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융인맥⑧] 6공 금융계 인사의 핵심 ‘TK'와 ’모피아‘
[한국의 금융인맥⑧] 6공 금융계 인사의 핵심 ‘TK'와 ’모피아‘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8.03.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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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공의 마지막 금융인사인 92년 주총의 경우 당시 이용만 재무장관이 ‘단임원칙’에 변동을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초임만료 임원들 절반가량이 물러났다. 
 
당시인사에서도 TK라 불리우는 대구 경북출신이 시중은행 신임 임원 28명중 8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92년 금융계인사중 가장 관심사는  상업은행 이현기 은행장 3연임 여부다. 
 
그러나 은행에서 3연임을 한다는 것은 하늘의 운이 따라주지 않는 한 워낙 힘들다. 그만큼 은행장이라는 자리는 막중하고 힘든 자리이자 외풍을 많이 타는 자리이다. 
 
▲ 1991년 한양투금과 금성투금의 합병 및 은행설립사무국 현판식
 
최근 KEB하나은행처럼 잡음이 일듯이 당시에도 엄청난 파열음이 있었다. 이현기 상업은행장은 전날까지 유임이 거의 확실시 됐으나 김추규 은행장으로 낙점됐다. 
 
이같이 6공의 금융 인사를 시중은행 주총인사로 살펴본 결과, 관권의 개입이 두드러졌으며, 무차별적인 물갈이로 원칙 아닌 원칙이 적용된 인사로 밖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6공에서 금융계인사를 얘기하자면 ‘TK'를 빼놓고는 말할 수 가 없었다. 
 
TK는 대구 경북출신들로 금융계 관계자들은 당시 한은 김 총재의 등장이 80년대 들어 금융계의 확산된 시발점이라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알 수가 없다. 
 
경상도 출신 정권이 오래 집권 하다 보니 금융인사는 그들만의 리그였던 셈이다. 당시 호남출신들은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TK출신 면면을 보면, 5공의 실세 중 실세였던 이원조씨, 김만제, 사공일, 금진호 그리고 노태우 대통령 경북고 동기인 정춘택 은행연합회장 등을 거치면서 금융계의 TK인맥은 두터워졌다. 
 
특히 이원조씨는 5공과 6공을 거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6공 초기 금융황태자라 불리우는 박철언씨의 등장이 금융계 인사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에 학연, 지연, 혈연이 얼마나 지독하게 뿌리 박혔는지 노태우 태통령 시절 노씨문중에 힘을 빌어 임원이 된 케이스도 있다. 
 
나중에 드러나지만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 정부에서도 문중과 가까워다는 것을 보면, 어찌보면 전근대적인 잔재였던 셈이다. 
 
당시 경북고 출신 금융계 주요 인사로는 함태용 장기신용은행장,(33회), 이상호 경기은행장(30회), 정소영 생명보험협회장(32회), 홍희흠 대구은행장(33회), 이경재 은행감독원부원장보(38회), 오경희 금융결제원 전무(34회)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홍대식 산은 부총재, 김봉규 중소기업은행 부행장, 남영진 외환은행 상무, 김연조 외환은행 상무, 허홍 한일은행 상무, 정지태 상업은행 상무, 홍영후 신한은행 상무, 김재형 한미은행 상무 등이다. 
 
같은 TK 출신이 경쟁하는 일도 생기다 보니 불협화음도 나났으나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단결력도 있었다.
 
금융계 인사에서 TK와 함께 주목해야 할 부문은 모피아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재우회(財友會)’ 이다. 82년에 만들어진 재우회 출신들이 금융계를 좌지우지 할 정도로 힘을 발휘했다. 
 
모피아란 별명은 MOF(재무부영문약칭)와 마피아의 합성이다. 
 
당시 재우회 출신들을 보면, 이형구 산업은행 총재, 이용성 중소기업은행장, 홍재형 외환은행장, 송병순 광주은행장, 최종문 은행감독원 부원장보, 정춘택 연행연합회장등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박종석 증권감독원장, 고병우 증권거래소 이사장, 이만기 한양증권 사장, 홍인기 산업증권 사장 등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박봉환 손협회장, 정소영 생보협회장, 김창락 한국보증보험 사장, 성보경 중부생명보험사 사장 등이다. 
 
이용만 장관의 재무부 장관의 입각은 고대출신들이 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이 장관은 매사에 통이 크고 호방하여 따르는 후배들도 많았다. 
 
당시 고대출신으로 한호선 농협중앙회장, 박종석 증권감독원장, 김준협 신탁은행장이 꼽힌다. 
 
또 권태학 대동은행장, 김정규 동남은행장, 박종대 평화은행장이 고대출신이다. 
 
한국은행 이우영 부총재와 허한도 이사가 고대출신이며, 심종린 주택은행 부행장, 홍대식 산은 부총재, 박태만 상업은행 전무, 조재욱 제일은행 감사 등이 있다. 
 
92년 은행 주총에도 고대출신들이 상당수 임원의 반열에 올랐다. 
 
한편, 80년대 후반 대전고를 중심으로 한 ‘충청마피아’가 위세를 떨쳤으나 6공말에 와서는 퇴조하는 양상을 보였다. 
 
88년 3월 김건 한은총재가 발탁되고 그해 말 이규성 재무장관이 발탁되면서 절정을 이뤘다.
 
비슷한 시기에 이동호 차관이 산은총재를 옮겨 재무장관과 금융계에서 두 개뿐인 총재자리가 모두 대전고 출신들이 차지할 정도로 막강했다. 
 
당시 금융계에서 뛰고 있는 대전고 출신 인사로 권태학 대동은행장, 이병선 보람은행장, 신복영 은행감독원장, 장기오 은행감독원 부원장보, 주영기 국민은행 부행장보가 그들이다. 
 
이밖에도 당시 금융계에서는 한은출신이니 서울대 출신이니 하는 계보가 구성되어 잇어 암암리에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6공말에 와서 김영삼씨가 민자당 총재가 되자 벌써부터 PK(부산, 경남)의 부상이 눈에 띄게 된다. 그만큼 금융권 임원들은 정치외풍이 많이 타는 직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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