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주' 기대감 활활 …전문가 '속도조절' 필요
'남북경협주' 기대감 활활 …전문가 '속도조절' 필요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05.0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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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관련주 현대로템 33.8% 상승, 대아티아이 52주 신고가 경신...신중론과 함께 낙관적 전망도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다녀온 사람들이 고속열차가 좋았다"는 언급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철도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경강선 고속열차의 모습 (사진=현대로템)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진행된 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남북경협이 재개될 것에 대한 기대감이 뜨겁다.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KTX산천 등 고속열차와 지하철 열차를 제작하는 현대로템이나, 철로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대아티아이 등은 이틀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거나 상한가 근처를 오르내리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오전 10시 전일 장 대비 22.7%상승한 3만275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대아티아이는 27.8%상승한 6480원에서 매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철도인프라 관련종목들이 상승하는 이유는 남북경제협력의 시발점으로 철도 연결이 최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홍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의 핵심 철도 사업 개발비는 23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이 중 철도차량 발주액은 30%정도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로템은 연간 1조원 가까이 수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로템의 목표주가를 2만7000원으로 상향했다.
 
현대로템은 남북 철도 연결 기대감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주가가 33.8% 상승했다.
 
철도 신호기술 장비를 생산하는 대아티아이는 같은 기간 56.0%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철도 역무 자동화기기 업체 푸른기술도 56.1%나 올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중에 "평창동계올림픽에 다녀간 사람들이 평창고속열차가 좋다고 하더라"라는 이야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이 고속열차를 연결하면 모두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 지난달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서명한 뒤 맞잡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사진=연합)
 
또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선언으로 원전해체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에너지와 관련해서 가스와 전력 관련주들도 무더기로 급등했다.
 
도로건설 등 인프라 관련한 종목들이 주로 크게 상승했지만, 북한의 낙후된 농업기술과 관련해서도 관심이 급증하면서 종자와 비료 등 농업 관련주들도 요동쳤다.
 
바이오 제약주들이 상승세가 멈추고 소강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남북경협주들이 주도주 자리를 꿰차고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한 종목들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 해빙 무드로 인한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인 종목들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언제든지 차익 매물이 대거 출회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40여 개로 구성된 남북경협 관련주의 주가 흐름을 보면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이 100%포인트에 육박하는 등 주가가 유례없는 과속 상태에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은 일회성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비핵화 선언, 종전선언 등 역사적 후속조치와 대북 제재 완화, 북미 수교 등 이슈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은 이어질 것"이라고 남북경협과 관련해 낙관적 전망이 지속될 조건 등도 언급했다.
 
▲ 남북경혐 관련주들이 뜨거운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논란이 되면서 지지부진했던 제약 바이오 관련주들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거나 하락세로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통합사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증권가 일각의 신중론과는 달리 낙관적인 의견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인프라 관련주들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과 관련한 투자의 출발은 도로와 철도, 항만, 발전소 등 SOC"라면서 "북한의 주요 인프라 개발 소요 자금을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총 68조원에 육박하고 이 중 76%가 도로와 철도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북한 인프라 투자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철강 수요도 뒤따르게 될 것으로 보이고 러시아산 PNG(파이프라인 천연가스)와 관련해 가스 관련 인프라 투자도 촉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도 "남북 경협사업 기대가 한층 높아졌고 향후 추가 논의가 활기를 띨 것"이라며 "남북 경협사업이 활성화되면 관련 수주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건설 및 건자재업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판문점을 직접 거론한데 이어 수일 내로 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남북 경협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 철도 연결에 대한 논의와 함께 도로 연결을 통한 아시안 하이웨이(AH)가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아시안 하이웨이는 아시아 32개국 66개 노선 총 14만4630km의 도로망으로 구성되며 우리나라는 AH1 및 AH6 등 2개의 노선이 연결돼 있다. 사진은 경부고속도로에 설치된 아시안하이웨이 표지판 (사진=파이낸셜신문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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