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읽기] 트럼프, 거래는 예술이다
[트럼프읽기] 트럼프, 거래는 예술이다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3.26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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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는 트럼프 세상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 붓는 정제되지 않은 그의 말을 해석하고 분석하느라 전문가들은 하루해가 모자랄 정도이다. 
 
▲ 1988년에 김영사에서 이재호 동아일보기자 번역해서 펴낸 트럼프 자서전
 
먼저 그의 말이 전략이어야만 분석이 필요하다. 전략적이지 않다면 구태여 분석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직도 세간에서는 트럼프의 행동이 즉흥적이다 아니다로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전 세계는 그의 말이 전략적이다 보고 대응하고,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언사에 대한 값은 충분하게 매겨져 있는 것 같다.
  
최근 관세부과에 전 세계를 흔들어 놓았고 이제는 한발 나아가 중국을 겨냥, 거친 말을 통해 통상전쟁을 선포했다.
  
멕시코 장벽을 통해 불법 이민자를 막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은 너무나도 원시적인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장벽을 쌓던, 아니던가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인종차별을 발언을 통해 전 세계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고, 팔레스타인인들이 미래의 수도로 점찍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는 발언이 중동은 물론 전 세계를 흔들어 놓았다.
  
무시무시한 종교적인 문제도 예외가 아니었다.
  
195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기로 한 최초의 세계적 기후 합의인 파리협정을 탈퇴하고, 미국이 필요해서 우리나라에 주둔시킨 주한미군 비용을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의 재정적자와 지지층인 블루칼라층을 위해 관세부과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둘러 일본, 한국, 중국 등을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다.
  
매사가 극적이면서 최대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경제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해도 좋다.
  
맹물먹고 된동(?)을 싸는 게 경제의 원리라고 가르치던 교수님이 생각난다.
  
트럼프는 미국 주류언론과 척지면서 거꾸로 언론을 덕을 톡톡히 본 정치인이다. 아마 언론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될 정도이니 아이러니하다.
 
그렇다면 트럼프에게는 그만이 추구하는 원칙이나 전략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에 아주 오래전에 나온 책을 펴봤다. ‘트럼프’라는 제목으로 펴낸 이 책은 한국어로 1988년도에 번역 출간됐다.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였던 이재호씨가 트럼프 자서전 ‘트럼프-거래의 기술’을 번역한 책이다.
  
이 책 첫 장에 ‘거래는 예술이다’라는 글이 있다.
  
“나는 돈 때문에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다. 돈은 얼마든지 있다. 나는 거래 자체를 위해서 거래를 한다. 거래는 나에게 있어서 일종의 예술이다”
  
두 번째 장인 ‘나의 사업스타일’이라는 장에서 11가지 원칙을 설명했다.
  
“내가 거래를 성사시키는 방식은 아주 간단하고 분명하다. 목표를 높게 잡은 뒤 목표달성을 위해 전진에 전진을 거듭할 뿐이다.~ 수제라 하더라도 브로커로서의 본능이 없으면 결코 성공한 사업가가 될 수 없다”
  
크게 생각하라
  
“나는 크게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대개 무언가 결정을 내려야 할 경우 그리고 일을 성사시킨다는 것에 대해 다소 두려움을 갖게 되기 때문에 보통 규모를 작게 생각한다. 그런 점이 나 같은 사람에게는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하지만.”
  
항상 최악의 경우를 예상한다.
  
“사람들은 내가 도박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도박이라곤 해본 적이 없다. ~ 나는 긍정적인 사고의 힘을 믿는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오히려 부정적 사고의 능력을 믿고 있다. 우연하게도 거래를 할 때는 보수적 입장을 가지게 되었다. 즉 항상 최악의 경우를 고려하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를 예상하고 있으면 막상 일이 닥치더라도 견뎌낼 수가 있다”
  
선택의 폭을 최대로 넓혀라
  
“나는 유연한 자세를 유지한다. 한 가지 거래에만 몰두하지도 않고 한 가지 방식만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볼을 한꺼번 공중에 던지면 멋있게 보이지만 일부는 땅에 떨어진다.”
 
시장 감각을 키워라
  
“나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그럴듯한 시장조사는 믿지 않는다. 언제나 스스로 조사해서 결론을 내릴 뿐이다. 나는 결론을 내기 전에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기를 좋아한다.”
  
지렛대를 사용하라
  
“거래를 할 때 가장 나쁜 자세는 도저히 가망이 없다고 절망하는 일이다. 그런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은 전의에 불타게 되고 당신은 이미 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최선의 방법은 힘을 내서 거래를 시작하는 것이다.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특성을 발휘해야 이긴다. 거래를 할 때에는 무엇인가 일을 추진시킬 지렛대를 이용해야 한다.”
  
언론을 이용하라
  
“언론은 항상 기사거리에 굶주려 있다. 당신이 조금 색다르거나 용기가 뛰어나거나 대담하고 논쟁거리가 되는 일을 하게 되면 신문은 당신의 기사를 쓰게 된다. 때로는 헐뜯는 기사가 나올 때도 있다. 순전히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사가 나가면 항상 손해보다는 이득이 많게 마련이다. 
 
일을 성공시키는 마지막 열쇠는 약간의 허세다. 약간의 과장은 아무런 손해도 가져오지 않는 법이다. 사람들은 조금 특별한 대상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신념을 위해 저항하라
  
“내 경험으로 신념을 위해 싸우게 되면 때로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나는 일이 있기는 해도 대개는 최선의 결과를 낳게 된다.”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을 오랫동안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좋은 상품을 내놓지 않으면 사람들은 끝내 허실을 알아차리기 마련이다.”
  
희망은 크게, 비용은 적당히
  
“쓸만한 가치가 있으면 돈을 써야 한다. 그러나 적정규모 이상으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 나는 선친으로부터 동전 한 푼이라도 일일이 챙겨야 한다고 배웠다. 동전은 곧 지폐가 되기 때문이다”
  
사업은 재미있는 게임이다.
  
“나는 내 자신을 자랑하지 않는다. 인생이란 쉽게 변하기 마련이며, 성공한다고 해서 이 원칙이 변하지 않는다. 돈은 내게 있어서 큰 자극은 되지 않는다. 다만 성공하기 위한 방법이 될 뿐이다. 진정한 재미는 게임을 한다는 사실이다.”
 
-내가 소개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으면 어떤 모습이냐는 질문에 “일을 성사시키도록 도와준 알맞은 순간들을 포착했을 뿐이니까”
  
지난 88년 뉴스위크지 신년호에서 ‘아이아코카 시대는 가고 트럼프 시대가 온다’고 했다.
  
칼럼니스트 헤인드 존슨은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신출내기 뉴욕갑부 트럼프가 정치적 우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쓰고 새로운 정치적 우상을 열망하는 미국민들의 소망을 채워줄 인물로는 트럼프밖에 없다고 얘기 했다....책머리에서
  
우리는 요즘 트럼프를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그의 거래의 예술에 우리가 하나의 소품으로 전락된게 아닐까해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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