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매너-6] 잘 놀 줄 알아야 큰 물에서 논다
[비즈니스 매너-6] 잘 놀 줄 알아야 큰 물에서 논다
  • 신성대 사장
  • 승인 2018.03.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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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신문= 신성대 동문선 사장] 미국 주요 투자회사 주주총회가 시작되기 두어 시간 전부터 안쪽 방에서는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 거물급 대주주들이 너댓 테이블에 짝지어 둘러 앉아 트럼프를 즐긴다.
 
패가 한 바퀴 돌고나면 파트너를 체인지해서 다시 논다. 
 
▲  신성대 동문선 사장
이렇게 한참을 즐기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는다. 기실 주주총회의 중요 안건을 식전 노름판에서 다 사전 추인해버린 것이다.
 
그런 다음 강당에 나와 총회를 여는 것은 그저 박수치고 인증샷 남기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 부부가 댄스는 기본이어야
 
글로벌 최상위 오피니언 리더급 인사의 조건? 모국어 수준의 불어와 영어를 포함한 수개국어 구사 능력, 수영, 승마, 사격, 스키, 사교댄스, 노래, 악기 정도는 기본으로 본인은 물론 배우자까지도 필히 갖춰야 하고 아이들도 커가면서 배워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비즈니스 마케팅이나 글로벌 네트워크 측면에서 필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글로벌 본선 무대에는 인격체 각각의 매너에 더해서 패밀리 타이(family tie)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테이블 매너는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패밀리 타이는 부모와 자녀가 한 세트로 상대방 측과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지요. 
 
수년 전 ‘세계검사협회 총회’가 한국에서 개최된 적이 있습니다. 말이 총회지 실은 국제적인 부부동반 사교모임입니다. 모두 놀려고 왔는데 한국에서 총회를 열었을 적에는 학술대회를 개최해서 국제적인 망신을 산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댄스파티를 열어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했던 겁니다.
 
한국 검사들 자신은 물론 마누라들 중에 정식 사교댄스를 출 줄 아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죠. 다양한 문화체험, 놀거리, 댄스파티를 통해 서로간의 친목을 형성해서 추후에 생길 국가 간의 골치 아픈 사건들을 부드럽게 해결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총회 개최였지만, 기껏 잔치 벌렸다가 꼴만 우습게 된 겁니다.
 
한국인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최대 약점이 바로 사교댄스 불가능입니다. 한국에서 국제적인 사교 모임을 개최하기 불가능한 가장 큰 이유이지요.
 
특히 부부초청 리셉션이나 파티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이 댄스인데 한국인들은 이에 대한 훈련이 전혀 되어있지 않습니다.
 
국내 대기업 임원들 부부동반 리조트에서의 회합에서도 고작해야 디너입니다. 식전 리셉션이나 디너 후 댄스파티 같은 건 꿈도 못 꾸죠. 남자들이 폭탄주와 허풍으로 단합대회 하는 동안 여성들은 구석에서 콜라나 오렌지주스 수다로 시간을 때우다 옵니다.
 
그러니 글로벌 상류층 모임에 나가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지요. 
 
댄스를 못하는 본인도 문제지만 제 마누라가 다른 남자와 부둥켜안고 춤추는 것을 곱게 보아 넘기는 훈련이 된 한국 남자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 보다 친밀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아예 불가능한 겁니다.
 
진정한 글로벌 전사라면 마누라는 물론 아이들까지 함께 뛰고 놀 줄 알아야 합니다.
 
▲   진정한 글로벌 전사라면 마누라는 물론 아이들까지 함께 뛰고 놀 줄 알아야 합니다.(사진=연합)
 
신데렐라는 4시간 내내 춤을 췄습니다. 만약 춤 출 줄 몰랐거나 서툴렀다면 그런 행운이 와도 잡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습니다. 실제 글로벌 상류층 리셉션에선 2시간 디너, 2시간 댄스파티가 기본입니다.
  
그리고 이는 한국의 선남선녀들이 글로벌 선진국 중상류층과 결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거의 모든 파티가 부부동반이니 놀 줄 모르고 매너도 모르는 보릿자루를 동반자로 삼았다간 자신의 미래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디너나 파티에선 호스트든 게스트든 여성은 반드시 치마정장을 입어야 합니다.
 
특히 부부동반 모임에 나갈 때에는 무조건 치마여야 한다. 여성이 바지를 입는다는 것은 오피니언 리더로서 여성성을 포기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글로벌 무대에선 노는 것도 비즈니스다
 
중국인들은 셋만 모이면 돈 벌 궁리를 합니다. 헌데 한국인들은 셋이든 열이든 모이면 수다만 떱니다. 입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거지요. 그나마 들어서 도움이 되는 인문학적 얘기도 아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수준의 신변잡담입니다.
 
그런 일로 시간과 에너지 낭비하고 맨정신으로 돌아가자니 뒤가 항상 씁쓸한 겁니다. 해서 술을 퍼마시는 것이지요.
 
 
사람 사는 정(情)? 한국적인 풍류? 아무렴 한국인들끼리야 그렇다 치더라도 글로벌 사회에서 비즈니스 아닌 인간관계는 가능할까요? 순수한 인간관계? 그런 주변머리 없는 조선 선비정신으론 지금 같은 글로벌 시대엔 절대 살아남지 못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전에 비즈니스 동물입니다. 남녀가 만나 결혼해서 사는 것부터가 실은 원초적으로 비즈니스입니다. 사랑은 소통이고 섹스는 그 도구이지요.
 
당연히 섹스도 매너입니다. 서양 여성들이 한국 남자라면 질색하는 것도 바로 이 바지 내리고 무작정 덤비는 무매너 섹스 때문입니다. 
 
특히나 국방부에서 교육시켜 3년 임기로 주요국 대사관에 파견하는 무관들에겐 술과 댄스는 필수입니다.
 
그쪽나라 국방부 인사들과 어울려 남자답게 화끈하게 술을 마셔 서로 소통해야 하고, 때로는 젊고 건장한 몸매로 상류층 귀부인들과 댄스를 즐기면서 고급 정보를 얻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은 장시간의 협상테이블에서 살아남는 자가 극히 드뭅니다. 우선 테이블에서의 자세가 바르지 못한데다가 승마와 댄스 등으로 하체가 잘 단련된 서구의 오피니언 리더들에 비해 체력적으로 밀리기 때문입니다. 
 
요즘 한국에선 ‘창조’가 화두입니다. 허나 여가를 즐길 줄 모르면 문화예술이 있을 리 없고, 놀 줄 모르고선 ‘창조경영’ ‘창조경제’ 있을 수 없지요. 열심히만 한다고 새로운 것 나오지 않습니다.
 
참신함은 여가와 놀이에서 나옵니다. 놀 줄 아는 대통령, 총리, 장관, 의원, 오너, CEO가 일도 잘합니다. 꼬리를 무는 한국 갑(甲)들의 성추행 사건들도 기실 일찍이 노는 법을 배우지 못한 때문입니다. 
 
흔히들 청년들에게 공부든, 운동이든 놀이든 “하나만 잘하면 된다”고 역설합니다. 아무렴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인격체로서 갖춰야 할 소통 기본기부터 갖춰야 합니다.
 
예전에 세계은행 김용 총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공부하는 한국의 학습문화에 대해 “한국이 이렇게 발전한 데에는 높은 교육열이 바탕이 됐지만 이제는 ‘개도국 교육’에서 ‘선진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한국 학생들에게 “덜 공부하고, 더 놀아라!(Study less, play more!)”고 주문한 적이 있습니다.
 
◇ 놀 줄 모르는 등신 똑똑이들 
 
한국인들은 대화나 협상에 임하면 상대방에게 그 속내를 금방 다 들키고 맙니다. 어렸을 적부터 공부만 하느라 카드 등 노름을 해보질 않아 자신의 패를 상대방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내심을 감추는 훈련이 전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태연한 상대방의 얼굴과 자세 속에 감춘 속내를 꿰뚫어보는 능력 또한 현격하게 부족합니다. 당연히 노름과 전쟁의 절대 덕목인 냉정심과 절제력도 전혀 기르지 못했지요. 그러다보니 화통하고 화끈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여차하면 올인 해버리는 바람에 결국에는 사업과 인생 다 망치고 맙니다. 당연히 유혹에도 약해서 잘 넘어가지요. 
 
요즘은 한국인 누군가가 미국 하버드대학에 입학만 해도 일간지 뉴스거리가 됩니다. 글로벌 시대, 스펙 시대를 맞아 서울대병이 하버드병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에선 공부(시험)가 출세의 가장 빠른 길이었습니다.
 
솔직히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금 그 허상이 깨지고 있습니다. 스펙의 시대가 끝나고 소통, 교섭, 매너와 품격의 시대, 전인적 인격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일선 학교나 체육관에서 이런 잡기와 댄스를 적극적으로 가르쳐 미래의 글로벌 인재를 길러야 합니다. 유학을 가더라도 이런 잡기나 놀이를 할 줄 알면 현지인들과 쉽게 어울려 소통할 수가 있습니다.
 
둘만의 게임인 바둑은 글로벌 비즈니스 오락으로는 적당치가 않습니다. 화투 역시 세계적인 놀이 도구로는 역부족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파티, 리셉션, 스포츠, 잡기오락 판에 끼이지 못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되어 본 분들은 그 지옥 같은 기억을 평생 지우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놓쳐버린 수많은 기회들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치지요. 아무튼 대화, 협상, 계약 등 현대의 모든 비즈니스는 테이블에서 이뤄집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선 테이블이 곧 전장(戰場)입니다.
 
식사, 마작, 카드놀이와 마찬가지로 공부 역시 테이블 게임의 한 종목일 뿐이지요. 노는 것도 매너입니다. 제대로 노는 법을 배우면 자기 가치를 십 배, 백 배 높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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