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매너-2] 악수, 자신의 품격을 결정한다
[비즈니스 매너-2] 악수, 자신의 품격을 결정한다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1.2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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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의 본질은 손잡음이 아니라 ‘눈맞춤(Eye Contact)’인 줄 아는 한국인
 
▲ 신성대 동문선 사장

은 많지 않다. 악수란 그저 만남의 의례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활동 교섭 상대방 간에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대화할 수 있는 상대임을 서로 확인하는 인사법이다.
 
눈을 마주치지 않으면 소통이 안 됐다는 것이 글로벌적 인식이다.
 
 
◇ 한국의 절[拜]과 악수는 별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 동행했던 당시 김장수 국방장관이 허리를 똑바로 세운 자세로 김정일과 악수했다하여 남한의 자존심을 지킨 영웅(?)이 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이 ‘꼿꼿악수’를 두고 사관생도나 군인들만의 인사법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그게 글로벌 선진문명사회권에선 일상적인 인사법입니다.
 
악수할 때 허리 굽히고 고개 숙이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일본의 정치인 등 일부 계층 포함) 한국뿐입니다.
 
▲  악수의 본질은 손잡음이 아니라 ‘눈맞춤(Eye Contact)’  이다. 잘못된 악수의 전형(사진=연합)
 
상대가 갑(甲)일 경우에는 혹여 건방지다고 여기지 않을까, 불이익이 따르지 않을까, 공손과 복종의 표시로 그저 땅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못 올려 죄송스럽다는 듯 허리를 최대한으로 굽히고, 어깨 움츠리고 고개 숙이고, 두 손 모아 악수합니다.
 
이를 글로벌적 시각에서 보면 세상에서 가장 비굴하고 천한 인사법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굽신 악수는 자살골입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한국의 관습에선 글로벌 정격 악수만을 고집했다간 십중팔구 예의 없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여 배례와 악수를 구분해서 적절히 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른이나 모셔야 할 상급자일 경우 먼저 한국식으로 절(拜)인사를 한 후, 상대가 손을 내밀면 그때 글로벌 정격 자세로 악수를 하는 겁니다.
 
단 국제관계, 공적인 행사, 외국인을 대할 때에는 악수만으로 인사하여 글로벌 기준에 맞추도록 해야겠습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자면 레퍼런스 프레임을 많이 확보하고 있을수록 유리합니다.
 
◇ 글로벌 세계에서 자라목은 하인 매너
 
그런가 하면 한국인들이 흔히 하는 약식 인사법인 목례 또한 문제가 많습니다. 목례(目禮)란 눈[目]인사이지 목[頸, 고개]인사가 아닙니다. 고개를 까닥이는 것이 아니라‘ 눈방긋’을 말합니다.
 
게다가 한국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하나같이 자라목입니다.
 
허리를 굽히다 말고 어깨를 움츠려 목을 앞으로 쭉 빼는 바람에 볼품이 없어져 천해 보입니다. 이런 인사법이 부지불식간에 한국적 전형으로 굳어져버려 한국인들 중 어깨를 바로 편 사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랜 세월 동안 체화된 식민사대 근성 때문인지 서양인이나 대국인 앞에서는 이 현상이 더 심해집니다.
 
그리고 이 굽은 자세 때문에 한국의 유명 배우나 스포츠 스타들 누구도 글로벌 상류층 사교클럽에 들지도 못할뿐더러 그 흔한 글로벌 광고모델 하나 못 따내는 것입니다.
 
인격[자세]이 바르지 않다는 거지요. 고개를 끄덕이거나 턱을 내미는 자라목 인사법은 짐승들간의 인사법으로 여겨 글로벌 신사들은 내심 질색을 합니다.
 
공손함이 지나치면 비굴이 됩니다. 당연히 이런 사람들은 복종형으로 주체성과 책임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한국인들이 악수 할 때 눈맞춤을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절인사[拜禮]에 있습니다. 그로인해 상대와 소통, 교감하는 능력은 물론 대화, 토론, 협상력까지 떨어져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에서 삼류로 대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예절교육은 ‘예(禮)’자체를 중시해서 ‘전통’과 ‘공손’ ‘서열 확인’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예(禮)의 본질인 ‘인격존중’과 ‘소통’에 대해서는 개념조차 없습니다.
 
지금 한국 어린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배꼽인사는 장래에 그들을 글로벌 하인으로 만들고 맙니다.
 
▲    악수란 그저 만남의 의례 차원에서 끝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활동 교섭 상대방 간에 서로의 눈을 쳐다보며 대화할 수 있는 상대임을 서로 확인하는 인사법이다. (사진=연합)
 
◇ 인사는 소통을 위한 인격적 행위
 
그리고 한국인의 악수할 때 가장 나쁜 버릇은 일타이피(一打二皮) 악수법입니다. 악수를 하자마자 손을 잡은 상태에서 눈길을 다음 사람에게로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의 대다수 지도자들이 종종 이런 왕싸가지 악수법으로 사람을 무시하곤 합니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 악수법에 심각한 모욕을 느낍니다.
 
아무리 바쁘고 인사 나눌 사람이 줄을 서 있다하더라도 이왕 또박또박 분명하게 한 사람 한 사람씩 눈방긋-악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악수할 때 손을 힘 있게 꽉 잡아야 한다느니, 서너 번 흔들어야 한다느니 하는 원칙은 없습니다. 그때그때 상대에 따라서 적절히 응대하면 됩니다만 디테일한 것은 따로 배워야 합니다.
 
드물게 상대가 숙녀일 경우 손등을 내미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거의 모든 서양 남자들은 자동적으로 허리를 굽힙니다. 이때에는 손가락을 가볍게 잡고 허리를 굽혀 손등에 입맞춤을 해줘야 합니다.
 
단 상대가 치마 정장을 입었을 때입니다. 바지를 입었을 경우에는 숙녀도 남성과 동등하게 대합니다. 만약 바지차림 숙녀가 치마 입은 것처럼 세침때기 행세하면 꼴불견으로 멸시합니다.
 
그리고 서양에선 어린 소녀라 할지라도 치마 정장인 경우에는 숙녀와 동등하게 대합니다.
 
끝으로 이미 친분이 있는 사람과는(특히 여성에 대해서는) 허그(hug)나 볼키스 비주(bisou)를 해주는 것이 신사의 매너입니다.
 
이런 인사법에 익숙치 않은 한국인들은 상대를 껴안을 때 겨우 어깨 정도만 갖다 대는데, 이 경우 내키지 않는다는 모양새가 되어 곤란합니다. 허그야말로 배꼽인사입니다.
 
바른 자세에서 당당하게 배와 가슴을 갖다 붙여서 껴안아야 합니다. 상대가 어린 아이일 경우 무릎을 꺾어 앉아 눈높이를 맞춘 상태에서 악수를 하거나 껴안습니다.
 
어떤 형태의 인사든 목적은 소통에 있습니다. 태도가 바뀌면 마음도 바뀝니다. 소국근성, 사대근성, 피식민근성도 정격 악수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악수할 땐 손보다는 눈에 무게 중심을 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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