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미뤄두면 깎일라~"…은행권 희망퇴직 바람부나
"퇴직금 미뤄두면 깎일라~"…은행권 희망퇴직 바람부나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01.15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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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우리, 신한, 하나, NH 등 희망퇴직 신청자 수백명 달해…임금피크제, 디지털금융 등 영향
 
▲ 지난해 말부터 디지털금융을 선언한 시중은행들에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다. (사진=황병우 기자) 
 
지난해 말 부터 은행권에는 디지털로의 변신만큼이나 인력 감축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의 1차 총파업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금융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면서 급속도로 빨라진 모바일뱅킹 처럼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주요 시중은행들이 희망퇴직을 추진하며 최대 36개월의 임금에 각종 학자금과 지원금 등 과거보다 더 넉넉한 조건에 대상자들이 앞다퉈 신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은행이 임금피크 대상자에게 지난 11~14일에 실시한 희망퇴직 신청에 6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자 407명과 비교해 1.5배 수준으로 이번 국민은행 희망퇴직은 대상과 특별퇴직금 규모가 늘면서 신청자 급증이 예상됐다
 
국민은행 노사 합의로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이 새로 포함되면서 대상자가 기존 1800여명에서 2100여명으로 증가했다.
 
특별퇴직금은 임금의 21∼39개월치며, 자녀 학자금과 재취업 지원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퇴직금은 지난해 최대 36개월치보다 3개월분 많아졌다.
 
▲ 우리은행이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전체 대상자 중 80%가 신청했다. (사진=황병우 기자) 
 
NH농협은행은 올해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1962년생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번 희망퇴직에 총 610명이 신청했으며, 이중 597명이 퇴직대상자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희망퇴직에 선정된 500명 중 400명이 신청했다. 
 
우리은행은 과거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인해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서 특별퇴직금이 상대적으로 적었었는데, 민영화 이후 다른 은행과 비슷한 수준이 되면서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
 
우리은행은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월평균 임금 36개월치를 준다. 여기에 중학생 이상 자녀 1인당 학자금 2800만원과 재취업 지원금 명목 2000만원 등을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올해 희망퇴직에 23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난해 700여명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희망퇴직은 임원 자녀 채용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 희망퇴직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당시 금융권의 한 인사는 "신한은행이 희망퇴직을 통해 '채용비리' 의혹을 일정 수준 덮거나 거르려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직급 제한을 두지 않고 근속연수 15년 이상, 1978년생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게 했다. 신한은행은 금융권 내에서도 친인척 직원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신한은행은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월평균 임금의 36개월치를 준다. 여기에 자녀 대학 학자금 최대 2800만원, 전직·창업 지원금 1000만원 등을 추가로 지원한다.
 
▲ KEB하나은행도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하나은행은 올해 만 55세가 되는 1964년생 직원 330여명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36개월치 임금과 자녀 학자금으로 최대 2000만원, 재취업·전직 지원금으로 2000만원 등을 추가로 지급한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은행권의 희망퇴직 바람에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영향이 있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희망퇴직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것.
 
'아랫돌 빼서 윗돌 올리기' 라는 비판에도 은행권의 희망퇴직 바람은 당분간 거셀 수 밖에 없어 보인다는 것이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이전에 비대면과 디지털로 변화하는 영업환경이 더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희망퇴직 외에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조건이 과거보다 나쁘지 않아 예전과 달리 등 떠밀려 나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희망퇴직을 이용해 새 삶을 찾으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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