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풀어야 나라가 산다⑮
'돈맥경화' 풀어야 나라가 산다⑮
  • 황병우 기자
  • 승인 2019.01.17 0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부작용 거울삼아 소득주도성장 정책 정교하게 다듬어야…김진표 의원 "실제 성과 2~3년 걸려"
 
▲ 최근 우리 경제에서 문제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돈맥경화'라고 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우리 경제를 살펴보면, 돈이 흐른다고 느끼기 어려운 지경이다. 
 
지난 해 초에 비해서 주식시장이 좋아 보이지 않고, 부동산에 투자하기에는 벽이 너무 높아지면서, 은행에 돈이 더욱 많이 쌓이고 있지만, 기업들도 어지간해서는 대출을 이용하지 않는다. 
 
은행 스스로도 괜찮은 스타트업을 직접 물색해 투자에 나서는 모습을 찾기도 어렵다. 광고에서는 대단한 도움을 줄 것 처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디지털금융이라는 명목으로 몸집 줄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사람의 혈액이 흐르지 못하고 혈관이 막히면, 사람은 점차적으로 병들어 간다. 경제도 이와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돈이 돌지 못하면 점차 하락해 가다가 불황에 빠지고 만다.
 
최근 우리 경제는 돈이 흐르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 보이고 있다. 우선 소비자가 돈을 쓰지 않는다. 돈을 쓰더라도 큰 액수의 지출이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8년 상반기중 지급결제동향'을 살펴보면, 결제건수는 증가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지만, 건당 결제금액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소액지출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지난해 소비 트랜드로 자리잡은 '소확행', '가심비', '탕진잼' 등 작은 지출로 소소한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 확산 때문으로 보기도 한다.
 
▲ 인구변화를 고려한 고용률 추이 (그림=홍영표 원내대표실)  
 
최저임금 상승에도 소비가 눈에 띄게 늘지 못하는 이유로, 실질적인 소득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세금이나 은행이자와 같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소비지출이 크게 증가한 것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비소비지출은 106만5000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 86만4000원보다 20만1000원(23.3%) 늘었다. 특히 항목별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는 은행 대출 이자비용이 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저금리와 함께 주택구입을 장려하기 위해 부동산 관련 규제를 일부 완화했고, 갭투자 등 부동산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에 따라 늘어난 주택관련 대출이 비소비지출 증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비소비지출 증가가 최저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처분소득을 크게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여기에, 금융기관에 모여있는 돈들이 기업의 투자자금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 것도 돈맥경화의 요인이다. 지난해 상반기 까지 요구불예금 예금회전율은 5분기째 20 이하에 머무를 뿐 늘어날 줄 모르고 있다. 
 
금리인상 가능성을 계속해서 보여왔지만, 2% 미만의 저금리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지난해 통화유통속도는 0.7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통화유통속도가 1을 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 활력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 음식점업 신규 개업 대비 폐업률 추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90% 내외였다. (그림=홍영표 원내대표실) 
 
체감적으로는 부정적인 것만 가득한 것 같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고용쇼크와는 달리 인구변화를 고려한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67.0%를 기록했다. 지난 정부에서 1% 가까이 개선된 수치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창업하는 음식점업 신규 개업 대비 폐업률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90% 내외였다.
 
최근에는 망해간다고 아우성치던 조선업계에 해외에서 발주하는 선박 수주가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5개월 동안 전세계에서 수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발주된 선박 23대 중 10대를 우리나라가 수주했다.
 
더불어민주당 국가정책자문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김진표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문파 라이브에이드'에서 "문재인정부의 철학을 담은 예산은 사실 올해부터 시작"이라며 "이제는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보완했으니 성과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의 성과가 나오려면 최소 2~3년은 소요되며. 높아진 임금이 소비증가로 나타나고 또 학습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지난 5일 문파 라이브에이드'에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병우 기자)  
 
우리와 경우는 다르지만, 중국은 글로벌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부양책 중 하나로 '이구환신' 정책을 실시했다. 소비자가 새로운 전자제품을 구입하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당시 중국내 가전 판매액이 2010년 대비 2011년에 20%이상 증가했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돈맥경화를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적으로 부동산에 매몰된 자금들을 끄집어내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다만, 급하게 할 수록 상당한 역효과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겠다.
 
또한,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위험요인인 임대료 문제도 현실화활 필요가 있디. 얼마전 강남구 한 족발집 사장이 망치를 휘두른 사건도 임대료 폭등에 의한 임대차 분쟁이 주된 원인이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도 좀 더 정교하게 다듬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지난해 부작용을 거울삼아 다듬을 것은 다듬어서 꾸준히 추진해야 하겠다. 첫 술에 배부를리 없고, 쌀도 솥에서 뜸을 충분히 들어야 밥이 되는 것이다.
 
과거에 4대강 사업과 자원외교에 무려 57조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을 낭비했다고 알려졌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쓰러지지 않았다.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다시 믿어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 · 발행일 : 2009-03-25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