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빅데이터 기술 경쟁 본격화
금융지주 빅데이터 기술 경쟁 본격화
  • 이유담 기자
  • 승인 2018.04.1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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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들이 고객 로그인이나 검색정보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트랜드 파악과 마케팅 개발에 활용하는 이른바 '빅데이터 사업'을 미래 역량 키워드로 꼽았다. 
 
그간 고객들이 금융거래하며 쌓였던 데이터베이스에 로그인이나 검색정보 등의 비정형데이터를 혼합해 연령별, 직업별 등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직원들 간 빅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사마다 관련 업무를 체계화, 전문화하고 있는 추세다. 
 
은행권은 가장 많은 거래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금융권 빅데이터 사업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권의 빅데이터 열풍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비금융회사들의 시장 진입을 경계, 대비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금융 분야 데이터를 비식별화에 민간에 제공하기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빅데이터 테스트분야를 자처하고 나섰다. 신용정보원과 보험개발원 등 공공 성격의 금융정보기관의 데이터베이스를 금융사들이 공유‧거래할 수 있게 해 금융산업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게 큰 프레임이다. 
 
빅데이터 오픈 정책으로 핀테크업체들에 전통적인 금융사들만 해왔던 대출 판매 등의 길이 열리고 혁신적 서비스가 개발되는 날에 이른다면? 지주사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 금융지주들이 빅데이터 사업 추진에 주력한다. (사진=파이낸셜신문DB)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규제 때문에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의 알리바마, 텐센트 등 비금융회사들의 시장 공략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세계 금융시장 흐름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면서 "국내 은행이나 보험 등 금융회사들은 빅데이터 기술 개발 등 '자기혁신'을 통해 맞불작전을 펼쳐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 원장은 "송금서비스를 예로 들면 중국은 알리페이나 위쳇페이 등의 비금융회사 지불 솔루션의 시장 영향력이 막강한데, 우리나라 송금서비스는 얼마만큼 시장 파괴력을 지녔는지는 미지수"라며 "텐센트나 알리바마의 경우 어떤 고객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 트래킹해 고객 가치 파악과 서비스개발을 유용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은행들은 신용카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 고객 소비패턴을 잘 알수록 어떤 고객이 가치가 있는 고객인지 알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서비스 개발에 있어 수익낼 수 있는 폭이 넓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은행산업의 모양이 앞으로 20년 후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면, 빅데이터나 AI 기술 개발에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금융지주들은 내부적으로 빅데이터 활용 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있는 중이다. 
 
▲ 신한금융의 빅데이터센터 참고자료 캡처 (사진=신한은행 제공)
 
신한금융은 자동차대출, 환전이나 수신‧투자상품, 대출 및 신용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이동경로 분석 모델을 개선할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부터 빅데이터 활용 영역을 확대하면서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이 진행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KB금융은 최근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활용, 관리에 이르기까지 빅데이터 업무를 지주 총괄 임무로 재설정해 체계성을 더했다. 모든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있어서 빅데이터 분석 기반 의사결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 밖에 4차 산업혁명 대비 차원에서 추진한 카이스트와의 산하 공동 프로젝트를 연내 활성화하는 등 빅데이터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업의 신용평가 및 리스크관리가 가능한 기업진단시스템 '빅아이(BigEye)'를 지난달 최초 도입했다. '빅아이'는 빅데이터 인프라를 활용해 은행 대내외 정보를 분석하고 기업 관련 중요정보와 부실징후 정보를 파악하는 시스템으로 산업정보, 기업의 재무정보에 뉴스, 보고서 등의 정보, 국민연금 등 정부 데이터도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하나금융은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visualization) 구축을 통해 지주 직원들의 데이터 공유 및 의사결정을 최적화하기로 했다. 
 
배현기 하나금융연구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기존에 직원들이 데이터를 출력해 펼쳐놓고 분석하는 시스템 하에서는 자신의 데이터에만 관심이 많았는데,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을 통해 회사 내 고객 거래 정보 등 수많은 데이터들을 실시간으로 서로 공유하고 의논할 수 있게 되면 실시간 맞춤형 마케팅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산업 변화 붐 속에서 국내 금융지주들의 빅데이터 기술 경쟁은 앞으로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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