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왕의 귀환' 겉부터 속까지 확 바뀐 4세대 현대 싼타페
[시승기] '왕의 귀환' 겉부터 속까지 확 바뀐 4세대 현대 싼타페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3.19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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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 및 안전사양 대거 적용 불구 가격 크게 오르지 않아…실내 내장재의 고급감 부족은 다소 아쉬워
▲ 킨텍스에서 출발해 임진각 평화누리까지 주행하는 동안 신형 싼타페는 인상적인 주행감각을 보였다. 사진은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 주차 중인 신형 싼타페 (사진=황병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2월 21일 6년만에 풀체인지 된 신형 싼타페를 대대적인 행사를 통해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미디어 공개 행사 현장에 130여대의 미디어 시승차를 준비할 정도로 현대차가 싼타페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큰 것을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싼타페는 지난 2000년 1세대 모델이 첫선을 보였으며, 전세계에 430만대, 국내에서 100만대 판매될 만큼, 국산 SUV의 왕좌를 오래도록 차지하고 있었다. 기아차에서 쏘렌토로 왕좌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지만, 싼타페가 왕좌를 내준 일은 상당히 적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올해 새로 등장한 4세대 싼타페는 어깨가 무겁다. 중국과 북미 시장에서 부진한 현대차의 판매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중책을 맡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세단에서 SUV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그간 현대차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투싼과 3세대 싼타페(북미 싼타페 스포츠) 그리고 맥스크루즈(북미 싼타페)는 모델 노후화로 첨단운전보조장치(ADAS)가 경쟁사 대비 다소 부족했다.
 
다행스럽게도 신형 4세대 싼타페에 대해서 국내 소비자 반응은 상당히 좋다. 사전계약을 실시한 후 영업일 기준 8일만에 1만4243대 계약이 이뤄졌다.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 싼타페 디젤을 출시할 예정이다. 마쓰다, 쉐보레, 지프 등 경쟁사들은 북미에서 이미 디젤 SUV를 출시 중이다.
 
▲ 신형 싼타페는 기존 싼타페 보다는 맥스크루즈 후속이라 보는 것이 적절할 정도로 차체가 커졌다. 그러나 3열 좌석은 성인이 오래 앉기에는 다소 좁다. (사진=황병우 기자)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텐스에서 출발해 김포를 거쳐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까지 왕복 100km 조금 넘는 구간으로 진행된 시승행사를 통해 본 기자는 신형 싼타페를 체험했다. 다소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존 모델과의 차이점을 확인하는 데는 충분했다.
 
신형 싼타페는 전 모델에 8단 자동변속기와 R-MDPS(랙 구동형 전자식 조향장치)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2.0리터와 2.2리터 디젤 엔진은 요소수를 이용한 선택적환원촉매(SCR)방식 매연 저감장치를 장착해 유로6를 충족한다. 
 
시승차량은 2.0리터 디젤 R엔진 e-VGT를 탑재한 모델로 크렐 사운드, 서라운드 뷰 모니터, 테크 플러스, 현대 스마트센스2, 파노라마 선루프, LED실내등이 적용된 프레스티지 트림이었다. 고급스런 스웨이드 내장재를 적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 셀렉션2 옵션은 제외됐다. 또한 현대차의 4륜구동 기술 H-TRAC을 장착하고 있었다.
 
실내는 현대차의 최근 트랜드들이 반영된 디자인으로 구성됐다. 플로팅 방식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센터페시아 가장 위에 자리 잡았고, 그 아래에는 송풍구와 공조장치 조작부가 위치했다.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와 수납공간이 있다.
 
테크플러스 옵션의 적용으로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장착됐고, 계기판은 LCD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그러나, 엔진회전수(RPM)와 유량계, 온도계는 기존과 같은 아날로그 방식이다. 테크플러스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 이전 모델과 같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적용된다.
 
▲ 신형 싼타페의 브레이크 등과 방향지시등 및 후진등은 분리된 형태로, 브레이크 등의 그래픽은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차의 것을 연상시킨다. (사진=황병우 기자)
 
실내 여러부분에는 인조가족으로 마무리해 고급감을 내려고 애쓴 흔적들이 보인다. 그러나, 다소 의도적으로 플라스틱으로 마감한 부분도 눈에 띈다. 시각적으로 알루미늄 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플라스틱이었다. 윈도우 조작 버튼들도 금속 느낌을 낸 것이 아니다.
 
특히 인조가죽으로 감싸지지 않은 부분은 준중형 급 차에서 본 듯한 질감을 준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그러나, 첨단 사양들은 기본으로 대거 적용했으면서도, 가격 인상폭이 크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수긍할 수 있다.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한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내년 말 또는 2020년 초에 출시가 유력한 제네시스 브랜드 SUV와의 의도적인 급나누기라는 의견도 있다. 실내 내장재 소재에서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지만, 첨단 편의장치 대거 적용에도 가격인 상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 간에 사소한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능동안전기술(액티브세이프티)이나 안전 사양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실내 소재들을 통해 고급감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제네시스 SUV의 고급감이 어느 정도 될지 기대가 된다. 
 
신형 싼타페에는 기존 모델보다 첨단운전보조장치(ADAS)가 대폭 강화됐다. 전방충돌방지보조(AEB), 전방충돌경고, 차로이탈방지보조, 차로이탈경고, 운전자주의경고, 하이빔보조 등이 최하위 모던 트림부터 기본으로 적용된다. 후방 주차거리 경고 센서도 기본이다. 
 
▲ 현대차가 미디어 공개행사에서 준비한 130여대의 신형 싼타페 시승차들. 이를 통해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다. (사진=현대차)
 
시승차량의 시동을 걸어보니, 진동이나 소음 등 NVH를 꽤나 억제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승한 싼타페에는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41.0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2.0리터 디젤 R엔진이 탑재됐다. 
 
HUD는 제네시스 브랜드 세단들에 장착된 것과 거의 같은 것으로 상당히 또렷하게 앞유리(윈드실드)에 반사돼 보였다. 소형 SUV 코나 또는 신형 벨로스터 등에 장착된 별도의 반사판에 표시 된 것보다 고급스러웠다. 
 
왼쪽과 오른쪽 사이드미러 부근에는 작은 유리창(쿼터글라스)를 만들어 A필러에 가려져 안보이는 부분을 개선했다. A필러의 두께도 기존 모델보다 개선해 전방 시야를 조금 더 좋게 만들었다. 사이드미러에 내장된 후측방경보 램프도 또렷하게 표시됐다.
 
킨텍스에서 출발해 자유로에 들어선 후 가속페발을 조금씩 밟았다. 최대토크가 대부분 많이 사용하는 RPM구간인 1750~2750rpm에서 두둑하게 나오기 때문에, 저속에서 고속까지 아쉬운 느낌은 적다. 주행하는 동안 들릴 수 있는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은 잘 억제했다고 느꼈다.
 
인상적인 부분은 보통 서스펜션 셋팅인데, 너무 물렁하거나 하드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적당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서도 롤이 꽤 억제된 느낌이었다. SUV는 대부분 무게중심이 높아서 주행 중 롤링이 있는데, 신형 싼타페는 적은 롤링과 충격흡수도 잘하는 편이었다.
 
2톤에 가까운 차체를 움직이는데, 2리터 엔진은 충분했다. 차고 넘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부족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다만, 디젤엔진이라는 한계 때문에 주행모드 변화에 따른 주행감각의 변화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가솔린 터보 모델은 다른 주행감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아직 시승해 보지 않았다.
 
▲ HUD와 전자식 디스플레이 계기판은 상당히 선명했다. 특히 HUD는 제네시스 브랜드 세단에 있는 것과 거의 같이 별도의 반사판을 이용하지 않고, 앞유리에 반사되는 방식이다. (사진=현대차)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킨텍스로 돌아오는 길에는 현대스마트센스를 작동시켜 봤다. 고속도로구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속도로주행보조(HDA)는 작동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크루즈컨트롤(정지 및 재출발 지원)과 능동조향보조(LKAS)는 정확하게 동작했다.
 
90km/h의 제한 속도에서 완만하게 굽어진 길을 차로를 벗어나지 않고 잘 따라갔다. 그러나, 운전대에서 손을 15초 정도 놓으면 경고음이 들리며, 5초 이상 더 손을 놓으면 기능이 해제된다는 것은 운전자가 숙지해야 할 사항이다. 첨단운전보조장치는 편의성 높은 반자율주행 장치라기 보다는 운전을 보조해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칼럼식에서 랙형으로 바뀐 전자식 조향장치도 좋은 감각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조향하는 과정에서 이질감도 거의 없앴다. 능동조향보조의 작동으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과거 유압식 조향장치에서 느끼던 자연스러운 조향감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브레이크 감각도 과거와는 다른 선형적(리니어)인 감각이다. 깊이에 따라 브레이크가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에는 브레이크 답력이 초반에 몰려있는 느낌이라면, 신형 싼타페의 브레이크는 깊이에 따라 답력이 적절히 분배된 듯했다.
 
연비는 현대차가 공개한 19인치 타이어 기준 공인 복합연비 리터당 12km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었다. 임진각까지 주행할 때에는 레드존에 다다를 만큼 적극적인 스포츠 주행을 했고, 킨텍스로 돌아올 때에는 제한속도에 맞게 정속주행을 했다. 
 
▲ ADAS 및 안전사양 대거 적용에도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은 점은 매력적이지만, 실내 소재의 고급감이 다소 부족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등장할 제네시스 SUV를 고려한 '의도적인 급나누기'라는 분석이다. (사진=황병우 기자)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의 서스펜션을 좀 더 단단하게 할 수 있는 튜익스 스포츠 서스펜션 옵션도 준비했다. 좀 더 단단한 승차감을 원하는 구매자는 튜익스 옵션을 선택하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기본 서스펜션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싼타페 판매가격은 2.0리터 디젤 모델이 ▲모던 2895만원 ▲프리미엄 3095만원 ▲익스클루시브 3265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3395만원 ▲프레스티지 3635만원이다.
 
2.2리터 디젤 모델은 ▲익스클루시브 3410만원 ▲프레스티지 3680만원 이며, 2.0리터 터보 가솔린  모델은 ▲프리미엄 2815만원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3115만원이다.
 
전자식 AWD시스템 H-TRAC 등 모든 선택 옵션을 적용한 최고트림 풀옵션 가격은 2.0리터 디젤 모델은 4365만원, 2.2리터 디젤 모델은 4410만원, 2.0리터 터보 가솔린 모델은 3935만원이다.
 
▲ 지난달 2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된 현대차 신형 싼타페 공식 미디어 출시행사에서 (왼쪽부터) 이광국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과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 허재호 현대자동차 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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