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매너-27] 프랑스식당에서 주인장 매너로 테이블 꾸려나가기③
[비즈니스 매너-27] 프랑스식당에서 주인장 매너로 테이블 꾸려나가기③
  • 신선대 동문선 사장
  • 승인 2018.10.01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성대 동문선 사장]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사 전 과정을 주인격로서 이끌어 가는 것이다. 호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잘못 배운 하급 매너로 응대했다간 하인격으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 신성대 동문선 사장]
미세한 서비스라고 해서 귀찮다고 생략하거나 주저하면 안 된다. 비즈니스는 전쟁이다. 망설이면 죽는다. 무조건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주문 매너
 
주문은 서두르지 말고 기다려야 합니다. 웨이터를 입으로 부르지 말아야 합니다. 손가락질로 부르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욕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으니까요.
 
와서 물어볼 때까지 기다리되 급할 경우에만 손을 들고 ‘무쓔’하고 점잖게 부릅니다. 대개 웨이터 수가 많지 않습니다.
 
 
중급 이하 식당의 경우 식탁이 아주 작고 따라서 자기 공간도 작아 포크와 나이프는 대개 하나씩만 놓고 중간에 갈아주지 않습니다. 
 
아뻬리띠프를 우선 주문하여 이를 들면서 메뉴를 검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후식 주문까지 한꺼번에 하지 말고 그 때 가서야 주문해도 됩니다. 와인에 더하여 물까지 시키면 크게 환대하는 것이니 메뉴판에 적힌 물 이름을 확인하고 “에비앙을 드시는게 어떻겠습니까(How about Evian)?”하고 강권하기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공짜 맹물 즉, 수돗물 정수한 게 아니고, 작은 병에 든 판매용 생수를 말합니다.
 
전 세계 프랑스식당에서 웨이터에게 얘기할 때 인사말로는 “봉주!” “봉쑤아!”를, 주문과정의 처음 몇 마디, 요리 서브시의 고맙다는 “메르씨!”등 간단한 말은 가벼운 미소와 함께 반드시 불어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식사 시작  
 
식사행위가 시작됨과 동시에, 즉 첫 요리접시가 서빙 되어 냅킨을 무릎 위에 놓을 때, 또는 화이트와인잔을 들면서 호스트가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본아뻬띠(Bon appetit! 많이 드십시오!)”라고 하여 식사의 시작을 알립니다. 
 
잔이 두 개 놓이는데 큰 잔은 물잔, 작은 잔이 와인 잔입니다. 병으로 와인 주문 시 구떼(goûter, 와인 시음)를 권유받으면, 우선 눈으로 색깔 보고, 코로 냄새 맡고, 입안에서 씹어보고, 목젖 넘어간 후 여운 살핀 뒤 ‘좋다’는 의사표시를, 상한 듯싶으면 주저하지 말고 바꾸어 달라고 합니다. 
 
좋다고 말하면 (웨이터가 없으면 호스트가) 다른 사람들에게 차례대로 따른 뒤, 구떼한 사람에게는 마지막으로 따릅니다. 자기가 초대했을 때는 과하더라도 자기 책임 하에 주재하는 의미에서 대개 자신이 구떼합니다. 와인 잔 수위는 빠르게 낮을수록 분위기가 고조 격상됨을 의미하지요. 
 
이하 와인이나 물은 손님 것이 잔의 반 이하로 내려가면 계속 따라 부어줍니다. 자기 잔이 비면 남의 잔에 먼저 조금 부은 뒤 자기 잔을 채웁니다. 따를 때 와인이 병 입구에서 주르르 흐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와인이 다 따라지면 병은 살짝 돌리면서 들어 올립니다. 
 
보통 엉트레가 나오기 전에 미리 빵바구니를(그리고 간혹 버터, 잼을) 가져다 놓는데, 대개 빵접시가 따로 없으므로 빵바구니에서 빵을 꺼내 탁자위에 그냥 놓습니다. 
 
빵은 먹는다기보다는 행주로 사용합니다. 가령 접시가 달라져도 포크와 나이프를 바꿔주는 일이 대개 없으므로 자기 것을 그대로 사용해야 하는데 그것들이 지저분하면 이때 빵을 조금 뜯어 행주처럼 닦아낸 후 입 속에 넣어 삼킵니다. 
 
카페테리아 같이 겨자를 공동 사용하는 데서는 나이프로 겨자를 뜰 때 꼭 미리 빵조각으로 나이프로 닦아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접시에 남은 국물 즉 소스는 역시 빵으로 행주처럼 닦아낸 후 삼킵니다. 프랑스사람들은 접시에 남은 소스를 빵으로 청소하여 끝까지 먹어치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귀한 소스인 경우 맛있는 재료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접시바닥이 말갛게 되도록 또는 남은 다른 음식 국물까지 모조리 빵으로 발라먹으면 가난한 사람으로 취급을 받을 우려가 있으니 조심합니다. 
 
식사가 시작되면 계속 대화를 합니다. 말을 할 적엔 입속의 음식물을 다 삼킨 다음, 반드시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해야 합니다. 손은 언제나 두 손목을 가볍게 탁자 모서리에 얹어 놓습니다. 
 
음식물이 묻은 입술로 와인이나 물을 마시지 않습니다(냅킨을 적시적소에 두드리듯 사용). 큰 소리로 얘기하거나 웃음을 자주 터트리지 말고 가급적 항상 조용조용하게 얘기합니다. 
 
식사하며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여 접시에 입을 갖다 대는 정도는 그 사람의 상스러운 정도에 비례하니 절대 조심해야 합니다. 다른 점잖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에서 품격 낮은 사람과 식사를 같이 하는 것으로 오인받아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애트모스피어(atmosphere, 분위기)를 우아하게 격조 있게, 화기애애하게 끌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후식까지 식사를 마치면 냅킨은 자연스레 대충 네모 형태로 접은 다음 테이블에 올려놓습니다. 단, 손님의 경우 너무 반듯이 접으면 차후 재초대해 주십사 하는 강요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카페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냅킨을 사용치 않습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한국 레스토랑에서는 요리를 코스별로 주문하면 막무가내 밀어내기로 서빙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무례입니다. 
 
호스트가 특별한 사정상 그리 요청하지 않는 한, 한 요리가 끝나면 반드시 식기를 치운 후에 다음 새 요리가 나와야 합니다. 특히 디저트나 커피는 메인 요리 식기를 말끔히 치운 다음 내놓는 것이 정격입니다. 
 
다 먹은 식기를 너절하게 펼쳐놓은 상태에서 과일 쪽 접시나 커피를 내놓는 건 마무리를 망치는 저품격 어글리 매너입니다.
 
새 요리가 나올 때마다 연극의 한 막이 새로 시작되는 것이니 호스트는 그때마다 의식을 치르듯 마치 처음처럼 분위기를 즐겁게 환기시켜 활기찬 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