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매너-39] 와인, 어떻게 즐길 것인가?③
[비즈니스 매너-39] 와인, 어떻게 즐길 것인가?③
  • 신성대 동문선 사장
  • 승인 2019.04.11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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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와인을 두고 대화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와인 자체, 즉 마시고 취하는 게 목적이다. 무엇보다 성질 급한 한국인들은 대부분 몸에 좋다며 처음부터 레드와인으로 시작하기 일쑤다. 와인을 술로만 여기는 술꾼 기질 때문에 까짓 단돈 만 원짜리 샴페인은 거추장스런 상표딱지 쯤으로 여겨 생략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매너의 시각에서 보면 한국은 아직도 술주정뱅이의 나라라 할 수 있다.<편집자주>

와인은 대화촉진제

오찬이나 디너에서의 와인은 소화제이자 대화 촉진제입니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흥분과 절제를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겁니다.

신성대 동문선 사장
신성대 동문선 사장

한국인들처럼 ‘원샷!’으로 마시면 조루증 혹은 발기불능 환자로 봅니다. “언제 술 한 잔 하자!”가 인사말이고 “소주 몇 병 깠다!”가 자랑인 국민. 그것도 모자라 폭탄주까지! 숙취해소제까지 만들어 마시는 어이없는 나라.

내가 이만큼 마시고 망가졌으니 너도 그만큼 먹고 망가져야한다는 듯 억지로 술을 권하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술 세다는 것이 곧 정력 세다는 말로 받아들여지고 두주불사가 마치 남성적 리더십의 과시인양 하던 노가다 마초시대는 진즉에 끝났습니다.

화끈하게 술 잘 마신다고 비즈니스도 화끈하게 잘 할 것이라고 믿는 글로벌 바보는 없습니다. 고작 술에 망가질 정도로 절제력이 없는 사람이라면 술, 섹스, 돈, 권력, 뇌물, 청탁에 쉬이 무너질 것은 불문가지. 그저 상대의 약점으로 알고 철저히 이용할 뿐입니다.

간혹 한국에 온 비즈니스 파트너를 룸살롱에 데려가 막 퍼 먹이며 한국식 어글리 매너를 가르쳐 오염시키는 경우를 봅니다. 그들이 이색 경험을 재미있어 한다고 해서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그런 몰지각한 짓으로 형성된 관계는 절대 오래가지 못합니다. 진정한 호스피탈리티가 못 됩니다. 글로벌 매너를 모른다면 차라리 우리의 전통적인 매너로 상대를 존중하려고 노력하면 상대도 진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인간 존엄성 코드로 정성을 다하면 반드시 성공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는 밖에 나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잔이 적당한가?

영국인들은 저녁을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려는 경향이 강해 비즈니스 대화도 디너보단 오찬에 집중합니다. 해서 오찬 중에 와인을 좀 더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지요. 상대적으로 프랑스는 디너를 밖에서 많이 하기 때문에 오찬 술은 비교적 간단하게 마십니다.

그럼 3-4시간의 디너에선 와인을 어느 정도 마시면 적당할까요? 샴페인 첫잔에다 화이트 와인 한 잔, 레드 와인 두 잔이 적당합니다. 합치면 대략 한 병 분량 얼추 됩니다.

그리고 끝으로 집으로 돌아갈 때 디제스티프로 브랜디(40%)를 조금 마십니다. 손바닥 온기로 충분히 덥혀 코로는 진한 브랜디 향기를 즐기면서 혀로 조금씩 찍어 입안 전체를 바르듯 맛보며 마십니다.

침샘을 자극해서 소화제 겸 각성제로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입니다. 그렇게 해서 집에까지 무사히 운전하고 가는 겁니다.

파리에서는 한국처럼 음주운전 일제단속 같은 건 없습니다. 음주운전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니까요. 그럼에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나지 않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방종을 혼동하는 일이 없고 시민으로서의 책무를 잊지 않아 스스로 통제 가능한 때문입니다. 그러지 못하면 중상류층 진입이 아예 불가능합니다. 파리에선 가난한 사람만 술 취해 지하철을 타고 갑니다.

고작 3분 대화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는 한국인들은 술에 빨리 취하고 늦게까지 깨지 않습니다. 대화에 끼지 못하니 술만 자꾸 들이키게 되지요. 하지만 그들은 3-5시간 내내 쉬지 않고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운동량이 엄청 많아 그동안 술이 다 깨어버립니다.[파이낸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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