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완료…더블스타 '먹튀' 해소 급선무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완료…더블스타 '먹튀' 해소 급선무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4.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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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61% 해외 매각 찬성...더블스타 유증 6천억, 채권단 긴급자금 2천억 각각 투입
▲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금호타이어 노사, 채권단, 노사정이 긴급간담회를 5시간여를 진행한 끝에 '더블스타로 자본유치 및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상호 합의하고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
 
해외매각과 법정관리 사이에서 3년간 논란 속에 있던 금호타이어 문제가 결국 종지부를 찍게 됐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로부터 외자유치를 받기로 동의했다.
 
이에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현금 유동성이 바닥나 3개월 째 임금이 밀린 금호타이어에 긴급자금 2천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 및 투자유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1일 금호타이어 노조가 진행한 중국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 결과, 전체의 60.6%가 찬성에 표를 던져 가결됐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은 2741명으로 투표율은 91.8%에 달했다.
 
노조는 같은 날 오전 9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운동장에서 광주와 곡성공장 조합원들을 포함해 중국 더블스타의 자본유치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한 후 오전 10시부터 오후12시 까지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설명회는 지난달 31일 노사가 잠정적으로 합의한 '노사특별합의서'에 대한 것으로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에 6463억원을 제3자 유상증자 형태로 투자하고, 금호타이어 노조는 2017∼2019년 임금 동결과 상여금 일부 반납 등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을 수용하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상여 800% 중 2018년 상여 250% 반납 ▲2019년 이후 상여 200% 반납(2018년 반납분 250% 중 50% 환원) ▲상여 반납분은 2020년 이후 영업이익률(본사 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환원 ▲상여 반납분 환원이 완료된 이후에는 영업이익률(본사 기준)에 따라 별도의 격려금을 통해 반납분 보상 ▲광주·곡성공장 생산성 4.5% 향상 ▲공장 휴무 40일 시행(무급휴무 20일·통상임금 50% 지급휴무 20일) ▲연차·공상·질병휴직 등 제도 개선 ▲복리후생 항목 일부 중단 등이다.
 
노조의 투표가 찬성으로 가결됨에 따라 채권단은 찬성으로 가결된 경영 정상화 방안을 두고 2일 금호타이어와 MOU를 체결한다. 유상증자와 더불어 3년 고용보장, 더블스타 3년·채권단 5년 지분매각 제한 등도 계약서에 포함된다.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경영권 인수 절차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 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운동장에서 노동조합 조합원이 해외매각 찬반 의사를 묻는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빠르면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 정도에는 더블스타와 투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더블스타는 계약금으로 투자 총액의 5%(323억원)를 먼저 투입히며, 이를 통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45%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며 경영권도 확보하게 된다. 채권단 지분은 23%로 줄어든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해외매각이 성사됨에 따라 임금 3개월치가 밀린 금호타이어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채권 만기를 연장하고 2000억원 규모의 긴급자금을 투입한다. 아울러, 지난달 30일 금요일로 마감될 예정이던 자율협약은 올해 말까지 연장된다. 
 
현재 금호타이어가 안고 있는 국내외 채무는 2조4000억원에 달한다. 부도 및 청산이라는 최악은 피했지만, 올해 이후에도 채무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기 때문에 자율협약 대상 채권단의 채무 1조8000억원은 5년간 상환이 유예된다. 채권단 채무 상환 유예와 금리에 대해서는 더블스타와의 본계약 이후 정해질 것으로 산업은행은 밝혔다.
 
금호산업과의 상표권 협상,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위산업 부문 매각 승인 등 몇가지 절차를 통과하면, 금호타이어는 완전히 더블스타의 품에 안기게 된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며, 이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고 산업은행은 전망했다.
 
한편, 채권단과 금호타이어는 우리사주조합이나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사측의 자사주 출연 등 노조에 대한 유인책도 함께 제공한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경영위기 극복, 미래 지속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사 및 채권단, 더블스타가 참여하는 가칭 미래위원회 구성에도 합의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와의 협약과 별개로 더블스타와 투자유치를 위한 추가 협의를 시작한다. 총 6463억원의 유상증자와 3년 고용보장, 더블스타 3년과 채권단 5년의 지분매각 제한 등 투자 조건을 계약서에 구체화하는 것이다.
 
▲ 차이융썬 中더블스타 그룹 회장이 지난달 22일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지난달 22일 산업은행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중국 지리자동차가 볼보차를 인수한 것처럼 금호타이어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며, 새로운 것은 물론 기존 노사 합의 내용들도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자회견장에 함께 자리한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며, 대주주로서의 주주권 행사와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더블스타의 경영권 확보에 대해 답변했다.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에 반해 업계 일각에서는 더블스타가 중국공장만 성장시키고 강성 노조가 있는 국내 공장에는 추가 투자없이 구조조정만 벌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 칭다오(靑島)와 시안(西安)에 공장을 둔 더블스타는 중국 정부의 공장 건립 제한 정책에 막혀 신규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중국에서 난징(南京)·톈진(天津)·창춘(長春) 공장을 운영하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은 셈이다.
 
반면 광주·곡성·평택 공장은 설비 고도화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더블스타 입장에선 큰 효용가치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의견으로는 국내 공장 설비를 고도화 하는 대신, 설비에 대한 라이센스료를 추가로 가져갈 수도 있다고 보기도 한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노조의 투표결과에 대해 "무척이나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회사의 생존과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준 노조와 임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26일 산업은행 여의도본사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와 비공개로 면답하고 합의한 내용과 이후 경과들을 설명했다. 긴급기자회견에는 지상파 방송3사를 포함해 많은 매체들이 참석해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한 높은 관심를 나타냈다. (사진=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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