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5G를 통한 ‘초(超)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박정호 사장은 25일부터 열리고 있는 ‘MWC2019’ 현지 간담회에서 ‘초(超)시대’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시했다. 여기에는 SK텔레콤이 모바일을 초월하는 ICT 복합 기업이자 서비스 혁신 기업이 되겠다는 지향점을 담았다.

박정호 사장은 “5G 시대에는 AR 글래스가 스마트폰, 노트북을 융합하고 대체할 것이다. AR 글래스를 쓰고 다양한 크기의 TV를 시청하거나 스포츠 경기장에서 경기와 전문 해설 및 실시간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가 향후 1~2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매직리프(Magic Leap)’, ‘나이언틱(Niantic)’ 등 다양한 글로벌 유수 사업자와 독점 제휴를 맺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AR 글래스 기업인 ‘매직리프’의 AR 글래스를 독점 도입해 서비스를 선도하고 유관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5G 칩을 탑재한 AR 글래스도 개발·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집에서 AR 화면으로 TV 시청, 각종 예약, 쇼핑을 하거나 물리적 공간을 가상현실로 복제해 해외 박물관, 유명 쇼핑몰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실제처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박 사장은 밝혔다.

SK텔레콤은 또 AR 게임으로 유명한 ‘나이언틱’과 특별한 AR 게임 환경 제공 및 기술 플랫폼 협력을 추진중이라며 T1 게임 역시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AR/VR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사장은 “앞으로 원격 진료, 국방, 공정 관리, 교육 등 산업 전반으로 AR이 확산돼 산업 변화를 이끌 것이고 이런 시대가 향후 5~10년 안에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옥수수와 푹을 통합했으며 최근 티브로드와의 합병 발표를 통해 모바일 1960만, 유료방송 760만으로 총 2700만 가입자 기반을 확보했다. 향후 지상파와 독점상품을 준비해 전국민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박 사장은 “새로운 옥수수를 통해 국내외 투자를 유치, 국내 2700만 가입자를 비롯해 글로벌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국내 제작사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5G 기술 기반 미디어 서비스도 한 단계 진화할 것”이라며 “옥수수 내 5G 전용관을 신설해 넓은 시야각의 고품질 영상, 소셜 VR 등을 제공할 것이고 VR 포함 다양한 단말기도 준비 중이며 관련 콘텐츠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가 진화하면 더 넓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Comm. 서비스도 진화할 수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자사의 대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T 전화’를 중심으로 음성·영상 통화를 진화·발전시킬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음성통화는 48kHz 대역, 저지연 지원 코덱을 적용해 실제 원음과 거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음질이 향상되고 영상통화는 SD급의 4배 수준인 QHD 화질로 업그레이드돼 잔상 없이 미세한 표정 변화도 알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영상통화를 하며 고화질 영상을 함께 시청하거나 수십 명이 동시에 영상통화를 하는 기능도 구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바로 로밍도 5G를 통해 음성뿐 아니라 영상도 가능해진다”며 “음성 로밍 품질 혁신을 위해 음성 바로 로밍을 만든 것이고 이제 패킷 기반 로밍 영상통화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향후 전화에 AI가 결합되면 실시간 번역, 전화 비서 기능도 가능할 것”이리며 “각종 SNS 등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에 밀려 열위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통화가 다시 새로운 가치를 가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재발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현재 SK하이닉스에 슈퍼노바 솔루션을 적용해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향후 5G 전용망도 구축해 축구장 3개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이를 통해 공장의 다양한 통신망을 통합하고 머신비전·클라우드 등을 결합해 실시간으로 설비 오류를 점검하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공장부지에 5G를 도입해 스마트팩토리뿐 아니라 연구실, 기숙사 등도 스마트 오피스·하우스로 만들어 ‘스마트 콤플렉스’를 구축할 수 있고 여기에 자율주행, 융합보안, 관제 등을 적용하면 5G기반의 작은 ‘스마트시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5G는 공장뿐 아니라 유통, 금융 등 산업 전 영역으로 확산중이며 이에 산업별 대표 기업들과 긴밀히 협의중”이라며 “5G를 통해 대한민국 산업을 ‘스마트 인더스트리’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종로에 모바일 VDI, 얼굴 인식 기반 출입, IoT 센서 기반 데이터 수집 등을 적용한 ‘5G 스마트오피스’를 선보인 바 있다. 향후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기존과 차별화된 공유 오피스 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ADT캡스도 5G와 결합해 새롭게 진화시킬 방침이다. ADT캡스와 SK인포섹의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융합보안 시장을 창출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예를 들어 ‘5GX 자율 보안 드론’을 활용, 발전소, 항만 등 상시 점검이 필요한 사업 시설에 대한 침입·화재·균열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거나 ‘지능형 영상 보안 솔루션’을 활용, 사람과 사물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이상 징후를 예측해 범죄 및 사고를 예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양자암호 기업인 ‘IDQ’를 인수해 5G의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뉴욕 금융망 대상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하고 유럽의회로부터 QKD 사업 승인을 획득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MWC에서 자율주행차의 해킹을 방지하는 ‘양자보안 V2X 게이트웨이’를 공개했다. 또 양자암호 기술을 휴대폰에 적용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하고 글로벌 양자암호 표준을 주도하는 등의 양자암호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SK텔레콤은 최근 1억명이 넘는 동남아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3위 차량 공유 업체 ‘그랩(Grab)’과 JV를 설립했다. 또 운전자 내비게이션 기반인 ‘T맵’을 지도 기반의 포털 서비스로 전환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박 사장은 “T맵 택시의 경우 기존 택시 산업에 기술을 접목해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구(NUGU)를 통한 AI 연동 서비스가 지속 확대되고 있고 서비스 이용량도 계속 늘고 있다”며 “특히 집 à 차 à 미디어로 영역을 확대하며 생활 전반으로의 확장을 진행중이고 향후 ‘누구’를 칩(Chip)으로 만들어 외부 하드웨어에도 손쉽게 AI를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5G 및 기존 ICT 자산과 역량에 대해 외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예를 들어 T1도 단순히 게임단을 넘어 5G 시대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고 새로운 옥수수도 OTT 플랫폼이자 콘텐츠 회사로서 5G 시대에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박 사장은 “5G 시대는 SK텔레콤이 전방위 글로벌 협력을 통해 ICT 생태계의 주역으로 거듭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기존의 자산과 경쟁력을 재평가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MNO 외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New ICT 사업을 확장해왔으며 미래 성장을 대비한 기초 체력을 갖추기 위해 데이터 및 AI 역량을 강화해왔다. 5G 시대에는 이 사업 포트폴리오와 역량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이제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사로 불리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될 것이며 ‘초(超) ICT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할 것”이라며 “과거의 산정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OTT가 플랫폼의 미래 가치에 대한 멀티플을 인정받듯이 5G 시대에는 MNO를 포함한 New ICT 사업의 성장 잠재력의 멀티플을 제대로 인정받아 5년 내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업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신문=이광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