 불황을 정면 돌파

2000년대 들어 ipod, iphone 등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며 컴퓨터 제조에서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 휴대폰으로 영역을 확장. 2001년 10월 출시된 ipod은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으며, ipod mini, shuffle, nano, touch 등으로 발전. 세대(generation) 개념을 도입하여 ipod nano 5세대, ipod touch2세대 등 고객의 요구에 맞춘 업그레이드 제품을 신속하게 출시. 2007년 1월 출시된 iphone은 ipod touch의 멀티미디어/게임 기능과 휴대폰의 통신기능을 성공적으로 융합해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

가격경쟁 심화 및 제품차별화 곤란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중에도 好실적을 보이며 브랜드 가치가 오히려 상승. 노트북, mp3 플레이어, 휴대폰 등 개인용 전자제품이 일상화되면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불황으로 인해 저가제품 선호도 증가. 제품 자체의 차별화가 어려워짐에 따라 제품활용을 위한 콘텐츠가 유통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가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으로 부상. 2009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성장했으며, 브랜드 가치도 154.4억달러로 구글(25%), 아마존(22%)에 이어 가장 높은 상승률(12%)을 기록

재무력을 바탕으로 불황기에도 꾸준히 신제품을 출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해 시장지배력을 강화.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iphone 3gs 등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 제품뿐아니라 ipad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멀티미디어 기기를 출시. 광고 매체 및 직영점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함으로써 제품의 강점을 고객에게 각인시키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 신문같은 저가형 매체 대신 월드시리즈나 고급 잡지 등을 활용하고 통일된 디자인의 직영점을 운영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

제품 관련 생태계를 구축해 가치를 제고

관련 액세서리나 콘텐츠 제공, 위탁제조 등을 담당하는 기업 및 개인과의 협력을 통해 제품관련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 ipod을 출시한 2001년부터 홍하이, 아수스텍, 인벤텍 등 제조전문기업에 제조를 위탁하고 애플은 제품개발과 설계, 마케팅 활동에 집중. 제휴를 통해 외부기업이 공급하는 ipod, iphone 전용 액세서리의 종류도 4,000종을 넘어 소비자의 이탈을 방지. 自社의 플랫폼(itunes)에 음반사, 방송사, 영화사, 개발자 등과 온라인 미디어 유통을 위한 생태계를 구성해 제품 활용도를 극대화. 2010년 2월 기준 itunes에서 거래된 음악은 100억곡, 다운로드된 프로그램은 30억개를 돌파

5. 브릿지스톤(bridgestone)

미국시장: 수직통합체제 구축으로 원가경쟁력 제고

세계 타이어 업계 1위(시장점유율 16.7%)인 브릿지스톤(日)은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실적을 회복. 자동차산업 침체의 여파로 2009년 상반기에 영업손실이 2억 1,600만달러에 달해 1961년 상장 이후 최초로 적자를 기록할 위기에 직면. 2009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3大타이어 기업의 전년동기 대비매출감소율이 평균 30%일 정도로 업계 전체가 침체. 2009년 하반기 美시장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3억 1,800만달러를 기록했고, 日시장에서도 5억달러를 달성하며 연간흑자를 기록. 2위인 콘티넨탈은 2009년 적자로 전환되는 등 경쟁기업의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

원재료 생산에서 타이어 제조, 소매점 판매까지 미국 현지에서 수직통합체제를 이룸으로써 극심한 수급변동에도 안정성을 유지. 일본과 달리 미국에서는 5개의 원재료 공장에서 합성고무, 공업용섬유 등을 직접 생산하고 미국 내 6개의 타이어 제조공장에 납품. 원자재가격 변동이 극심한 상황에서 원료의 안정적 조달이 가능해짐에 따라 미국 내 타이어 제조의 원가경쟁력이 제고. “타이어업계의 구조변화가 극심한 가운데 공급체인의 수직통합모델을 강화한 것이 생존의 열쇠가 되었다” (쇼시 아라카와,브릿지스톤 ceo). firestone complete auto care라는 브랜드로 2,20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80개 점포를 신규 개장하는 등 공격적으로 점포 확장. 70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굿이어가 2008년 가을 이후 92개점포를 폐쇄한 것과는 대조적

일본시장: 불황형 新사업을 선제적으로 전개

불황 이전부터 재생타이어를 핵심사업으로 재정의하고 이에 전력투구. 新제품 시장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일본의 상황에서 재생 타이어사업은 ‘제 살 깎기’의 가능성이 높아 일부에서는 극심하게 반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타이어의 高수익성과 장기불황에 시달리는 일본 물류기업의 수요 증가세를 이유로 ceo 주도하에 추진. 재생타이어의 수익성(매출액에서 직접비 차감)은 50% 수준. “자기부정을 통해 신사업 영역으로 확장해야 함”(쇼시 아라카와, 브릿지스톤 ceo)

재생타이어 업체 반닥(美)을 인수하여 기술을 흡수하고 브릿지스톤의 기존 유통망을 통해 판매. 2007년 당시 북미 재생타이어 시장의 50%를 점유한 반닥은 타이어 내부를 ct처럼 검사하고 필요한 부분을 깎아 평평하게 만든 후 홈이 파인 고무를 붙이는 기술을 보유.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타이어 관리 컨설팅을 추진하여 재생, 신제품타이어 비율을 조절함으로써 재생타이어 비율을 높이면서도 신제품 수요감소를 최소화(2008년 일본에서만 50만개의 재생타이어 판매)

최근에는 親환경 트렌드 등으로 低연비 에코타이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예정보다 1년 앞당겨 2010년 2/4분기에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 연비를 7% 개선한 에코타이어의 가격을 15∼20% 인하하여 일반 타이어와동일 가격대에 판매함으로써 대표상품으로 만들 계획

6. 구글(google)

불황에 둔감한 온라인 광고시장을 장악

구글은 주 수입원인 온라인 광고시장이 불황의 충격을 덜 받은 덕분에 2007∼2009년 매출성장률이 연평균 19%를 유지하며 승승장구. 온라인 광고시장은 단위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방송, 인쇄매체를 통한 오프라인 광고시장에 비해 불황의 충격이 적은 편. 2004∼2009년 세계 온라인 광고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1%에 달하며 불황의 골이 깊었던 2009년에도 16%의 고성장을 달성

핵심역량인 검색엔진과 온라인 광고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기업과의 격차를 벌리고 지속적인 매출성장을 달성. 7(검색/광고):2(애플리케이션):1(장기투자)의 자원투입 비율을 준수해 검색 및 온라인 광고 분야에서의 경쟁우위를 철저히 유지. 검색엔진 2위 기업 야후는 구글과의 기술경쟁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소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ms의 검색엔진을 사용하기로 합의. 검색 관련 기술력을 활용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며 전체 매출의 97%(2009년 기준)를 온라인 광고로 달성

온라인 광고사업은 시장확대에 물리적 제약이 적어 승자독식 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1위 기업인 구글이 갖는 이점이 막강. 2009년 상반기 미국 온라인 광고시장의 71%를 상위 10개사가 차지했으며,11∼25위 기업의 점유율 평균은 1%에 불과. 세계 검색광고 시장 점유율(2009년 4/4분기) 순위: 1위 구글(71%),2위 야후(15%), 3위 ms(4%)

불황기에도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의 일부를 활용해 미래성장을 위한 新사업 진출에 투자. google apps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모바일분야의 안드로이드 o/s는 향후 iphone o/s의 점유율을 앞설 것으로 전망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 및 유망기업에 대한 m&a를 통해 조직이 거대화된 상황에서도 혁신역량을 유지. 연구개발 관련인력이 전체 2만명 중 7,500명에 달하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매년 12%를 상회(2007∼2009년 기준). google labs는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온라인에 구현해보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창의성을 촉진. 더블클릭(31억달러), 유투브(16.5억달러) 등 대규모 m&a 외에도 소규모 닷컴기업 인수를 지속해 혁신역량을 흡수. 구글의 모바일 o/s 안드로이드도 2005년 신생기업 안드로이드를 인수해 개발한 것

7. 노블그룹(noble group)

‘파이프라인 전략’으로 불황 충격 완화

홍콩의 노블그룹은 1987년에 설립된 후 20여년만에 트레이딩 업계 5위로 부상. 2001년 이후 9년간 연평균 43%의 성장세를 시현하며 곡물, 금속/광물, 에너지 등 원자재 분야에서 두각. 2009년 fortune 글로벌 전체 218위를 기록했으며 일본계 상사 스미토모, 이토추를 제치고 업계 7위에서 5위로 순위가 두단계 상승. 경제위기의 충격 속에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 증가세를 유지. 매출규모가 2008년 4/4분기 68억달러에서 2009년 4/4분기에는 96억달러로 41% 증가. 같은 기간 중 일본 5大종합상사의 매출은 평균 28% 감소

가격등락이 심한 원자재 품목을 취급하고 있음에도 ‘파이프라인 전략’을 통해 수익을 안정화. ‘파이프라인 전략’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글로벌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매 단계마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 파이프라인 전략을 주축으로 단계별 안정수익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영업이익률이 2008년 4/4분기 2%에서 2009년 4/4분기 2.2%로 상승. 일본 5대 상사의 영업이익률은 동 기간 평균 2.7%에서 1.4%로1.3%p 감소

위기관리의 일상화로 안정적 성장

위험을 계량화하여 상시 관리하는 철저한 위기관리체계를 구축. 2007년부터 리스크 측정지표로서 ‘var(value at risk)’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위험노출금액을 측정하고 상시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스트레스테스트 및 시나리오 분석을 병행하면서 위기에 대비. 불황이 본격화되었던 2009년의 위험노출 수준은 2008년 대비절반 수준으로 축소(1.75% → 0.83%)

원료 구매시점에 판매가격을 확정하는 헤지전략으로 가격변동 위험을 제거. 재고의 90%는 의무적으로 선물(futures) 등에 가입하는 헤지전략이 안정적 수익 확보에 주효

Ⅲ. 시사점

글로벌 기업의 불황기 대응의 핵심은 ‘경영자원 확보’, ‘자원의 신속한재배치’, ‘고객가치 창출’. 글로벌 위기의 승자들은 ① 불황 시 사용할 수 있는 경영자원의 여유분(slack)을 확보하고, ② 이를 탄력적으로 재배치하여 전열을 정비하며, ③ 이후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통한 매출확대에 전력. 위기 이후에는 차후의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 시장지배력이 강화된 글로벌 기업은 기존 강점을 활용한 新사업,新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등 위기 이후에 더욱 공세적으로 나올 전망

실탄(현금) 확보가 불황극복의 출발

외부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불황기에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이는 생존뿐만 아니라 불황기 도약을 위한 선결조건. 고정된 판도가 흔들리게 되는 불황기는 저렴한 매물이 쏟아지는 등 호황기에는 쉽게 얻기 힘든 기회가 많다는 점에서 현금확보가 무엇보다 중요. ‘공칙유여(攻則有餘, 공격을 잘하는 자는 병력에 여유가 있다)’는 손자병법에서 언급된 병법의 기본. 동일한 기회가 왔을 경우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황 초기에 최소한 경쟁자 수준의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 애플의 경우 위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2008년 4/4분기 시점에 파나소닉, 소니, 디즈니, 캐논, 3m을 인수할 수 있는 256억달러의 현금유동성을 旣확보

불황기에 구조조정, 비용절감 등 호황기에 실행하지 못했던 구조적인 비효율을 과감하게 제거함으로써 체질을 개선하고 현금을 확보. 다만, 무차별적인 삭감, 사업매각 등 불황기 빠지기 쉬운 단기처방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생각하는 전략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

신속하게 자원을 재배치

불황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 혹은 지역에 자원을 집중하여 경쟁사를 일거에 따돌리는 기회로 활용. 특정 제품 또는 지역에서의 부분성과를 ‘지속가능’한 수익원化하여 기업전체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 브릿지스톤은 불황으로 재생타이어(제품)의 수요증가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서 물류기업 대상의 타이어 컨설팅 서비스를 추가하여 교체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 중국(지역)에 강점을 가진 폭스바겐은 중국전용 모델인 라비다, 뉴보라 등을 출시하며 현지화를 더욱 강화, 2009년 중국시장에서37%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하며 21%에 그친 도요타와의 격차를 확대. 불황으로 경쟁사의 자원투입에 한계가 있을 때 월등한 품질과 서비스로 획득한 고객의 신뢰는 지속 성장의 탄탄한 토대로 작용

자원이 재배치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하여 부상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유념. 불황기에는 작은 의사결정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조직 전체의 ‘복지부동’ 경향이 강하므로 ceo 주도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절실. 자금이 부족하여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한 경우에도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강점부문에 재투자함으로써 조직이 혹독한 구조조정의 과정을 견딜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 2008년 당시 인베브는 안호이저부시 인수(공격)와 테마파크 매각 및 감원(수비)를 1년 이내에 실행함으로써 조직전반의 활력을 유지

‘逆발상’과 ‘열린 생태계’로 고객에게 新가치를 제공

소비심리가 위축된 불황기에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逆발상’전략으로 기존의 경쟁구도를 흔들 수 있는 새로운 가치의 제안이 필수. 기존 기업들이 기능을 강조한 제품으로 경쟁한 데 반해, 애플은 편의성 및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의 ipod, iphone 등으로 승부. 브릿지스톤은 신제품 시장 위주인 일본에서 ‘저급타이어’로 홀대받던 재생타이어 시장에 진출하여 ‘親환경’을 강조하며 수요를 발굴

‘열린 생태계’의 구성을 통해 외부기업의 역량까지 최대한 활용한‘ 네트워크 가치’를 제공해 고객의 소비심리를 자극. 생태계의 참여기업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가치는 단일 기업이 가질 수없는 차별적인 경쟁력을 형성하여 고객을 ‘고착화(lock-in)’·애플의 iphone은 제품 자체의 디자인 및 기능의 우수성뿐 아니라 외부기업이 제공하는 iphone 전용 애플리케이션의 가치도 막강. 自社주도의 생태계 구성이 어려운 경우는 경쟁력 있는 생태계에 참여하거나 공동으로 생태계를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은 애플의 itunes와 달리 통신사들에게 수익의 30%가 돌아가 통신사들과의 공동 추진이 활발

불황대응역량을 사전에 구축

불황에 대응하는 최적기는 불황 이전임을 명심하여 불황이 언제 닥쳐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불황대응역량’을 지금부터 확보. 사전에 잘 구축해 놓은 포트폴리오(방패)를 통해 충격을 완화하거나 自社의 초일류제품(창)에 기반하여 불황기에도 공격적인 전략을 시도. 현재의 제품군 혹은 지역에 안주하지 않고 특정 제품군에서 강점이 있다면 지역 다각화를, 지역에 강점이 있는 경우에는 제품 라인업확장을 추진하여 불황에 대비.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초일류제품을 지속적으로 혁신함으로써 경쟁제품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확고한 시장지배력을 형성

제품 특성별로 경기변동에 좌우되지 않도록 맞춤전략을 발굴하고 불황에 대비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 불황기에는 사업 다각화의 장점이 부각되는 만큼, 리얼옵션式 투자포트폴리오를 통해 미래변화에 사전 대응

가격등락이 심한 원자재 품목을 직접 취급하는 산업이나 화학 등과 같은 대규모 장치산업은 공급사슬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여 기초수익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 노블은 가치사슬의 全단계에서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특정 단계에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전후방으로 이를 분산 [정태수 연구원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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