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⑥] 증권사 디지털 역량은 기업의 가치이자 생존의 기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⑥] 증권사 디지털 역량은 기업의 가치이자 생존의 기반
  • 김연실 기자
  • 승인 2019.03.15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등이 증권산업 혁신을 주도
골드만 삭스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 "골드만 삭스는 IT 회사" 선언

최근 수년간 급격한 가격변동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분석가들은 알고리즘 매매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2월22일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알고리즘 매매 현황 및 평가’에 따르면, 미국 내 주식거래 중 알고리즘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60~80%로 추산했다.

알고리즘 매매란 매매 결정에서 호가 생성 및 제출까지 컴퓨터가 수행하는 거래이다. 알고리즘 매매는 외환 및 채권시장의 경우 장외거래(OTC) 비중이 높아 주식시장 만큼 활발히 사용되지는 않고 있으나 거래소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전자거래네트워크(ECN) 도입이 늘어나면서 알고리즘 매매가 확산되는 추세이다.

보고서에서 알고리즘 매매의 양적 확대와 함께 AI와 접목하여 알고리즘의 非직관성 (blackbox-ness)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BIS에 따르면, 전체 주식거래중 80%, 외환거래의 70%가 전자로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증권사에서 디지털 전환은 다른 업종에 비해서 빠르다.

핀테크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이를 기반한 신사업모델 등장으로 증권산업이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어 디지털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사진=황병우 기자)
핀테크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이를 기반한 신사업모델 등장으로 증권산업이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어 디지털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사진=황병우 기자)

증권사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게 상담으로 대표된 챗봇과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이다.

챗봇은 투자자인 고객의 질문을 답하는 일종의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시스템으로 증권사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 우기도 한다.

KB증권의 챗봇은 ‘리봇’으로 불리우며, 증권가의 챗봇서비스의 원조는 대신증권으로 지난해초 음성인식 'AI(인공지능)비서 벤저민' 서비스를 선보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의 성향을 분석하고 투자목적과 기간 등 포트폴리오를 선택하면 자동화된 알고리즘에 의해 실행한다.

로보어드바이저시장에서 미국이 약57%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운용자산은 2017년 5천억달러에서 2020년 2.2조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5년 뱅가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했으며, 온라인 전문 특화증권사인 찰스스왑(Charles Schwab)은 그해 3월 순수알고리즘 로보어드바이저를 출시하고 지속적으로 성능을 업데이트화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 Sachs)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UBS America와 웰스파고(Wells Fargo), 이트레이드(E-Trade)는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증권사 뿐만 아니라 이미 선진국 투자은행이나 자산관리 회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의 디지털 역량은 바로 기업의 가치이자 생존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투자협회의 ‘글로벌 금융투자산업의 Digitalization 동향 및 사례조사’에서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이 기업가치 10억달러에 도달하는데 평균 20년이 소요되는데 반해, 혁신기술에 기반하여 성장한 유니콘기업의 평균 소요기간은 4.4년에 불과하며 점차 단축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1958년 평균 61년이던 기업수명(S&P500기업)은 1980년 25년, 지금은 18년으로 단축되었으며, 2027년에는 S&P500기업의 75%가 사라질 것이라 전망했다.

디지털 변화의 핵심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분석(Data &Analytics, D&A)이 증권산업 등 금융업의 변화를 주도하면서 융합과 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영국 오크노스은행(Oaknorth Bank)은 전체 시스템을 아마존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는 IT인프라의 약 17%를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우리나라도 2016년 10월 클라우드를 도입하여 이용중이나 아직은 비중이 적다. 올 1월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되어 클라우드 부문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는 프론트오피스, 미들 오피스, 백 오피스 등 전 부문에서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프론트 오피스의 주식과 채권에서 새로운 전자플랫폼이 증가하고 있으며, 로보어드바이저가 새로운 핵심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미들 오피스에서는 리서치 역량 강화 등 운영지원 업무에 디지털 역량이 가세됐다.

백 오피스에서는 레그테크 등 컴플라이언스 부문의 효율적인 내부 통제를 비롯, 자금세탁, 고객확인 업무 등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여나가도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의 디지털 혁신 전략은 대담하고 광범위하다. 또한 핀테크 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심지어 골드만삭스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Blankfein) 회장은 “골드만삭스는 기술회사이고 우리는 플랫폼”이라고 선언할 정도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했다.

2017년 3만3천명의 직원중 IT직원이 9천명에 달할 정도로 핀테크나 빅테크 업체와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게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2월 삼정KPMG 경제연구원의 ‘글로벌 증권산업의 디지털 혁신동향과 국내 시사점’에 따르면, 기존 금융기관이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하게 되고, 혁신기업은 기술력 제고, 자본유치 등을 협업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 보고서는 핀테크 기업인수 및 투자에서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골드만삭스와 소매금융산업과의 시너지 창출 가능영역에 국한되어 선택적 전략에 중점을 두는 모건스탠리의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사적 차원에서 프론트. 미들-백오피시 연계를 통해 전사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디지털 시대에 IT인력은 핵심"이라며, "미국은 IT인재를 은행에 채용하여 지원하는 것은 물론 훈련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런 변황에 따라 삼정KPMG는 국내 증권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 “ICT 등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이 출현하고 선순환 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증권업계가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증권사의 역량을 고려하여 디지털 혁신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고 전사적으로 합의한 통합적 가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증권사는 수익구조의 다변화를 모색하는 한편,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6사 증권사 2018년 수수료수익 중 IB부문은 27.4%, 자산관리부문은 10.4%를 차지하며,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6.7%로 과거에 비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어 보고서는 고객의 접점에 있는 대면 및 비대면 채널을 효과적으로 구축·활용하는 전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 했다.

금융투자협회도 작년 1월에 ‘글로벌금융투자산업의동향 및 사례조사’의 보고서를 통해 “금융투자업권내 Digitalization은 사업전반의 영역에서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혁신적인 사업모델들이 등장하며 산업전반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기존 플레이어들과 핀테크 스타트업간 관계가 초기의 ‘경쟁(competition)’관계에서 ‘협력(collaboration)’관계로 진화하며 상호 win-win 할 수 있는 구조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는 “국내의 경우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아직 핀테크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는 협업 기반의 핀테크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기존 플레이어들도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모델을 공동발굴 하는 등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파이낸셜신문=김연실 기자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386-12 금성빌딩 2층
  • 대표전화 : 02-333-0807
  • 팩스 : 02-333-0817
  • 법인명 : (주)파이낸셜신문
  • 제호 : 파이낸셜신문
  • 주간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8228
  • 등록일자 : 2009-4-10
  • 발행일자 : 2009-4-10
  • 간별 : 주간  
  • /  인터넷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825
  • 등록일자 : 2009-03-25
  • 발행일자 : 2009-03-25
  • 간별 : 인터넷신문
  • 발행 · 편집인 : 박광원
  • 편집국장 : 임권택
  • 전략기획마케팅 국장 : 심용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권택
  • Email : news@efnews.co.kr
  • 편집위원 : 신성대
  • 파이낸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신문. All rights reserved.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