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5년만에 부활'…5대 시중은행 모두 지주 체제
우리금융지주, '5년만에 부활'…5대 시중은행 모두 지주 체제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8.11.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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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금융지주사 출범, 은행장 겸직 회장 새로 선출 가닥…현 손태승 은행장, 회장 후보로 유력
 
▲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지주회사로 2001년 설립됐다가 2014년에 해체된지 5년만에 우리금융지주가 내년 2월에 부활한다.
 
과거 우리금융지주는 정부의 공적자금 12조7000억원 회수와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 경남은행, 광주은행, 우리아비바생명 등 6개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2014년 11월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7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지주(가칭)의 설립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1월 주식의 포괄적 이전을 통해 출범할 예정이다.
 
기존 우리은행 주식은 모두 신설되는 금융지주사로 이전 또는 흡수되고, 기존 은행 주주들은 금융지주사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신설되는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등 6개 자회사와 우리카드 등 16개 손자 회사, 1개 증손회사(우리카드 해외 자회사)를 지배하게 된다.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문제는 신설 금융지주사가 결정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이사회에서 금융지주사 설립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고, 7월에는 금융당국에 금융지주사 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 우리은행 로고 (그림=우리은행)   
 
> 5대 시중은행 모두 금융지주사 체제…회장이 은행장 겸직 유력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지주로 전환되면, 국내 자산순위 5대 시중은행은 모두 금융지주사 체제로 바뀌는 셈이다.
 
금융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다. 우리은행은 8일 이사회 구성원 전원이 참석하는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주사 전환을 추인하고 지주사 지배구조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사회에는 금융장국의 지주사 지배구조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추천한 비상임 이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지주사 출범 1년간 겸직하고 이후 분리하는 방안이다.
 
당분간 겸직을 하더라도 현 은행장이 자동으로 지주사 회장을 겸임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장을 겸직하는 회장을 새로 선출하게 된다.
 
다만, 겸직 기간은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새 지주사 회장이 될 경우 정치권 눈치를 보게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우려하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회장 선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조직해야 하는 안건도 논의한다.
 
상법에서 우리은행 지주사와 같이 아직 설립되기 전인 경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결정해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사외이사들 사이에서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추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지주사 회장 후보는 현 손태승 은행장을 포함해 김희태 전 신용정보협회장,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 신상훈 우리은행 사외이사,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등 우리은행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회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회장-행장 겸직 자리에 손 행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뽑히면 손 행장이 사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태승 행장이 '현직 프리미엄' 덕분에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회장 후보를 이달 23일 임시 이사회 전까지 선출할 방침이다. 임시 이사회에서는 회장을 결정하고, 회장 이름이 기재된 주식이전계획서를 확정한다.
 
우리은행은 이달 15일 주주를 확정한 뒤 20일 주주명부를 폐쇄한다. 다음달 28일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며, 주총 의결을 바탕으로 내년 1월 지주사 법인을 설립하고 2월 상장을 추진한다.
 
주식시장에는 우리은행 간판이 내려가고 우리금융지주로 변경상장된다.
 
▲ 신설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할 증권사 후보로거론되고 있는 교보증권 (사진=교보증권) 
 
> 신설 우리금융지주는 M&A 사냥꾼…대형 M&A 1년간 제약
 
금융당국이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설립을 인가한 것은,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M&A(인수합병)해 몸집을 키우는 것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정부 지분 18.43% 매각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M&A를 통해 대형금융사로 전환하기 위해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는 것이지만, 신설되는 우리금융지주는 회계상 자본 부족으로 적어도 1년 정도는 1조원을 초과하는 대형 M&A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은행법에 따라 자기자본의 20%만 출자할 수 있는 우리은행과 달리 금융지주사는 지주회사법에 따라 130%까지 출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M&A에 쏠 수 있는 실탄 6조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지주사로 전환하면 우리은행에서 15.8%의 BIS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지게 될 수 있어서, 이를 확충하기 전까지 적어도 1년 정도는 대형 M&A에 나설 수 없게 된다.
 
현재 시장에는 여러 보험사와 증권사들이 M&A시장 매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보험사 중에서는 중국 안방보험이 해외 자산들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국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매각 후보로 유력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국내 1호 증권사 교보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도 M&A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외에도 유안타증권이나 삼성증권도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되더라도 향후 1년여간은 M&A에 바로 나설 수 없다는 점에서 M&A 시장은 당분간 '폭풍 속의 고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위는 이날 회의에서 키움증권과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우리금융지주의 주식을 4% 초과해 보유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2016년 우리은행이 민영화되는 과정에서 키움증권과 IMM PE는 우리은행 지분을 각각 4%, 6% 매입했다.
 
금융위는 당시에도 비금융 주력회사인 두 회사가 우리은행 주식을 4% 초과해 보유할 수 있도록 승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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