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120년] 우리나라 최초 중앙은행 舊 한국은행 설립②
[한국금융120년] 우리나라 최초 중앙은행 舊 한국은행 설립②
  • 임권택 기자
  • 승인 2019.02.18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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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석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중앙은행의 기능을 수행한 것은 일본 제일은행이었다. 일본 제일은행은 1904년 구 한국정부와 국고금취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국고금취급사무를 전담하게 되었다.

이어 1905년에는 화폐정리에 관한 사무를 위임받아 우리나라의 유일한 발권은행으로서의 기능까지 담당하게 됐다.

그러나 국가의 권리에 속하는 은행권발행특권을 외국의 1개 사립은행에 맡길 수 없었으므로 한국정부는 일본 총독부와 협의하여 1909년 7월 ‘한국은행조례’를 공포하고 중앙은행 설립을 추진하게 된다.

마침내 1909년 10월 우리나라 최초의 중앙은행인 지금의 한국은행이 아닌 구한국은행이 공칭자본금 1천만원(一千萬圓)으로 업무를 개시한다.

일본 제일은행은 그때까지의 화폐발행액과 경성 및 부산의 두 개 지점을 제외한 모든 지점 및 출장소를 구한국은행에 이양하고 일반은행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후 1910년 8월 한일합병이 이루어지면서 일본은 노골적으로 경제적으로 침탈하기위해 금융제도 개편에 나선다.

그 첫 단계로 1911년 2월 ‘조선은행법’을 공포하고 그해 8월1일 구한국은행을 조선은행으로 이름을 바꾼다.

조선은행은 구한국은행의 모든 업무를 승계하고 구한국은행의 과제이던 엽전(葉錢)과 제일은행권의 회수에 힘쓰게 된다.

한편, 구한국은행은 각 지방 농공은행과 금융조합을 보조금융기관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조선은행권의 유통을 촉진시켰다.

당시 조선은행의 업무내용을 보면, 은행권 발행, 국고사무취급, 지금은(地金銀)의 매매 대정부대출, 공채(公債)의 응모 및 매입, 지방공공단체에 대한 대출업무 등 중앙은행 업무뿐만아니라 예금, 대출, 환(換)어음의 할인 등 일반은행 업무까지 담당했다.

그후 조선은행은 일본의 식민지무역정책에 알맞도록 국내의 점포망을 정비 확장하고 일본의 주요도시는 물론 만주와 몽골 그리고 구미지역까지 진출하여 일본침략정책의 전초적 기관으로서 역할을 한다.

조선은행은 업무가 확대됨에 따라 1920년 자본금이 8천만원(8千萬圓)으로 확대되었으나 1차 세계대전 직후인 1920년부터 세계적인 경제불황으로 타격을 받아 1925년 자본금이 4천만원으로 삭감됐다.

이와함께 일본은행과 일본 대장성으로부터 특별정리기금을 차입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조선은행의 실질적인 관리기관이 조선총독부로부터 일본 대장대신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이미 1918년에 설립된 조선식산은행 중심의 특수은행과 일반은행은행의 조직기반이 상당히 굳어진 뒤였기 때문에 중앙은행으로서 조선은행의 통제력도 미약한 상태이다.

그 결과 조선은행의 성격도 크게 변하여 일본 산업금융정책의 추진을 위한 현지 대행기관으로서의 자금지원업무만 전념하게 된다.[파이낸셜신문=임권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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