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을 보내면서
정유년(丁酉年)을 보내면서
  • 연성주 기자
  • 승인 2017.12.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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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정유년(丁酉年)이 저물고 있다.
 
매년 순탄하게 지나갔던 한해가 거의 없었지만 유독 올해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우선 19대 대통령 선거가 예정보다 6개월이나 앞당겨 치러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무난히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195일 만에야 간신히 조각을 완료하는 등 인사를 둘러싼 진통이 극심했다
 
여기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결정에서부터 재판이 일년 내내 이어졌다.
또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한·중 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갈등을 거듭했다.
연말에 문 대통령의 방중으로 어느 정도 봉합이 됐지만 '불씨' 는 여전히 남아 있다.
 
문재인 정부 6개월의 '경제성적표' 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엇갈리고 있다.
우리 경제는 외견상으로는 세계경제 순풍 속에 수출이 늘어나면서 순항하는 듯하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걱정스러운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성장률이 3년만에 3%대에 복귀한 것만은 다행스럽다.
3분기까지 이룬 성장만으로도 3%대 가능한데 4분기에 제자리걸음만 해도 3.2%안팎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버팀목인 수출이 1등공신이다.
무역 1조 달러를 3년 만에 회복하고 세계 수출 6위 자리를 2년만에 되찾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올해 수출은 579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도 역대 최고(3.33%)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진입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세금이 지난해보다 10조원이 더 걷혀 세수호황이 올해에도 이어졌다.
나라곳간이 풍족해지면서 복지를 확충할 여력이 생겼다.
 
대기업들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리면서 엄청난 돈을 사내유보금으로 챙기고 있다.
 
반면 가계에는 냉기만 돌면서 내수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는 1400조원을 넘어섰고 청년백수들은 여전히 차고 넘친다.
 
11월 청년층 실업률은 9.2%로 사상 최고를 기록헀다.
또 취업자 증가폭이 두달 연속으로 30만명에 미달하면서 '고용한파' 가 쌩쌩 불고 있다.
 
올 3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한달평균 439만원으로 지난해보다 0.2% 감소했다.
전년동기 대비 가계의 한달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은 8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2년 내내 가계소득은 뒷걸음질하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들은 영업이익률이 계속 하락해서 생존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채용을 줄여야 할 상황이다. 
 
최저임금 16.4% 인상에 대한 후유증은 생각보다 크다.
경총이 최근 조사한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은 '고용축소' 를, 대기업은 '무인화·자동화 등 자본투입 확대' 를 대응방안으로 꼽았다. 어떻든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대답이다. 
 
수출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져 반도체·화학 등을 빼면 나머지는 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몇개 업종의 호황으로 인한 '착시현상' 에 빠질 우려가 높다. 
 
일부 학자는 현재 실물경제는 제2차 석유파동이 일어난 지난 1978년과 비슷한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하기 까지 했다. 
 
내년에는 고유가·고금리·원화강세의 '신3고' 현상으로 인한 효과가 본격 나타나면서 우리경제를 짓누를 가능성이 농후하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을 처음 실험한 해였다.
본격적인 성적표는 내년에 나오게 된다.
청와대에 걸려 있는 '일자리 상황판'이 말해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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